구 하녀와 신 하녀 비교 - 갑과 을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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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하녀와 신 하녀 비교: 갑과 을에 대하여
요즘 따라 ‘갑과 을’이라는 단어가 자주 보인다. 작게는 최근 종영한 ‘직장의 신‘이라는 드라마가 직장 내 갑을관계에 대해 논한 작품이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실 갑과 을이라는 단어를 사람들이 하나 둘 꺼내며 유행하기 시작한 것은 2년쯤 전으로 더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바로 ’아내의 자격‘이라는 드라마. 대치동의 사교육 열풍을 비꼬면서, 자식 교육을 통해 자신의 위치를 더 공고히 하고, 이를 자식들에게 대물려 주려는 ’갑‘들과, 공부밖에 할 수 없고 공부라도 해야 갑 근처 어딘가에라도 도달할 수 있는 을에 대한 이야기를 한 작품이다. 무엇보다도 이 드라마에서 기억이 남는 명대사는 이것이다. 마지막 회, 자신과 아내가 이혼하고 사내 성추행 혐의로 수세에 몰린 한상진(보도국 중견기자)은 좋은 집안에서 자라 엘리트로 자라온 변호사 처남 조현태에게 도와달라고 말한다. 그러자 조현태는 이렇게 말한다. “조현태의 처남으로 남고 싶으면 가만히 계시죠. 저랑 형님은 다르잖아요.” 그러자 한상진은 이렇게 말한다. “그래, 다르지...자네는 못할 짓이 없지. 갑중의 갑, 슈퍼 갑이니까...”
내가 페이지의 반장 정도까지 할애하면서 ‘아내의 자격’에 대해 말한 까닭은, 신 하녀를 보면서 느꼈던 감정이 아내의 자격을 보면서 다시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나는 신 하녀는 아무도 이길 수 없는 갑중의 갑 슈퍼갑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신 하녀는 구 하녀와 전혀 다른 지점에 서 있게 된다. 시대상의 변화를 반영한 결과인지는 몰라도 두 개의 하녀는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같은 듯 다르다. 계급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건 구 하녀와 신 하녀 모두에게 해당되는 사항이다. 그러나 두 개의 작품은 계급에 대한 시선이 다르다.
구 하녀에서 주인인 그(김진규)는 중산층이지만 최상류층은 아니다. 그가 방직공장에서 음악을 가르치기는 하지만, 아내가 끊임없이 미싱을 돌리며 소일거리를 해 먹고 산다. 그런 집에 하녀(이은심)가 들어온다. 그녀는 첫 등장부터 강렬하다. 그 시대의 이상적인 여성상과는 다르게 정숙해 보이지도 않으며 담배를 피워대고, 정신 이상이라고 보일 정도로 불안정하고 쥐를 맨손으로 잡는 등 이상한 행동을 한다. 몇 번이고 거부하는 주인을 끈질기게 유혹해서 관계를 갖고, 아이가 생긴 것을 빌미로 주인집의 ‘갑’이 되고자 한다. 결국 그 시도는 그녀와 주인의 동반 독약 자살로 끝나며 실패한다.
그러나 그 시도가 실패했다고 해서 그 의미까지 부질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비록 잠깐이었긴 했지만 그녀는 자신보다 높은 계급(계단으로 상징되는 것 같다)의 주인집 2층을 점령했으며 그 집의 계급구조의 가장 위에 있는 주인과 부인마저 자기 뜻대로 움직이게 했다. 또한 자살을 할 때도 결국은 자신의 의지대로 주인에게도 독약을 마시게 한다. 비록 그녀의 시도는 실패했지만, 그녀가 주체적으로 움직이며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게 된다. 하녀(이은심)은 아마 시골에서 상경한, 일거리가 없어 다른 집안의 하녀로 들어가게 된, 당시 시대상을 반영한 여자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녀가 꿈꿀 수 있는 가장 높은 자리는 중산층 가정의 안주인이 되는 거였다. 개천에서 난 용을 꿈꾸며 일종의 계급적 쿠데타를 일으킨 그녀, 하층 계급의 반란에 대한 감독의 긍정적인 시선이 들어간 부분이 아니었을까?
그러나 신 하녀에서는 한줄기 조그만 희망 따위조차 아예 찾아볼 수 없다. 신 하녀 속 하녀인 은이(전도연)은 자기가 주체적으로 벌이는 일이라고는 마지막에 분신자살하는 일 밖에는 없다. 그녀는 착하고 어딘가 맹한, 순진한 소시민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다. 대 저택에서 그녀를 유혹하는 건 저택의 주인 훈(이정재)이고, 그녀는 그가 오기를 ‘기다리며’ 그녀의 방에 얌전히 있을 뿐이다. 또한 은이는 돈에 많은 관심이 있어보이지 않고, 주체적으로 무엇인가를 할 생각은 없고 그저 좋아하는 건 아이들을 돌보는 것 정도이다. 이런 그녀가 유일하게 강력히 원한 바는 자기 뱃속에 있는 훈의 아이를 낳는 거였는데, 이것 또한 이 아이를 낳음으로써 상류층에 입성하고 싶다는 마음보다는 내 아이를 낳고 싶은 모성이 훨씬 더 커 보인다.
왜 영화는 이 시대의 ‘을’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는 은이를 욕망이 거의 없는 캐릭터로 묘사했을까. 아마도 현재 시대에서 소시민들이 자신의 욕망을 펼칠 기회가 별로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을들은 갑을 위해서 헌신하고 봉사하며, 이것에 대해 별로 불합리하고 생각하지 못하거나 그렇다 할지라도 ‘찍 소리도’ 못 낸다. 그들에게는 그럴 권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을들을 갑은 찍어 누르고, 부려먹고, 자기들의 노리개로 삼는다. 마치 하녀처럼. 감독은 이러한 현재의 비틀어진 물질 만능 주의적 계급사회를 통렬하게 비판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영화의 맨 처음 장면을 기억하는가? 영화는 시장에서 힘들게 일하고 있는 아낙네들(을)과 쾌락에 취해 흥청망청하며 화려한 밤을 보내는 이들(갑)을 번갈아가며 보여준다. 그러던 한 순간, 아마도 자신의 비참한 생활을 견디지 못했을 ‘을’인 아가씨가 건물에서 떨어지며 자살한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그녀의 죽음에 비참해하거나 동정하지 않는다. 이 자살사건을 구경하는 자들, 다시 말해서 ‘갑’들에게 이는 그저 구경할 거리이고 그날의 안주거리, 하루 지나면 잊어버리고 기억하지 못할 별 볼일 없는 일 중 하나다. 똑같이 을의 입장에 있는 은이 만이 그녀의 자살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본다. 이 자살사건은 후에 은이 에게 일어날 일(그녀의 자살)에 대한 복선이라고 볼 수도 있으며, 또한 영화의 주제인 갑과 을, 그리고 을에게 가해지는 갑의 폭력에 대해서 간접적으로 나타낸 장면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또한 영화를 보다 보면 결국 최종 보스, 갑중의 갑 슈퍼갑은 훈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실 그는 영화 내에서 등장하는 장면이 많지는 않지만, 모든 사건의 원인은 그로부터 시작되며, 그 사건의 결말에 대해 그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 돈으로 해결하면 되기 때문이고, 그 썩어 넘치는 돈 덕분에 누구도 감히 그에게 덤빌 수 없고 오히려 머리를 조아려야 한다. 은이의 ‘갑’이었던 해라와 그녀의 어머니, 그리고 병식까지 모두들 훈 앞에서는 ‘을’이 될 뿐이다. 그래서 그녀들의 현재 계급은 어느 누구보다 위태롭고, 따라서 그녀들은 자신의 위치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패악을 부리고, 결국 은이의 아이를 낙태시키는 등의 악행을 서슴지 않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파국이 발생한 근본적인 원인인 훈은 여전히 대 저택의 슈퍼 갑이며, 오히려 그 위치를 공고히 하면 했지 머리 한 톨 흔들리지 않는다. 그래서였을까. 은이의 분신자살은 자신이 무슨 짓을 해봤자 흔들리지 않는 상류 계급에 대한 분노와 처절한 몸부림이 아니었을까 한다.
병식(윤여정)의 캐릭터는 어쩌면 우리와 가장 닮아 있다. 그녀는 말하자면 상류층 계급과 하류층 계급의 중간적인 계급이다. 그녀는 은이에게 있어서는 갑이지만 대저택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을이며, 그들에게 비굴할 정도로 깍듯이 대한다. 그녀도 이런 생활이 싫다. 그래서 악착같이 돈을 벌어서 아들을 검사로 만들고, 밤이 되면 자신이 모시는 갑을 욕한다. ‘아드메치(아니꼽고 드럽고 메스껍고 치사하다)!’라고. 그러나 그녀는 갑의 명령을 따를 수밖에 없다. 결국 병식은 자신의 동지라고도 말 할 수 있는 은이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힌다. 그리고 병식은 은이에게 ‘어쩔 수 없다’고 말한다. 현재 우리들과 같지 않은가? 갑의 횡포에 치를 떨고 분노하면서도 감히 어쩌지는 못하고, 결국에는 갑의 명령에 따라 같은 처지인 또 다른 을을 해치면서까지 자신의 생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우리들. 어쩌면 신 하녀에서 우리가 가장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는 병식이 아닐까.
한 가지 덧붙이자면, 병식은 ‘우리 아들이 대한민국 검사야’라면서 대저택을 박차고 나온다. 그녀는 과연 아들의 신분 상승에 따라 대저택의 ‘갑’이 될 수 있을까? 무리라고 본다. 현재 사회를 이끄는 건 검사나 대통령 등 권력이 아니라 ‘돈’이다. 돈에 따라 계급이 결정되는 사회이기 때문에, 그녀는 결코 훈의 갑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는 은이가 분신자살 하고 난 뒤,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새 하녀를 들여 나미의 생일 파티를 하는 훈의 가족의 모습을 통해 알 수 있다. 밑에 것들이 아무리 발버둥 쳐도 눈 하나 꿈쩍 안 하는 위에 것들. 신 하녀에서는 구 하녀에서 말하던 전복적인 여성, 전복적인 세계는 등장하지 않는다. 신 하녀에는 현재 비틀어진 계급 사회에 대한 인정과 조망, 그리고 그 비정함에 대한 언급만이 있을 뿐이다.
1960년대와 2010년 사이 50년이라는 세월의 간극이 있었듯이 같은 이름의 같은 모티브를 가진 두 개의 작품 또한 서로 많은 차이점이 있었다. 두 영화를 보고 느낀 점은, 이제 한국에서 개천에서 난 용은 존재하기 어렵다는 점이었다. 한번 정해진 계급은 더더욱 단단해지고, 사회는 그 단단한 벽을 뚫고자 하는 이들을 쳐낸다. 갑과 을의 상하관계. 살기 위해서, 결코 변하지 않을 이 상하관계 속에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뛰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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