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문] 부산국제영화제 - 아나 아라비아 - 이해와 공존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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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와 공존의 이유
Ana Arabia
(아나 아라비아)
시암 하산이라는 기자는 유대인과 아랍인들이 공존하며 사는 공동체로 취재를 나간다. 골목골목 집들이 연결되어 있고 그는 그곳을 돌아다니며 인터뷰를 한다. 여기자는 느린 걸음으로 길을 걷는다. 그리고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기사로 낼만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여자는 동네를 돌아다니고 사람들을 만난다. 그는 이야기를 다 듣고 처음 들어갔던 곳을 통해 나와 공동체를 떠난다. 큰 사건이나 인물의 감정 동요를 일으킬 엄청난 반전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이야기를 말하고 들을 뿐이다.
이 영화에서 여기자는 질문하기보다 듣는다. 기자라는 직업을 생각하면 오히려 그가 계속 질문을 하며 이야기를 이끌어내고 기사거리를 뽑아내야 하지만 이 영화에서 기자는 듣는데 더 집중한다. 감독은 스크린을 통해 보고 있는 관객들처럼 여기자도 바깥의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 또한 공동체에 속한 사람이 아니라 커뮤니티 밖의 사람이기에 관찰자의 입장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했다. 그리고 관찰자의 입장에서 말해야할 부분이 있기에 거리를 유지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여기자는 충분히 그 공동체에 섞일 만한 이야기를 스스로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는 결코 이 커뮤니티에 속하지 않는다. 그는 끝까지 이야기를 듣기만 한다. 기자처럼 관객은 스크린을 통해 이야기를 듣는다. 기자와 관객이 같은 위치에 있다는 말은 이렇게도 해석할 수 있다. 듣는 것은 어떤 행위를 만들어낼 수 있다. 듣는 내용에 따라 청자는 듣기만 할 수도 있고 그에 따른 행동을 할 수 있다. 기자는 이야기를 듣고 공동체를 빠져나온다. 그는 들은 이야기를 토대로 기사를 쓸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관객도 이야기를 듣고 그것에 대해 또 다른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이야기를 통해 공존에 대한 행동을 할 수 있다. 이야기에는 많은 것이 담겨져 있다. 단지 흘려들을 만한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의 삶은 결코 완벽하지 않다. 언제나 불완전하고 위태롭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사람들은 살아간다. 영화는 또 다른 우리의 세상이다. 너무 완벽하지 않고 너무 잘 짜여있지 않다. 오히려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것이 더 우리의 세상과 가깝게 다가온다. 기자가 찾아간 공동체는 이 세상에도 있다. 영화 속의 공동체는 오히려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 모티프를 딴 것이다. 한편으로는 마구잡이로 싸우는 사람들이 있지만 서로 이해하고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어떻게 그렇게 살아가는가. 그들은 언제까지고 싸울 수는 없다는 것을 안다. 이 커뮤니티에는 서로 다른 배경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밖의 사람들처럼 서로 반목하고 싸우는 것이 아니라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다. 그들과 밖의 사람들은 다를 것이 없다. 서로 다른 종교, 출신, 배경의 사람들이다. 그런데 한 쪽은 싸우느라 바쁘고 한 쪽은 같이 살아간다.
<아나 아라비아>의 감독 아모스 기타이는 이스라엘 출신의 감독이다. 그는 처음부터 영화를 전공하지 않았다. 그는 건축을 전공했다. 그러나 전쟁을 겪으면서 이 사회에서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건축에서 영화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또한 그는 전쟁에 참전했던 경험이 있다. 전쟁은 사람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전쟁에 참가할 당시에는 당장 누군가를 죽이고 자신이 살아남는데 바빴을 테지만 전쟁이 끝나고 난 뒤에는 무엇을 위한 전쟁이었는지 회의감을 느끼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아모스 기타이가 영화로 전향하게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화에는 아모스 기타이 감독이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가 잘 드러나 있다고 생각한다. 그의 마스터클래스를 들었기에 더 그렇기 이해되는지 몰라도 영화에는 그가 하고 싶은 말이 다 담겨있다고 봤다. 물론 그는 영화를 볼 때 감독의 의도를 아는 것보다 관객의 해석이 중요하다고 말했지만 감독의 의도를 아예 무시할 수는 없기에 해석과 함께 의도가 잘 떠올랐다. 감독은 영화가 상영되기 전에 잠깐 무대에 올라와 이런 말을 했다. ‘영화를 찍기 전에 고향 하이파에 갔었는데 여러 다른 종교, 출신,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공존하는 방식을 터득해서 하나의 커뮤니티를 이루고 살고 있었다. 대화의 내용은 과거의 기억들을 더듬는 내용이기에 완벽하지 않다. 그것에서 찾아내는 해결책도 완벽하지 않다. 그러나 우리의 삶도 절대 완벽하지 않다. 그 안에서 서로 공존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감독의 말이 이 영화에 바로 담겨 있다. 영화는 대화로 진행되고 그 대화는 어떤 극적인 장치로 진행되거나 반전을 일으키지도 않고 사건을 만들지도 않는다. 기자는 말을 나누고 다시 공동체를 빠져나간다. 기자가 대화를 듣고 어떻게 할지 모르지만 그 공동체는 그들의 대화대로 서로 다른 사람들끼리 모인 그 공동체를 그대로 이끌어 갈 것이다.
이 영화의 처음 장면은 다음과 같다. 화면은 하늘을 비추고 있고 나뭇가지들이 얼기설기 보인다. 그리고 그 장면은 끝에도 나온다. 다만 그러다 공동체 전체를 비춘다. 그 장면이 나는 가장 인상 깊으며 이 영화를 말해주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하늘은 넓다. 하나의 나무에서 자라난 가지들은 제멋대로 자라난 것처럼 보이지만 일정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나뭇가지들은 싸우며 살지 않는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나뭇가지가 이리저리 돋아난 것처럼 모여서 살아간다. 그러나 사람들은 싸우고 피를 흘리며 자신의 자리를 넓히기 위해 애쓰며 산다. 이것이 바로 이해와 공존이 필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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