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주사 정철의 생애와 시대 한국의 문학과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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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본 문
잔(盞) 먹새그려. 또 잔 먹세그려. 곳것거 산(算)노코 무진무진(無盡無盡) 먹새그려.
이몸 주근後면 지게우ㅣ 거적더퍼 주리혀 ㅣ어가나, 유소보장(流蘇寶帳)의 만인(萬人)이 우러내나, 어욱새 속새 덥가나무 백양(白楊)수폐 가기곳 가면 누른ㅣ 흰 비 굴근눈 쇼쇼리 람불제 뉘 잔 먹쟈고,
믈며 무덤우ㅣ 잰나비 람불제 뉘우들 엇디리.
장진주사 「우리 시대의 한국문학」제 2권, 계몽사, 1994, p.72.
장진주사는 아직도 그 형식상의 분류가 모호한 작품이다. 혹자는 이 작품이 ≪송강가사≫에 실려 있다는 점과 가집에 노래 제목이 붙은 채 독립적으로 기록되어 있다는 점 등을 들어 가사로 보기도 하고 또 다른 이는 평시조의 정형을 일탈하면서도 3장 구성체계라는 사설시조의 구조적 질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사설시조의 범주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핵심 내용
이 작품의 핵심 내용은 인생은 무상한 것이고 죽으면 다 소용없는 것이니 꽃 꺾어 술잔을 세면서 진탕 마셔보자는 것이다. 지금까지 다룬 송강의 작품과는 다르고 죽음의 정서도 나타나 있다. 장진주사에 대한 기존의 논의를 살펴보면 “단장의 비애가 짙게 드리워져 있고 작품 전체에 퇴폐적 분위기가 지배적이라고 해석”하거나 누런 해 흰 달 아래에, 가는 비 굵은 눈, 소소리바람 불 때에 반쯤 취하여 한 손에 술잔을 들고 이 노래를 부르던 그때 그의 풍류인들 그 얼마나 비장 하였으리“라 하여 우선 ‘비애’를 든다. 무덤에 묻히는 상황 설정, 비바람이 몰아치는 쓸쓸한 무덤의 풍경, 거기에 얹혀지는 원숭이의 휘파람소리가 그렇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작품을 단순히 허무적이고 퇴폐적인 것으로 치부해 버리기엔 무리가 있다고 허남춘은 지적한다. 허남춘,「송강 시조의 미의식」, 반교어문학회, 1999, p.83.
즉 변변치 못한 쇠락한 삶일망정 죽음보다는 나은 것이니 한번 풍류에 젖어보자는 권고로 볼 수 있고, 비바람이 부는 풍경은 슬픔을 자아내는 정황이 아니라 술을 먹을 만한 적절한 분위기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정철의 생애와 시대
송강 정철은 명종 16년(1561년)에 27세로 과거에 급제하면서 율곡 이이와 함께 호당에 들어갔고, 서인의 거두로 불리면서 우의정까지 지냈다. 그러나 송강 정철의 벼슬살이는 선조 즉위 이후, 시대적 분위기와 더불어 파란만장했다.
수찬좌랑종사관 등을 지내다가 40세 때에 당쟁에서 밀려 낙향하였다가, 43세 때에 다시 조정에 나가 직제학승지 등을 지냈다. 다시 동인의 탄핵으로 낙향하였다가 45세 때(1580년)에 강원도 관찰사가 동서붕당으로 갈려, 서로 치고 받던 시절에 어느 편에도 서지 않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할 말이 있으면 반드시 입 밖에 내야하고, 사람의 허물을 보면 조금도 용서함이 없어, 화를 산같이 입더라도 앞장서서 싸우기를 불사하던 송강 정철의 성격상, 정치가로서의 그의 삶은 파란의 연속일 수밖에 없었다. 출사와 낙향 그리고 귀양의 반복을 통해 정철은 인간 삶의 명예와 오욕을 동시에 겪음과 동시에 때로는 목민관으로서의 때로는 평안한 삶을 지향하는 인간으로서의 모습을 그의 작품에 고스란히 담아 놓았던 것이다.
송강은 평생을 시와 술을 즐겨했으며, 거문고에도 조예가 깊어 사육신의 한 사람인 성삼문의 집 뜰에 있던 오동나무로 만든 거문고를 평생토록 애용했다고 하며, 술 좋아하는 송강에게 이 잔으로 하루에 한 잔씩만 마시라고 선조 임금이 준 은 술잔을 송강이 사발만큼 두들겨 크게 늘려서 술을 마셨다는 이야기도 은잔과 함께 전해오는 것을 보아도 송강이 얼마나 당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삶을 희구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참고 문헌
허남춘(1999) 송강 시조의 미의식 , 반교어문학회,
박태남(1984) 송강의 장진주사 고찰, 순천향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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