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장르연구 - 장르분석보고서 양들의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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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장르연구 - 장르분석보고서】
필름 느와르로 푼
조나단 드미의 <양들의 침묵>
Ⅰ. 들어가는 말 - 왜 양들의 침묵인가, 그리고 왜 필름 느와르인가?
<양들의 침묵(1991)>은 어린 시절 작은 방의 낡은 TV로 주말의 명화들을 섭렵하던 시절부터 좋아하는 영화로 손에 꼽던 영화 중 하나다. 많은 사람들이 규정하듯 나 역시 <양들의 침묵>을 그저 별 다른 의심 없이 “스릴러” 혹은 “공포 스릴러”라고 규정하곤 했다. 그런데 얼마 전 공포영화의 억압에 관한 수업 중 이남진 선생님께서 “느와르”에 관해 잠시 이야기해 주시는 걸 들으면서 지금껏 스릴러로만 여겨왔던 이 작품의 느와르적 측면에 대해 분석해보고 싶어졌다.
필름 느와르(Film Noir)에 관한 설명 중 다른 무엇보다 관심이 갔던 것은, 스릴러가 범인을 좇아 밝혀내가는 과정에서 관객으로 하여금 스릴감을 느끼게 만드는데
목표를 두는 반면, 느와르는 주인공 혹은 악당의 정체성(identity)에 대한 관심을 표명한다는 점이었다. 2005년 가을학기에 심리학 수업에서 <양들의 침묵>에 드러난 다양한 심리학적 요소들(특히 주요 인물인 스털링 요원과 닥터 한니발, 연쇄 살인범 버팔로 빌의 욕망과 억압 등)을 분석해 발표했던 적이 있기에 이 정체성의 문제는 나에게 있어 매우 흥미로운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여기서 <양들이 침묵>이 지니는 느와르적 특성들, 그 중에서도 특히 등장인물의 정체성과 관련된 특성들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Ⅱ. 필름 느와르(Film Noir)
토마스 샤츠는 『헐리우드 장르의 구조』에서 “필름 느와르 그 자체는 특정 장르나 정형화된 스토리보다는 확연한 영화적 스타일과 특정한 역사적 시기와 관련된 시각과 주제의 관습 체계”라고 설명하고 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접한 어떤 글에서는 필름 느와르를 두고 ‘범죄를 다루고,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 강한 음영, 반 영웅적 주인공이 등장하는 영화’라 규정하면서도 최근 그 의미가 많이 희석되어서 어두운 분위기의 범죄 영화들을 통칭 적으로 느와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밖에도 <영웅본색>으로 인해 제창된 홍콩 느와르라는 표현이나 최근 <우아한 세계>를 생활 느와르라고 일컫는 등, 많은 영화들에 ‘느와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 것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장르로서의 “필름 느와르”는 단순히 영화의 소재나 스타일만으로 규정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나는 강조하고 싶다. 단순히 형식적인 측면, 스타일적인 측면에서 범죄 영화를 접근한다면 수많은 영화들이 느와르로 분류되기도 하고, 또는 호러나 스릴러로 분류되기도 할 것이다.
필름 느와르는 영화의 스타일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등장인물의 캐릭터, 갈등을 풀어나가는 방식, 영화가 바라보고 있는 세상에 대한 시선 등 내용적이고 심층적인 측면에서 규정되어야 할 장르이다. 어두운 화면과 음영의 대비, 결핍된 구석을 지니고 있는 주인공 등 느와르의 대표적 스타일이 단순히 표상적인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감독이 영화를 통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세계와의 관계성에 대한 고찰과 함께 설명될 수 있을 때 그 영화는 진정한 의미에서 “필름 느와르”라는 장르로 구분지어질 수 있다.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필름 느와르로 규정될 수 있는 것은, 그가 사용한 조명과 색감, 공간, 구도, 카메라 기법적인 측면이 이우진과 오대수, 그리고 미도에까지 이르는 등장인물 개개인의 자아 정체성에 관한 심도 있는 논의와 강한 연결고리를 이루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Ⅲ. 느와르로써의 <양들의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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