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문학 감상문 명월 부인전을 통해 본 사회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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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감상] <명월부인전>을 통해 본 사회 변화
<명월부인전>은 <박씨전>이라고도 불리며, 병자호란 시절 가상의 여성 영웅 박씨의 이야기를 다룬다. <명월부인전>은 등장인물의 측면에서 다른 고전 문학과는 차별되는 특성을 보인다. 바로 박씨 외에도 여러 여성이 등장해 남성을 능가하는 능력을 보인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이번 레포트에서는 <명월부인전>을 통해 당시 사람들의 여성에 대한 인식 변화를 살피고, 현대적인 시각에서 이러한 인식 변화가 가진 한계에 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먼저, <명월부인전>에서는 여성의 위상이 과거보다 높아진 것을 느낄 수 있다. 양난 이전, 조선은 철저한 유교 질서 아래 남성과 여성의 구분이 철저했으며, 여성의 지위도 높지 않았다. 이런 여성의 지위 상승은 <명월부인전>에서 드러난 세 가지 측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먼저, <명월부인전>에서는 여성인 박씨가 여성의 일과 남성의 일의 경계를 드나드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여성과 남성의 구분이 뚜렷한 조선 전기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명월부인전>에서 박씨가 도술을 부려 이시백의 장원 급제를 돕는 장면에서 박씨가 주로 남성의 것으로 인식되었던 학문 실력을 쌓아왔음을 간접적으로나마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병자호란 당시 홀로 청의 군사에 맞서 싸우고 용골대에게 포로로 잡혀가는 사람들을 구하는 장면 역시 박씨가 남성의 일이었던 전쟁, 싸움에 참여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자신과 남편을 해하려고 온 자객을 처리하는 것이나, 외적의 침입과 그에 대한 대안을 생각해내는 것 등도, 유교 문화 아래서 볼 때는 남성의 역할에 가까웠다. 그렇지만 <명월부인전>에서는 이 모든 일을 박씨가 해낸다. 여기서 여성의 지위 상승을 엿볼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또한 <명월부인전>의 주인공인 박씨 외에도 뛰어난 능력을 갖춘 여성 등장인물이 여럿 등장한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 바로 청의 황후와 기홍대가 그러하다. 청의 황후는 조선을 침략할 생각에 기세등등한 신하들을 한마디 말로 압도할 정도로 뛰어난 능력을 지닌 사람이다. 이시백과 박씨를 암살하려 한 기홍대 역시 겉으로 보기에는 아리따운 여인이지만, 황제와 신하들에게 능력을 인정받은 뛰어난 자객이다. 고전 문학에서 보통 뛰어난 능력은 남성에게 집중되어 왔다는 점과 문학은 당시 사회를 반영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문학에서의 이런 변화는 사회적인 인식의 변화와 관련된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명월부인전>이 만들어진 시기는 과거에 비해 여성의 위상이 높아졌으며, 이 변화가 문학에 반영되었다고 추론할 수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여성의 지위 변화는 <명월부인전>이 조선 후기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는 점에서 알 수 있다. 만약 여성의 지위가 조선 초기와 같다면 당시 대중들은 남성보다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여성 영웅이 등장하는 <명월부인전>에서 거부감을 느꼈을 것이다. 당연히 <명월부인전>이 지금까지 전해지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명월부인전>은 과거에서 지금까지 전해져 국어 교과서에도 실렸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작품이다. 이 점에서, 우리는 <명월부인전>에 담긴 사회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이번에는 현대적인 시선에 바탕을 둬 당시 사람들의 인식 변화에 남아있는 한계를 알아보고자 한다. 바로 박씨가 여성의 지위 상승을 보이지만 현대에 비교할 때 그 정도가 다소 아쉽다는 것이다. 먼저, 박씨는 <명월부인전>의 주인공이지만 이름 한 번 등장하지 않는다. 주인공의 남편만 ‘이시백’이라는 이름이 등장할 뿐이다. <명월부인전>에서 청에 맞서 싸우며 큰 공을 세운 박씨의 이름은 알 길이 없다. 이는 여성을 남성보다 못한 존재로 보던 조선 전기의 관습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 외모지상주의 사회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본래 박씨는 현모양처에 내조도 잘하고, 능력도 뛰어난 인물이지만 흉측한 외모로 인해 이시백에게 박대를 당한다. 그렇지만 이시백과 박씨의 이러한 갈등은 박씨가 허물을 벗은 뒤, 이틀도 지나지 않아 해소된다. 이시백이 박씨를 찾아가 용서를 빌었기 때문이다. 박씨가 허물의 벗기 전과 후 변한 것은 외모뿐이지만, 이후 이시백과 다른 사람들이 박씨를 대하는 태도는 크게 변한다. 위와 같은 면에서 박씨전은 여성 영웅을 소재로 한 진보적인 작품이기는 했지만, 나름의 한계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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