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조이 럭 클럽 작품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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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1940년대 가난과 핍박과 멸시를 피해 샌프린시스코로 이민 온 4명의 중년의 어머니들과 그녀들의 장성한 4명의 미국 태생의 딸들간의 세대 갈등과 문화 및 가치관의 충돌, 그리고 사랑과 화해를 그리고 있다. 몇달 전에 어머니를 잃은 준(June: 밍나 웬 분)의 첫 중국방문을 축하하기 위해 그녀의 집에서 열린 송별파티에서 얘기는 시작된다. 준은 어머니가 중국을 침략한 일본군을 피해 달아나다 남겨놓고 온 쌍둥이 언니를 만나러 가는 것이다. 준의 어머니가 멤버였던 마작 모임인 조이 럭 클럽(喜福)에 처음으로 참석, 다른 아줌마 멤버들인 3명의 어머니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면서 여덟 모녀의 삶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보여진다. 현재 갈등 - 과거 회상 - 화해로 이어지는 네 개의 이야기가 두번째부터는 이미 신선감을 잃지만 힘있는 마무리에서 다시 활기를 회복한다.
2.모성이데올로기에 대하여
자고로 여자란 ……
남편에게 순종적인 아내이고 자식에게 헌신을 다하는 엄마, 이른바 현모양처는 여성이 가장 닮아야 하는 기본 모델로 여겨졌다. 비단 과거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서양보다는 동양에서 그러한 사고는 색이 더 짙게 드리워진다. 영화 조이럭클럽에서 여자가 남자의 부속품으로 여겨지던 시대의 사회에서 삶을 보냈던 중국의 여성들을 만난다. 수양은 중국을 떠나 미국으로 이민을 가면서 적어도 그곳은 남편 트림 소리로 여자를 평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자신의 희망을 찾아 떠나는 여정에 대한 이 첫 마디는 남자와 여자의 종속적 관계의 틀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망을 드러낸다.
4살 때 선을 보고 결혼이 결정된 린도는 자라오면서 가족과 유대관계 없이 자라난다. 이와 같은 유년 시절을 보내고 나서 결혼을 했을 때, 그녀는 자아가 없는 공간에서의 황폐함을 느끼게 된다. 그녀의 말처럼 결혼이라는 제도 자체가 여자의 운명이 남자에게 쥐어지는 것이고 여자의 행불행을 좌우할 사람이 되어지는 형태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그 공간에서의 여성은 불행할 수밖에 없다. 또한 다정하고 섬세한 모습에 반해서 결혼을 한 잉잉은 꿈같은 얼마간의 시간을 보내고 난 후에 다른 여자를 만나면서도 자기의 존재를 깔아뭉개는 남편에게 복수하기 위하여 갓난아기를 목욕 중에 물에 빠뜨려 죽인다. 그녀에게 남편은 열정과 사랑을 배신하고 순결과 젊음 그 모든 것을 앗아간 존재이다.
여성이 구속당하고 예속되어지는 결혼제도를 가진 사회에서 바람직한 형태의 가족이 형성될 수 없으며 곧 구성원 모두에게 상처를 입히게 된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거부에게 겁탈을 당한 뒤 첩으로 살게된 어머니가 집에서 쫓겨나면서 안메이에게 남긴 말은 순종해야 한다였다. 남편이 죽은 뒤 수절하지 않음이 천하에 못된 계집이었던 시대, 딸이 강간당한 사실을 믿어주지도 않고 내치는 부모 아래에서 자란 그녀가 딸을 놔두고 가며 해주고 싶은 마지막 말 역시 순종이었다. 자고로 여자란 언제나 고분고분해야 하고 자신의 주장을 큰 소리로 펼칠 수도 없으며 자신의 전 생애를 걸고 남편과 자식을 위해 희생해야 했다. 그것을 지키지 못한 대가로 자신의 나약한 영혼을 죽여 딸에게 준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마약을 먹고 자살을 택한다.
존재의 희망 찾기
소통 없이 단절되고 암울한 여성의 공간을 그렸지만 영화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먼저 남성과 여성이 평등한 위치를 이룰 때 회복되어지는 관계성을 보여준다. 욕심을 내지 말고 불행을 속으로 삭이라고 배웠지만 어머니의 자살을 통해 진실과 거짓을 구분할 줄 알게되어 스스로 강해졌다고 여기는 안메이를 통해서 그녀의 딸 로즈도 파경 직전의 삶을 회복한다. 자신의 목소리를 낼 줄 알게 되었을 때 남편도 아내를 다시 사랑하게 되었고 자기를 지켜나가는 평등한 관계를 이루었을 때 잃어버렸던 행복도 찾았다. 잉잉의 딸 레나는 남편의 월급이 자신의 7배반이 넘음에도 불구하고 그와 무엇이든 정확히 반씩 나누어서 계산하여 지불한다. 그러나 그녀는 엄마를 통해서 자신이 남편에게 진정 원하고 있는 것이 존중과 다정함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사람 사이의 관계에 있어 평등함이라는 것이 양적인 것이 아님을 깨닫는다.
그리고 엄마가 아이에게 기대하는 것이 희망이라는 정의로 모녀 사이의 새로운 관점이 부각된다. 수양이 직접 전해주지 못했지만 준은 백조 깃털하나를 아버지로부터 건네 받게 되면서 전쟁통에 엄마가 버렸었던 쌍둥이 언니들을 찾아 중국에 가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가치를 알고 있었던 엄마를 통해서 스스로도 자기 자신의 가치를 인식하게 된다. 그리하여 우리모두를 위한 엄마의 희망을 전해주러 대신 왔어요라고 고백하는 이야기는 엄마의 기대와 간섭을 늘 피하고 싫어했던 딸이 엄마의 기대가 아닌 희망을 이해하게 되었음을 보여준다.
여성이 인간으로써 개인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인식하는 것의 중요성과 모든 관계 사이의 평등의 필요성을 제시하는 조이럭클럽은 여성이자 어머니인 존재들이 자신에게 씌운 사회적 굴레를 극복하고 자아를 찾아내기 위한 노력, 그것을 통해 그녀의 아이들은 더 나은 가치를 인지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모성은 찬미되고 미화되며 절대적으로 숭앙되어 왔다. 가정과 가족 구성원을 위하여 강하고 희생적인 어머니 상을 그리는 모성이데올로기를 매개로 어머니인 여성은 그들의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자신의 자아 실현이나, 지극히 개인에 관한 일을 우선해서 생각하거나 집안 일을 뒤로하고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려 노력하는 어머니들을 우리 사회는 차갑게 매도하였으며 비난하였다. 어머니, 그들 개인의 삶은 존중받지 못했다. 먹고 싶어도 아이들을 위해서 짜장면이 싫다고 말해야하고 자식이 잘못한 일에 대신하여 빌어야하는 어머니를 찬양하는 사회에서7) 자신의 욕구를 실현할 길을 찾기는 힘들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어머니의 역할도 그것의 토대를 이루는 사회적 요구도 달라지고 있다. 모성이라는 것이 생물학적인 것을 넘어서 사회적 의미를 갖게 되고 있는 것이 지금 우리 사회의 모성 이론의 변화의 핵심이다. 지난 시간동안, 서구에 비해 우리 동양은 더욱, 모성 이데올로기에 갇혀서 희생적인 어머니 상을 부각시켜왔다. 그러나 가치의 변화가 모성의 모습도 변하게 하고 있다.
우리는 희생적인 어머니를 찬양할 필요도 자아 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어머니를 비판할 이유도 없다. 모성을 신화화해서 위대한 어머니 노릇을 강요할 수 없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는 일이다. 어머니 된 자들과 사회 모든 구성원이 의식의 변화를 이루어야 한다. 이러한 의식의 변화는 모성 이데올로기를 깨자, 참된 모성의 의미를 찾자라고 주장만 해서 될 일이 아니라 실제 생활 속에서 몸으로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각성과 참된 실천을 토대로 모성이 여성에게만 강요되는 것이 아니라 남성, 나아가 사회에게 부여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억압되고 부조리한 모성의 의미에서 탈피하게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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