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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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감자
그 동안 교재인 <붉은 쥐>를 통해 여태 우리가 배워왔던 1920년대의 문학작품들은 각자 나름대로의 가난에 대한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우리가 보았던 가난에 대한 인식과는 다른 특별한 유형이 하나 존재하는데, 이는 에밀 졸라의 ‘목로주점’이나 ‘나나’에서 보여 지는 자연주의적 요소를 다분히 간직하고 있는 김동인의 ‘감자’이다. 감자는 환경적 요인이 인간 내면의 도덕적 본질을 타락시켜 간다는 작가 정신과 자연주의적인 색채가 가장 잘 드러난 작품이다. 자연주의가 말하는 이른 바 “환경결정론”이라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환경에 지배되는 인간의 삶을 자연 과학적 관찰과 분석을 통해 냉철히 제시하려는 의도가 보이는 소설이다.
내가 이 감자를 처음 접했던 것은 고교 시절인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의 나는 왜 이 소설의 제목이 굳이 감자인지 알 수도 없었고,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교과서에 수록되어있는 소설들은 어쩐지 공부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읽기를 기피해 온 이유였다. 하지만 세월이 훌쩍 지난 지금 다시 한 번 읽어보니 주인공 복녀가 중국인이 운영하는 감자밭에서 감자를 훔쳐내다가 감자밭 주인인 왕 서방에게 끌려 들어가 매춘을 하고 그에 따른 돈을 받게 된 후, 왕 서방의 정부로까지 전락하고 마는 계기가 되어서가 아닐까 싶다.
소설의 주인공인 복녀는 그 이름처럼 복이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열다섯이라는 어린 나이에 스무 살 연상의 홀아비에게 단돈 팔십 원에 팔려간 것도, 게으른 남편 탓에 행랑살이를 한 것도, 가난에 쫓겨 빈민굴의 주민이 된 것도, 송충이 잡기 감독과 심지어 거지들에게까지 매춘을 행한 것도 절대 복스럽다고는 할 수 없는 일이다. 결국 매춘을 한 돈으로 빈민굴의 부자가 된 복녀는 왕 서방이 새색시를 사오자 질투심에 낫을 들고 신방에 뛰어들었다가 도리어 자신이 낫에 찔려 죽게 되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다. 게다가 자신의 시체를 두고 남편과 왕 서방, 한의사 간에 돈 거래까지 이루어진다. 돈에 의해 팔려왔던 것처럼 이번에도 역시 돈 오십 원에 복녀의 죽음은 은폐된다. 매수된 남편의 동의하에 한의사는 뇌일혈로 죽었다는 진단을 내리고 복녀를 공동묘지에 묻는다.
비록 짧은 인생이었지만 사랑하지도 않는 늙다리에게 팔려가서, 빈곤한 생활을 하다가 수많은 사람들에게 매춘을 행하여 돈을 벌고, 마침내 낫에 찔려 죽는 것으로 복녀의 인생은 마무리되는 것이다.
싸움, 간통, 살인, 도둑, 징역, 이 세상의 모든 비극과 활극의 근원지인 칠성문
밖 빈민굴로 오기 전까지는 복녀의 부처는 (사농공상의 제 2위에 드는) 농민이었다.
어쩌면 이런 복녀의 죽음은 작품 서두에 제시된 생활공간으로서의 배경에서부터 김동인의 인형조종술에 의해 결정된 것인지도 모른다. 즉, 칠성문 밖 빈민굴은 도덕성과 윤리 의식이 부재하는, 정상적인 세계로부터 격리되어 있는 공간이고, 이러한 공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란 파렴치하고 부도덕한 “싸움, 간통, 살인, 도둑, 구걸, 징역 등 이 세상의 모든 비극과 활극의 근원지”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복녀 내외가 여기까지 흘러오게 된 것은 가난과 남편의 게으름 때문이다. 원래는 선비의 가통을 이은 집안의 딸이라 염치도 알고 경우도 아는 복녀였지만, 가난 때문에 밥을 얻으러 다니기도 하고 송충이 잡는 일에서부터 몸을 팔기 시작한다. 이는 가난이 복녀의 행위를 이끌어 오고 있음을 보여 준다. 그리고 왕 서방과의 관계에서는 변질된 복녀의 질투가 원인으로 작용하여 비극적 결말을 보게 되지만, 그 비극의 근본적인 원인은 복녀가 놓여 있었던 상황에서 온 것이다.
복녀의 시작은 유교적 관념이 깃든 도덕이라는 기품에서 시작되었다가, 복녀의 끝은 질투에 의한 증오와 살인미수, 그리고 결국 그에 따른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죽음으로 끝이 나는 것이다. 시작과 끝, 이 둘의 격차는 매우 크며, 그 과정에는 “환경”이라는 주요한 조건이 개입되어 있다.
하지만 이 환경결정론에 의거해 소설을 읽고 난 후, 나는 무언가가 불편했다. 인간에겐 선택과 사고라는 자유의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자연환경만이 인간의 삶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물론 인간이 자연 지리적 환경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까진 부인하기 어려운 일이다. 인류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갈수록 자연 환경에 더 강하게 구속되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과학 기술의 발전에 따라 자연에 대한 인간의 조절 능력이 급속히 신장된 오늘날에도 자연 환경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다는 인간의 꿈은 망상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인간이 기본적으로 자유 의지에 따라 생각하고 행동하지만, 인간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어떻게 할 수 없는 영역이 있음을 인정한다. 그리고 바로 이런 불가항력의 영역 속에 자연 환경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인간으로 하여금 환경이라는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애쓰는 노력 자체를 회피하게 만드는 거 같다. 인간은 주어진 환경과 본성에 따라 기계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 참과 거짓, 옳고 그름을 분별해서 참되고 옳은 방향으로 행동하려고 한다. 따라서 인간은 자유로운 의지를 가지고 역사와 문화를 창조해 갈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김동인이 감자를 통해 제시한 환경결정론은 의식적인 노력에 의해 환경을 바꾸어 나가는 인간의 의지와 능력을 무시한다는 점에서 비판받을 수 있다고 본다. 또한 기존의 도덕관을 버린 복녀의 부정적 측면만을 드러내는데 그쳐, 일제 강점기 민족적 빈곤과 비극에 맞서는 인간상을 제시치 못한 것 또한 아쉽다.
끝으로 김동인은 자신이야말로 우리나라 최고의 작가이고, 자신만이 우리나라의 예술을 구원할 수 있는 메시아라고 했다고 한다. 이렇게 김동인 본인이 자신의 작품인 광염소나타의 주인공처럼 예술지상주의에 빠진 채, 스스로의 예술적 감성에 심취해있었다면 그에게 일재강점기라는 특수한 상황은 굳이 극복해야할 대상이 아닌, 이미 초월한 상태의 무엇이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되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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