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 연극 리어왕과 메디아 온 미디어 - 고전의 현대적 재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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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4.24 / 2015.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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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리어왕’과 ‘메디아 온 미디어’ - 고전의 현대적 재해석>
-스즈키 다다시의 <리어왕>
스즈키 다다시는 일본 연극계의 거장으로, 그가 만든 배우 훈련법이 스즈키 메소드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에서 통용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서구권에서도 이를 받아들이는 사례가 있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연극을 많이 본 편이지만 거장이라 일컬어지는 연출가의 작품을 본적은 거의 전무후무하기 때문에 적잖은 기대가 되었다.
전체적으로 <리어왕>의 감상을 먼저 말하자면 매우 어려운 연극이었다. 흔히 한국에서 접할 수 있는 연극이 아니기에 극 전반의 분위기는 묵직했고 정적이며 생소함을 자아냈다.
우선 극은 리어왕이 휠체어를 타고 나타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 후 무대장치로 사용된 늘어선 문들로 등장인물들이 하나 둘 나타난다. 연출가 스즈키 다다시와의 만남의 시간을 통해 안 사실이지만 극 중 리어왕으로 등장하는 주인공은 가족의 연이 붕괴되고 병원 속에서 고독에 잠겨 있다가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노인이며 그 노인이 어떠한 과거를 살아왔는지, 그 노인의 회상과 환상이라는 형식을 빌어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을 무대화했다고 한다.
극의 전반에 자주 등장하는 간호사들과 리어왕의 곁에서 책을 읽어주는 간호사를 보며 나는 정신병원에서 노인이 상상하는 일이 연극 <리어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는데, 감독의 말이 실제 내 생각과 일치하는 부분이라 놀라웠다. 또 나는 모든 것이 병원 속에 있는 노인의 내면에서 흘러간다는 점에서 이 극이 표현주의극의 성격을 다소 갖고 있지 않나하는 생각을 했다. 원작<리어왕>의 일정한 구조를 따르고 있긴 하지만 가끔씩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이 나오고 개연성이 있으며 플롯이 탄탄하다고 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에 대한 생각을 좀 더 해봐야겠지만 그렇게 느껴질 만큼 극에서 플롯은 많이 무너진다. 앞 장면이 뒤의 장면과 연결되지 않는 것이다. 다시 말해 개연성이 없고 관객들에게 인물들이 어떤 행위를 하는 이유를 하나하나 설명해주지 않는다. 예를 들어 인과성을 가지고 스토리가 흘러가다가 갑작스레 리어왕이 혼자서 알 수 없는 말들을 한다거나 무대의 뒤쪽에서 간호사와 대화를 나누는 부분 등이 바로 그것이다. 장면과 장면이 매끄럽게 연결되는 것이 아니다. 이는 극이 현실과 상상, 연출가의 말을 빌리자면 문 안쪽인 정신병원이라는 세계와 무대 앞쪽의 환상의 세계를 넘나들기 때문이라고 설명될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인상 깊게 본 캐릭터는 리어왕과 간호사이다. 리어왕은 극 초반부터 아주 초라한 누더기 옷을 입고 나온다. 그에게 일어날 비극을 암시해주는 듯했다. 그의 행색 때문인지 초반부 딸들에게 재산을 나누어 주기 위한 질문을 하는 장면부터 위엄 있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극의 전반에서 리어왕은 슬프고 고통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리어왕은 자꾸만 현실과 환상을 넘나든다. 환상 속에서 그는 우리가 알고 있는 리어왕의 모습과 큰 차이가 없다. 한 번의 판단 착오로 인해 믿었던 딸들에게 배신을 당한 리어왕, 탐욕에 가득 찬 천덕꾸러기 노인네가 되어버린 그는 극의 후반부에서 고통에 찬 신음을 내는데 나는 이 부분이 매우 인상 깊었다.
또 극에서 특이한 등장인물은 간호사이다. 원작 리어왕에서 빠진 인물은 켄트인데 연출가의 말에 따르면 자신은 선한 인물을 좋아하지 않아서 넣지 않았다고 한다. 원작 리어왕에서 켄트는 선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켄트가 빠지고 광대도 보이지 않지만 스즈키의 리어왕에서 광대는 간호사로 재탄생한다. 무대 위 현실의 공간이 정신병원이라는 것을 감안하지 않는다면 간호사는 극에서 굉장히 이질적인 존재이다. 극의 배경과 전혀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출자는 광대 대신 간호사를 배치함으로 늙어 죽어가는 노인의 곁을 지키는 역할을 맡겼다. 지켰다는 표현은 어쩌면 정확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 노인의 죽음에 간호사는 상당히 수동적이다. 책을 읽어주거나 소통불가능한 말을 하기도 한다. 노인의 환상 속에 그리고 현실의 삶 속에 자신이 끼어들 여지가 없는 것이다. 그저 죽어가는 그를 서서히 지켜 볼 뿐이다.
또 간호사는 전체적으로 무거운 극 분위기를 약간은 유머러스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수염이 덥수룩한 남자가 간호사복을 입고 우스꽝스러운 말과 동작을 하는 것 말이다. 등장 그 자체로 의미를 알지 못해도 시각적으로 관객들에게 가볍고 유머러스한 인상을 남기는 것이다.
이 연극에서의 캐릭터는 성격을 분석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딱히 규정지을만한 모습이 없는 것이다. 리어왕의 이야기도 결국 노인의 환상 속의 한 부분이고 현실에서 노인은 그저 무기력하고 의미 없이 괴상한 말을 되풀이 할 뿐이다. 간호사 역시 마찬가지이며 나머지 인물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원작 리어왕의 등장인물들과 성격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무대 장치는 특별할 것이 없다. 미닫이문과 위쪽으로 올라가있는 들창문이 전부이다. 미닫이 문은 이 극의 배경이 서양적으로 보이게 하지는 않는다. 배우들의 의상은 서양적인 부분과 동양적인 부분이 적당히 믹스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의상에서는 리어왕의 셋째 딸이 돋보였다. 아버지를 사랑한다는 것을 꾸며서 말하는 탐욕적인 언니들과는 대비되는 의상이었다. 언니들이 화려한 또는 왕실 느낌이 나는 옷을 입었다면 셋째 딸은 수수하고 자연 색깔이 나는 옷을 입고 경건한 느낌의 미사포를 썼다. 이것만으로 셋째 딸의 사랑이 진실하고 더 자연스럽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연출가 스즈키 다다시가 재탄생시킨 <리어왕>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일까? 스즈키에 따르면 스토리의 전개를 환상이라는 형식으로 빌어 진행한 것은 원작<리어왕> 속에서 노인의 고독감과, 그로 인해 정신적인 평형 혹은 평정을 잃어버린 인간의 나약함, 비참함에 초점을 맞추어, 그것이 시대나 민족을 넘어선 보편적 사실이라는 것을 강하게 주장하려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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