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의 이중적 문화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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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선택한 여러 사관 중에서 가장 익숙하고 보편적인 사관은 치란(治亂) 사관이라고 말할 수 있다. 성군이 나타나 나라를 잘 다르시면 치세의 시대이므로 많은 지식분자들이 군왕 주위로 몰려들어서 마치 뭇별들이 북극성을 에워싸고 있는 형세를 이룩하였다. 반면 난신적자(亂臣賊子)가 출몰하여 세상이 혼란해지고 가뭄과 홍수로 인하여 백성들이 도탄에 빠지면 난세의 시대이므로 많은 지식분자들이 나라를 구하려고 목숨을 던지거나 이와 정반대로 절망한 나머지 낙향하여 자취를 감추곤 하였다. 중국인들은 치세가 가면 난세가 오고 난세를 잘 견디면 치세가 온다는 일종의 순환 사관에 익숙해져 있다.
중국인들은 전쟁과 영웅들의 고사(故事)를 배우며 역사를 통해서 무엇이 옳고 그른가를 배우고 현세에 어떻게 처세해야 하는가를 배움.
중국인들은 사관의 역살처럼 현재의 시점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고 역사적 평가는 후세의 몫으로 돌리는 전통이 강함.
따라서 명예와 체면을 중시하는 정치인들은 후세에 자신이 어떻게 기록되는 가를 매우 민감하게 의식하였는데, 이러한 역사의식은 때론 그들에게 도덕적 압력으로 작용하기도 함.
*치란: 치란 (治亂) [명사] 1. ‘치세’와 ‘난세’를 아울러 이르는 말. 2. [하다형 자동사] 혼란에 빠진 세상을 다스림.
*난신적자: 나라를 어지럽히는 신하와 어버이를 해치는 자식을 일컫는 말. 亂 : 어지러울 난 臣 : 신하 신 賊 : 해칠 적 ...
공자의 춘추필법
춘추 사관(春秋史觀)이란 대의명분을 좇아 객관적인 사실에 입각하여 준엄하게 기록하는 논법을 춘추필법이라 부르게 되었다
공자가 지은 <논어>를 읽고 성장해온 중국인들의 뇌리 속에는 공자가 보여준 춘추필법의 정신이 강하게 남아 있다. 중국인들에게 있어서 역사는 도도히 흘러가는 장강(長江)에 띄워진 도단 배와 같은 것이 아니라 마치 장강을 거슬러 오르듯 후세에 붓을 들어 앞서간 이들의 도덕성을 판단하여 필주를 가하는 적극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필주 (筆誅) [―쭈] [명사] [하다형 타동사] (죄악·과실 따위를) 글로 써서 책망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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