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란 무엇인가 일 포스티노 시에 등장하는 시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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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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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란 무엇인가>
-<일 포스티노>,<시>에 등장하는 시의 의미에 대하여
-들어가며
시란 무엇인가. ‘시’라는 것을 한가지의 규정적인 말로 정의 내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물론 사전을 꺼내어 그 단어의 정의를 찾아내는 것쯤이야 어렵지 않은 일이지만, 시를 규정짓기 어려운 것은 시가 그렇게 단순히 사전적인 의미에만 한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은 각 개인이 느끼는 ‘시’라는 것이 한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어떤 하나의 시가 한 사람에게는 감동을 줄 수고 있고, 다른 사람에게는 그저 글에 불과할 수 있으며, 또 다른 사람에게는 인생을 바꾸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시’는 당시의 사회상에서 완벽하게 자유로울 수 없고, 그렇기 때문에 시 속에는 시인이 생각하는 가치기준 같은 것이 존재한다. 시 속에 이런 가치들이 포함되어 있는 것처럼 시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 <일 포스티노>와 <시> 역시 이러한 각자의 가치들을 가지고 있다. 마치 시가 고유의 의미를 가지는 것처럼 영화들 역시 정치, 인간에 대한 각자의 기준에 따라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교재에서의 시는 그것의 특징에 따라서 정의를 내리고 있다. 시의 관점과 가치기준, 장르적인 특징 등에 의해 나눠진 시는 우리에게 ‘시’라는 학문으로 존재한다. 하지만 영화 <일 포스티노>와 <시>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에게 시는 조금 다른 의미로 존재하고 있다.
1. <일 포스티노>
<일 포스티노>의 주인공 마리오에게 시는 세상을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또한 시는 그가 사랑하는 여인 베아트리체에게 자신의 마음을 온전하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오직 한 사람을 위해 쓰여진 시는 베아트리체의 마음이 마리오에게 기울도록 도와주었다. 마리오에게는 시가 그와 베아트리체의 사랑을 연결시켜주는 매개체의 역할이었던 셈이다.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을 꼽자면 시인 네루다를 말할 수 있다. 그는 마리오에게 시의 스승이 되어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다. 그는 자신이 쓴 시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묻는 마리오에게 ‘난 내가 쓴 글 이외의 말로 그 시를 표현하지 못하네.’라고 답한다. 거기에 시를 해석한다면 그것은 진부해질 뿐이고, ‘시를 가장 잘 이해하는 방법은 그 감정을 직접 경험해 보는 것 뿐.’이라고 덧붙인다. 네루다에게 있어서 시는 자신의 순간에 느낀 감정을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해 놓은 글이다. 은유를 사용해 쓰인 시는 네루다의 순간의 감정을 충실하게 표현해 내고 있는 것이다.
네루다의 시는 복잡하고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그에 비해서 마리오의 시는 알기 쉬운 의미들로 구성되어 있다. 시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마리오의 시가 네루다의 시보다 솔직하고 순수한 것은 그가 시에 대해서 모르기 때문에 오는 자유로움에서 오는 것이다. 마리오는 네루다가 하는 공산주의에 대해서도 어렴풋한 윤곽만을 알 뿐이고, 평화롭고 단조로운 인생을 살아왔다. 마리오는 네루다를 만나기 전까지 그 단조로운 삶을 벗어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이처럼 마리오는 네루다와 비교했을 때 경험이 턱없이 부족하다. 그렇기 때문에 네루다의 시와 비교했을 때, 그것은 단순한 성격을 가진다.
<일 포스티노>에서 시인 네루다와 마리오는 상당히 다른 측면에서 시를 표현하고 있다. 네루다는 은유를 사용해서 그 속에 자신의 정치적인 사상 역시 담아서 시를 쓴다. 하지만 이것과는 반대로 마리오의 시는 순수하게 그 의미만을 적고 있다. 마리오의 시는 네루다의 시처럼 많은 독자를 가지고 있지 않고, 독자는 오로지 베아트리체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시는 오로지 베아트리체를 향한 연모의 감정으로 가득 차있다. 영화에서 인상적인 것은 마리오가 네루다에게 받은 노트의 첫 장에 시를 쓰려고 노력하는 장면이다. 그는 시를 쓰기 위해 달을 보고 노력하지만, 정작 그가 노트의 첫 페이지에 쓴 것은 동그라미 하나뿐이다. 이 동그라미는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일까. 아마도 그것은 그가 쓰고자 하는 자연의 아름다움이 말로는 쉽게 표현할 수 없는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일 포스티노>와 <시>에는 사회를 비판하는 정치적인 의식 같은 것이 포함되어 있다. 영화에는 부패한 정치가와 그런 정치가에게 이용당하고도 그런 사실을 모르는 순박하지만 어리석은 주민들이 등장한다. 이미 착취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그것을 마치 당연한 일상처럼 여기게 되었고, 그것에 어떤 잘못이 있는지조차 깨닫지 못한다. 이렇게 사는 것이 익숙해진 상황에서 마리오의 참견은 고마운 도움이 아닌 불필요한 참견을 해 자신의 돈벌이를 방해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일 포스티노>는 자신이 한 공약조차 지키지 못하는, 지킬 생각조차 하지 않는 무책임한 정치가와 순박하고 성실하게 살아가지만 정작 현실에 대한 비판의식은 전혀 가지고 있지 않은 주민들을 대립시켜서 표현하고 있다.
영화에는 디 코시모 외에도 네루다로 대표되는 공산주의자, 사회당이 존재하고 있다. 네루다가 인민들에게 환영받는 이유에는 그가 훌륭한 시를 쓰는 시인이라는 것도 있지만 동시에 그가 공산주의자라는 것 또한 그가 환영을 받는 큰 이유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과 마리오가 갈망했던 네루다조차 주민들의 삶을 실질적으로 나아지게 해주지 않는다. 심지어 떠나간 후에는 그들을 기억하고 있다는 한마디의 말조차 하지 않는다. 디 코시모와 같은 사람과는 다를 것이라고 믿었던 네루다는 그들과 비슷한 행보를 보이는 것이다.
2. <시>
<시>에 등장하는 김용탁 시인은 시를 가르치면서 그 소재를 일상에서 찾으라고 말한다. 주변의 사물들에게서 시상을 얻고, 그것들을 통해서 시를 쓰는 것이라고 주인공에게 가르쳐준다. 그에게 있어서 시는 일상의 작은 것에서도 올 수 있는, 일상과 매우 가까운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용탁 시인이 말한 ‘누구나 가슴 속에 시를 품고 있다.’는 말은 그가 가진 생각을 가장 잘 대변하고 있다. 그에게 있어서 시는 그가 말한 것처럼 특별한 사람만이 쓸 수 있는 어려운 것이 아니라, 누구나 가슴 속의 이야기를 풀어낸다면 그것이 곧 시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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