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 민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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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촌
우리나라의 1920년대는 식민지시대였으며 모두가 극도로 궁핍하던 시절이었다. 할머니가 집에 계셔서 할머니의 어린 시절 이야기만 들어봐도 그 가난이 얼마나 현실적이었으며, 얼마나 지독했는지는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어 왔기에 대강은 알 수 있었다. 물론 경험에야 비할 수 없겠지만 내 나름대로 어느 정도였을지 정도는 가늠해보기도 하였다. 그 가운데 쓰여 진 이기영의 [민촌]은 역시 가난한 빈농생활의 모습을 보여주는 소설로 내가 느끼던 내 나름의 그 현실감에 확신을 더해 주었다. 실제로 그랬음직한. 소설 [민촌]은 가난한 향교말의 이야기로 점순이네가 너무 가난해 결국은 마을의 지주 박주사 아들에게 점순이가 첩으로 가는 대신 벼 두 섬을 받게 되는 서글픈 이야기이다. 도중에 살짝 묻혀있는 애정라인에 사실 더 중점을 두고 싶었지만 -그래서 더 집중하고, 더 재밌게 읽었지만- 본 주제를 어찌 벗어 날 수 있으랴. 재미있는 것은, 가난이 주제이긴 하지만 그 가난이라는 주제가 작품에 너무나도 잘 녹아들어 있어서 이 작품이 가난을 주제로 한 작품이라는 것은 읽는 도중 몇 번씩이나 잊기도 했다. 개인의 취향으로 인하여 위에서 살짝 언급한 애정라인에 꽤 많은 중점을 둔 탓도 없지 않아 있었지만 ‘아, 그 당시 사람들은 다들 이렇게 밖에 살 수 없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 만큼 작품 속에 가난은 잘 스며들어 있었다.
1. 주제가 ‘가난’임을 잊게 해준 농촌 묘사.
태조봉 골짜기에서 나오는 물은 ‘향교말’을 안고 돌다가 동구(洞口) 앞 버들숲 사이를 뚫고 흐르는데 동막골로 넘어가는 실뱀 같은 개울 건너 논둑 밭둑 사이로 요리조리 꼬불거리며 산잔등으로 기어 올라 갔다.
글의 처음 부분은 아름다운 자연을 묘사함으로 시작된다. 마치 풍경화라도 그리듯, 흐르는 물과 굽은 나무, 떠가는 구름 한 점 까지 놓치지 않고 아름답게 묘사해 나가며 소설의 문이 열린다. 뒤에는 어떤 내용이 이어질지는 상상 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고 평화로이 잘 그려두었다. 그리고 뒤따라 나오는 -나로 하여금 두, 세 번을 읽어도 헷갈리게 만들었던- 동네 아낙들의 등장. 점순이를 그 지경으로 몰고 갈 박주사 아들에 관한 뒷담화이긴 했지만 평화롭다고 느껴 질 만큼 농촌의 일상을 잘 나타내 주고 있다. 그래서 인지 처음부터 가난이라는 말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단연 일품인 부분은 작품 중반부 즈음, 한밤의 원두막 데이트씬에서의 장면묘사.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만큼이나 너무나도 낭만적인 장면이다.
안마당에서는 내일 논 맬 밥거리-보리방아를 찧는데 성삼이 처도 방아꾼으로 뽑혀 와서 지금 세장단마치로 쿵 쿵 쿵더쿵하고 한참 재미있게 찧는 판이다. (중략)
쿵덕 쿵덕 쿵덕쿵 / 잘두 잘두 찧는다! / 이 방아를 다 찧어서 / 누구하고 먹고 살까?
점박이집 마당에서 어르신들이 서울댁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아낙들이 방아를 찧는 장면이다. 노래 가락에는 나도 모르게 장단이 붙여 질 만큼 재미있게 읽은 부분이다. 지극히 일상적이고 지루하지 않는 대목이라 생각한다. 옛날의 농촌 어디를 가도 있음직한 생활모습이다.
“나는 좋지 않다. 아주 심술꾸러긴데 무얼...” / “ 얘, 사내들은 그래야 쓴다더라. 숫기가 좋아야...” / “그럼 너는 우리 오빠가 좋은 게로구나!” / “누가 좋댔니... 그렇단 말이지.”
사춘기 두 소녀 점순이와 순영이의 대화 중 한 대목이다. 농촌의 순수한 두 소녀가 서로 좋아하는 사람을 두고 주거니 받거니 수다를 떠는 장면은 마치 대본처럼 정말 리얼하게 그려져 있다. 얼굴이 빨개지고 서로 장난스럽게 밀치는 그 상황이 머릿속에 그려지며 도무지 가난이라는 주제는 떠올릴 수조차 없을 정도였다.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장면이 아닌가. 더군다나 순영이와 점동이, 점순이와 서울댁의 애매모호한 사랑이야기는 피식 웃음이 날만큼 귀엽게 그려져 흥미진진하기 까지 했으니 말이다.
2. 어쩔 수 없었다는 점순이의 선택.
고작 벼 두 섬에 점순이는 박주사 아들에게로 가고 만다. 입술이 포개졌다 길래 두근거리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서울댁과의 영원한 사랑을 바라고, 바라고 또 바랬지만 식구들의 생계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던 것이다. 고작 벼 두 섬이었는데. 가엽다는 생각보다도 서글프고 어이가 없었다. 팔자라고 해야 하나. 숙명이라고 해야 하나. 그 놈의 가난은 평범한 소녀 하나도 자유롭게 놓아주지 않고 그렇게 발목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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