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작품 토론 타인에게 말 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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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6.27 / 2015.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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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30년 중반의 어느날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 <이중주>가 당선되어 등단했으나 알아주는 사람이 별로 없자, 산사에 틀어박혀 두 달 만에 <새의 선물>을 썼다. 이 작품이 제1회 문학동네 소설상을 수상하면서 필명을 날리게 되었다. 한 해에 신춘문예 당선과 문학상 수상을 동시에 한 작가는 1979년 이문열, 1987년 장정일 이후 처음. 주요 작품으로는 <타인에게 말걸기> <1996>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1998> <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는다> <1999> <그것은 꿈이었던가> <1999> 등이 있다. 은희경 소설의 매력은 소설의 서사 진행 과정중 독자들 옆구리를 치듯 불쑥 생에 대한 단상을 날리는 데 있다. 그녀의 소설을 흔히 사랑소설 혹은 연애소설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은희경은 "궁극적으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의 상투성, 그로 인해 초래되는 진정한 인간적 소통의 단절"이라고 한다.
그녀를 따라 다니는 또 하나의 평은 냉소적이라는 것이다. 그녀는 사랑이나 인간에 대해 환상을 깨고 싶어 한다. 그녀에 의하면 사랑의 가장 커다란 병균은 사랑에 대한 환상이다. 그녀는 사랑에 관한 이 치명적인 환상을 없애기 위해 사랑을 상대로 위악적인 실험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작품소개
타인에게 말걸기는 ‘나’라는 현대 사회에 소외된 사람을 사는 한 사람의 시각으로 전개되는 소설이다. 소외된 사람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니, 세상이 왜곡되어 표현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그 왜곡된 내용들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공통적으로 주어진 문제라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이 글에서는 ‘나’와 ‘그녀’의 대립적인 구도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으려 하는 ‘나’와 주체성을 잃어버린 채 부조리한 세상에서 자신의 삶의 방향을 찾지 못해 헤매는 ‘그녀’의 삶을 엿볼 수 있다. 사내 등산 동호회에서의 첫 만남에서부터, 별다른 관계도 없는 자신에게 낙태하는데 따라가 달라고 부탁하는 ‘그녀’의 모습, 잘 알지도 못하는 사내와 잠자리를 가지고 난 뒤 스스로 그것에 의미를 부여해 그 사내의 기호에 자신을 맞추어 가는 장면, 그리고 차에 뛰어들어 낯선 삶으로부터 도피를 시도하는 내용들은 ‘그녀’의 잘못된! 의사소통 방식을 보여준다. 또한 ‘나’는 타인과의 관계에 얽히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다. 전화기 이야기만 보더라도 반가운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구분을 통해 자신의 운을 결정해 버리는 극단적일 수도 있는 사고방식의 소유자이다. 또한 커피전문점에서 버림받는 여자, 어느 여관 앞 횡단보도에서 손가락에 붙은 정액 묻은 휴지를 뜯어내고 있는 여인, 그리고 ‘그녀’에서 보면 ‘나’의 기억 속에 나타나는 여인들은 모두가 소외된 모습으로 설명되고 있다. 그녀’들의 눈동자를 그는 검은 구멍이라 비유하는데 이 말속에서 그가 가진 상처를 엿볼 수 있다. 타인과 소통하고 싶지만 대화하는 법을 모르는 ‘나’ 역시 소외된 또 다른 부류의 인간 양태를 보여준다. “다행히 오늘의 교통사고 사망자는 열한 명밖에 되질 않네요 .선생님. 정말 다행이지요? ”~~(중략) 타인의목소리라는 게 원래 아무 상관없는 대다수의 사람이 듣기에는 객관적으로 들리는 점이 있는 법이다”에서 작자가 목소리가 보여진다. 마지막으로 시작 무렵 ‘그녀’는 ‘나’에게 존재감이 전혀 없던 존재였는데, 나중에는 내가 ‘그녀’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는 장면에서 알 수 있듯 ‘그녀’의 존재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보여준다. 이것은 소외된 이들의 회복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전화기의 깔깔거리는 웃음소리와 나는 단조로움을 원한다는 마지막 문장은 소외의 늪은 깊고도 질기 때문에 쉽사리 벗어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작품의 시대적 배경
이 작품의 시대적 배경을 역사적 관점에서 넓게 바라보면 맑스가 말한 19세기 이후의 ‘소외’된 사회라고 할 수 있다. 맑스가 말하는 소외는 바로 경제 구조에서 인간의 소외를 의미하는데, 사회가 이전의 농촌 사회에서 도시산업 사회로 바뀌면서, 농노들은 도시의 노동자로 탈바꿈 하게 된다. 공장은 적은 투자로 많은 이득을 보고자 하는 자본주의를 극대화하는 장치이며 그곳에서 인간은 노동의 수단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자본가에게 육체와 시간 모두 저당 잡힌 노동력의 수단인 인간은 소외된 존재가 되고 만다. 맑스는 본래적으로 존재해야할 인간이 이렇게 자본의 노예가 되고, 비참한 도시 생활을 하게 되는 것을 보고 인간이 소외되었다고 한 것이다.
작가가 작품을 발표한 시기인 1996년 즈음의 한국은 고도로 산업이 발달된 사회, 즉 소외된 사회다. 이곳에서 인간들은 군중속의 고독을 느끼고, 회사 또는 공장이 정해 놓은 시간에 묶여서 단절된 삶을 살아간다. 작가는 타인에게 말걸기, 즉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글속에서 표현함으로써 현대 사회의 삭막한 시대적 배경에 대해서도 함께 말하고 있는 것이다.
작자의 메시지
“타인에게 말걸기”에서 드러나는 메시지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단절된 인간관계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그림으로써 비판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설의 주인공은 ‘나’와 ‘그녀’이다. 그런데 이들 둘은 서로 다른(반대의) 방식으로 타인과 소통하며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나’는 타인과의 관계를 부담스러워하며 타인에게 무관심하며 살아가는 것이 편안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에 반해 ‘그녀’는 등 뒤에서 누군가에게 말을 걸 때 자기가 지은 변명이나 자신만 아는 언어로 부르며 항상 타인에게 거절을 당하고 상처를 받는다. 이들 대립 축은 어느 한쪽이 옳거나 그른 것이 아니라 작가에 의해 모두 비판당한다. 즉, 작가는 소통의 단절이 사람과 사람사이의 보편적인 단절로 확대됨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작가는 ‘나’를 통해 ‘인간은 감정의 흐름을 지니고 있는 존재’임을 시사한다. 철저히 개인주의적이고 이기적인 주인공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라는 말을 하면서도 수술대 위의 여자의 한 쪽 발을 덮어준다거나 소설의 마지막에 그녀의 전화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전혀 남에게 관심이 없다고 말을 하는 주인공이라 할 지라도 누군가(타인)와 소통을 원하며 관계를 형성하고자 하는 인간의 (본능적이고 무의식적인) 모습을 그리고 있다. 따라서 작가는 타인과의 소통을 원활히 하며 어떻게 관계를 형성해야 할 지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작품을 둘러싸고 벌어진 기존의 쟁점이나, 쟁점이 될 사항들에 대한 소개 또는 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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