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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이제까지 1920년대 가난을 다룬 문학작품들을 살펴보면, 가난을 묵시적으로 받아들이거나, 가족, 또는 사회 전체를 위해 치열하게 싸운 민중들의 모습을 통해 식민지 하의 한국사회를 보여주었다. 이와는 조금 다른 시각으로 식민지 사회의 가난을 형상화하고 있는 것이 바로, 나도향의 「뽕」이라는 작품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성(性)이라는 주제는 현대 한국사회에서도 뚜렷하게 독자적인 자리 매김을 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내가 고등학교를 다닐 때만해도, 친구들끼리 성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지극히 천박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성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면, 흔히 삼류 영화라고 칭해지는 에로 영화의 저질적이고 동물적인 섹스 장면을 떠올리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뽕」이라는 작품은 남성 작가가 여성의 성(性) 가치를 그렸기에, 소설 속에서도 주인공 안협집의 심리적 묘사는 그리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 못하다. 하지만 기본적인 성적 욕구에 대해 화두를 던진 것은 당시의 성문화의 한 단면을 보여줌으로서, 독자가 당시의 가난한 시대적 상황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하나의 실마리를 제공해 준다. 그렇다면, 작가 나도향의 대표작품 「뽕」에 등장하는 여성 ‘안협집’을 과연 당시 식민지 사회의 여성의 한 전형으로 볼 수 있는 것일까? 당시 식민지 사회에서 여성이 할 수 있는 무엇이었을까?
제 1차 세계 대전에 참전하여 자본주의 기반을 다질 수 있었던 일본은 1920년대 일본 내의 경제적 고도성장을 꾀하며, 우리나라에 대한 경제적 수탈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특히, 임업부분에 있어서 삼림령에 따른 임야 조사사업을 실시함에 따라 소유지가 분명치 않았던 우리나라의 토지 약 50%정도가 조선총독부 또는 일본인의 손에 들어가게 되었다. 이러한 경제적 악 조건아래, 우리나라 민중들은 지독한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것이다. 그에 따라 대부분의 여성들은 가정에서 조용히 집안 살림 하는 것을 천직으로 여기며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서 남성도 아닌, 여성이 성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가히 엄청난 일이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도향의 작품「뽕」에 등장하는 안협집은 근대여성의 시초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인가. 나는 그저 성에 대한 개방적 사고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녀가 봉건적인 여성상에서 탈피했다고는 말 할 수 없다고 본다. 현대 사회에서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면서 살아가고 있는 적극적인 직업여성들을 고려해 보면, 단순히 자유로운 성의식을 근대적 사고라고 단정 짓는 것은 과도한 일반화의 오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성이 사회적 지위와 정치적 권력을 가질 수 없었던 식민지 사회였음을 가만해 볼 때, 여성이 성이라는 도구를 통해 그들의 존재가치를 표출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 작품의 가치를 말할 수 있다.
안협집은 매춘의 대가가 높아지면서 더욱더 뻔뻔스럽게 타락해 가는 여인이다. 이 같은 그녀의 황금 만능주의는 김동인의 「감자」에 나오는 주인공 복녀와 다를 바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분명히 다른 점은 ‘복녀’는 꽃단장한 신부를 데리고 오는 왕서방에게 낫을 들고 살벌한 저항을 할 정도로 적극적이었으나, 「뽕」의 안협집은 남편에게 자신의 행위가 들켜 두들겨 맞고서도 다음날 함께 식사를 하고 남편을 일터에 보낸 후에 또다시 본래의 인생살이를 되풀이하는 결말이라는 것이다. 성리학적인 엄격한 규율이 남아있던 집에서 자란 ‘복녀’는 갑작스럽게 닥쳐온 성적 체험과 그로 인해 꽤 많은 돈을 벌수 있었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오히려 성에 대해서 억압적인 가정에서 자란 복녀가 결과적으로 더 반항적으로 변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에 반해 「뽕」의 안협집의 남편 김삼보는 돈만 생기면 아내의 부정까지 눈감아 주는 인물이고, 삼돌이는 눈만 뜨면 곱디고운 안협집을 노리는 탐욕스런 인물이다. 이것은 당시 사회에 굳게 지켜지고 있던 전통 사상에서 벗어난 인물들이 모두 등장하는 것이다. 즉, 본능과 물질적 욕구에 의해 행동하는 인물들이 작품 전편을 채우고 있는 것이다. 이는 작가 나도향이 이와 같은 추악한 모습을 현실의 모습으로 파악한 결과라 할 수 있으며, 살인, 방화와 같은 비극적 결말을 피했다는 점 또한 이를 다시 뒷받침한다. 주인공들은 무지하기 때문에 자신들이 당면한 가난의 근원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또 알려고도 하지도 않는다. 그들은 손쉬운 교환 가치로서의 성(性), 그리고 본능 충족 수단으로서의 성(性)을 탐한다. 차라리 복녀처럼 도덕적 의식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안협집 또한 결말부분에서 집을 탈출하여 보다 자유로운 삶을 꾸려나갈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그러한 점에서 본다면 안협집은 복녀보다 오히려 더 비참한 당시의 여성상이 형상화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윤리 의식이라고는 없이 본능만을 추구하는 안협집, 그리고 삼돌이라는 등장인물들을 날카롭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전개하는 이 작품은 나도향이 표현코자 한 사실주의의 극치라 할 수 있다.
인물이 사용하는 언어에서도 그 인물의 성격을 이해할 수 있는데, 특히 안협집은 자신에게 치근거리는 삼돌이에게 ‘쌍녀석’, ‘더러운 녀석’이라고 부르는 등 속된 말과 욕설들을 사용한다. 이것은 그녀의 성적 문란과 성격상 유사점을 가지게 해 준다. 또한 이 작품의 맛을 한껏 돋우고, 성과 관련된 삶의 풍속을 드러내는 데 효과를 준다. 하지만 매춘을 일삼는 그녀에게도 나름의 기준이 있었는지, 삼돌이라는 머슴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아마 안협집 스스로 자신의 행위에 정당성을 만들려는 의도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이 작품은 나도향 그가 주관적인 감상에서 벗어나, 객관적인 사실주의적 경향을 보여준 대표적인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그에 대한 평가는 김동인(金東仁)의 다음과 같은 논평이 잘 말해 준다.
“젊어서 죽은 도향은 가장 촉망되는 소설가였다. 그는 사상도 미성품(未成品), 필치도 미성품이었다. 그러면서도 그에게는 열이 있었다. 예각적으로 파악된 인생이 지면 위에 약동하였다.”
김동인이 나도향을 평가하면서 언급한 미성품이라는 것은 그만큼 현실을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예리한 시각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한 그가 「뽕」이라는 작품 속에서 진정으로 그리고자 했던 것이 윤리적으로 타락한 여성상이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비록 나도향 그가 ‘남이 하면 불륜이요,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 식으로 남성적 시각에서 안협집을 현실에 굴욕하게 만든 점은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지만, 어떤 것에도 자유롭지 못했던 식민지 여성의 한 단면을 소설화하여 그것을 소설화했다는 점에 그 문학적 가치가 있다.
《참고문헌》
윤홍로 (1997), ‘나도향 : 낭만과 현실의 변증’, 건국대학교 출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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