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가르침을 가져다준 내 생의 최악의 순간, 단짝의 교통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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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가르침을 가져다준 내 생의 최악의 순간, 단짝의 교통사고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고3 막바지, 수능 40일 전에 나에게 감당하기 힘든 시련이 찾아왔다. 집과 꽤 떨어진 기숙사 고등학교를 다니게 해주는 유일한 힘이었던 친구들, 그 중에서도 밥 먹을 때나 정독실로 갈 때나 늘 붙어 다니던 내 단짝 @@가 학교 앞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중상을 입은 것이다.
@@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심각한 중상을 입어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생사가 불명했으며 그로부터 약 3개월 동안 의식을 잃게 되었다.
통학을 하는 친구들이 등교하는 길에 핏자국과 그 주변에 흰색 스프레이가 뿌려진 것을 봤다며 아침부터 호들갑이었다. 학생이라고는 하던데, 설마 우리학교는 아니겠지 하며 나는 그저 속으로 안타까워했다. 수업이 곧 시작되는데 이상하게 지각도 하지 않는 통학생 @@가 오지 않았다. 아무리 전화를 해도 받지 않았다. 선생님께서도 조례시간에 오지 않으셔서 직접 교무실로 찾아갔는데, 선생님들의 표정이 어두워보였다. 믿을 수 없었지만 나는 그 사고의 주인공이 @@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때부터 불안했던 마음이 충격으로 터져 나는 태어나서 가장 오랫동안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수능이 거의 한 달 남은 시점이다 보니 @@의 부모님께서는 우리들을 생각해서 선생님께 절대 알려지지 않게 해달라고 부탁하셨다고 한다. 동네 주민들로 인해 사고가 난 것은 바로 알게 되었지만 @@의 가족들도 연락이 되지 않고, 선생님들조차도 @@의 상태에 대해서 정확히 말씀해주시지 않으시니 나는 너무도 답답하고, 우울했다. 수능 3주전, 선생님께서는 @@는 대부분의 뼈가 골절되고, 뇌와 장기 손상으로 인해 죽음을 예상하고 있었지만 극적으로 뇌 수술이잘 되어 목숨을 구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해주셨다. 그리고 무의식상태라 언제 일어날지 모른다는 소식도 들었다. 슬픔, 안도감 그리고 감사함에 숨이 막힐 듯이 가슴이 요동쳐서, 남들 앞에서 눈물을 잘 보이지 않는 나는 처음으로 교실에서 목 놓아 울었다. 교실이 울음바다가 되었던 순간을 잊지 못할 것이다.
스트레스가 많았던 나의 고등학교 생활에 활력을 불어주고, 긍정적인 생각들을 전파시켜준 소중한 단짝이 갑작스레 옆에서 없어졌다는 사실은 나를 너무도 방황하게 했다. 하필 정말 중요한 시기에 이런 사건이 터져서 더욱 힘들었다. 수능 2주 전, @@ 어머니께서 처음으로 문자가 오셨다. ‘@@는 꼭 일어날 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거라. 지금은 너의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에 지금은 수능공부에만 충실했으면 좋겠고, 그저 빨리 회복되길 기도해줘. 병문안은 수능이 끝나면 왔으면 좋겠다. 수능 잘 치거라!’ 이 문자는 하루에도 수십번 요동치는 나의 마음을 다잡게 해주었다. 또한 그 후로 친구들과 매일 @@를 위한 기도를 했다. @@와 서로의 꿈 그리고 긍정의 에너지를 나누며 막바지까지 잘 달려왔는데, @@가 방황하는 내 모습을 본다면 더 슬퍼할 거란 생각이 들었다. 몸이 쓰러질 정도로 울고나니 더 이상 이러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부하고 싶어도 못하는, 수능치고 싶어도 못 치게 된 @@의 몫까지 다해야 한다는 생각에 그 때부터 다른 것들은 쳐다보지도 않고 미친 듯이 공부만하기 시작했다. 수능 전에는 컨디션 조절을 해야 해서 규칙적인 생활과 충분한 숙면을 해야 한다는 말 따윈 들리지도 않았던, 다시 해보라면 못할 것 같은 내 생의 최고의 집중력이었다.
수능이 끝나고 한 달반 후에 @@의 의식이 돌아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안정을 취해야 해서 다른 사람들을 못 만나게 하는 상태라 자신의 처지를 깨달은 후 너무 힘들어 할 것 같은 @@를 위해 매일 한 통씩 밝은 내용으로 가득 찬 문자를 보냈었다. 어느 날 장문의 답장이 왔다. 내가 @@의 상황에 있었다면 아마 하루하루 견디지 못할 절망감에 빠져있었을 텐데, 나는 @@의 다소 긍정적인 답변에 깜짝 놀라기도 하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자신의 처지에 정말 힘들어했지만,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는 그녀다운 답변이었다. 어머니가 읽어주시는 나를 비롯한 친구들의 문자를 보고 많이 힘을 얻었다고 했다. 그리고 너무 보고 싶고, 수능 끝나고 함께 하기로 했던 일들 못하게 되어 미안하다며 빨리 몸 회복되면 놀러가자고 했다. @@ 어머니께서 @@가 손에 힘이 거의 없는 상태지만 나에게 직접 쓰고 싶어서 오랜 시간을 공들여 쓴 것이라고 했다. 또 참았던 그리움의 눈물을 왈칵 흘렸다. 사실 아직도 착한 @@에게 온 큰 시련은 사실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
대학교에 입학가기 전, 5개월 @@를 만난 날을 잊지 못 할 것이다. 뼈밖에 없는 몸과 그렁그렁 맺힌 눈물, 삭발하게 된 머리 위에 쓴 모자 그리고 미소......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다. 이제는 가발 샀다고, 웃기지 않느냐며 사진까지 보내는 친구다. 아직 적응하기 힘들어 하지만 굳은 의지로 대학 수업을 들으러 가는 내 친구를 진심으로 존경한다.
@@는 내가 힘들 때 긍정적인 에너지를 나누어 준 친구고, 이번 사고로 인해 나를 더욱 성숙하게 만들어 준 친구다. 그런 내 단짝 친구에게 이제는 내가 더욱 큰 힘이 되어주고 싶다. 수능을 평소보다 못 쳐서 그런 것이겠지만, 내 인생을 바꿀 수도 있는 중요한 시기에 현실적으로 생각하지 못하고, 너무 절망에 빠져있었던 내 자신이 후회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를 보며 생각을 바꿨다. 수능 따위가 뭐가 그렇게 중요했는가. 이렇게 건강하게 공부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한다는 것을, 너무 불평이 많은 나였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주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조차 긍정적인 에너지를 내뿜는 그녀의 모습에 항상 큰 것을 배우고 있고, 닮으려고 노력한다. 비록 지금은 멀리 떨어져있지만 항상 연락하는 @@은 내 인생 평생의 동반자다. 자신의 인생을 너무 망쳐버렸다는 그 교통사고가 남은 오랜 @@의 인생을 더욱 보람차게 살아가게 될 밑거름이 되리라 믿는다. 내 생에 최악의 아픔이었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 훨씬 성숙해지고, 더욱 강해질 우리임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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