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감상문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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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이 영화는 거의 10여년이나 지난 오래된 영화이다. 이 영화가 나올 때는 나는 매우 어렸고 지나가는 말로 들었던 영화이다. 이번 과제를 하게 되면서 장애에 관련된 영화를 생각해 보았다. 아는 사람을 통해 굿 윌 헌팅이랄지, 내 이름은 칸이랄지 이런 저런 영화를 추천받았지만 뭔가 모르게 하나씩 부족했다. 그 때 우연히 지인을 통해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라는 영화를 추천받았다. 아니 추천이라기보단 줄거리를 대충 듣게 되었는데 그냥 이 영화를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체마비에 걸린 소녀와 인기 많은 남자의 사랑이야기 뭔가 많은 것을 건질 수 있다는 느낌이 들었고 그렇게 영화를 보게 되었다.
츠네오는 야간 마작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학교에서는 나름 인기가 있어 학교에서 인기 있는 여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 나간다. 츠네오의 동네에는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할머니가 있는데 그 유모차에는 마약이나 보물이 들어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돈다. 츠네오는 우연히 그 유모차의 진실을 알게 된다. 그 유모차에는 하체를 사용할 수 없는 ‘조제’가 타고 있다. 할머니는 다리가 불편한 손녀를 위해 유모차로 조제를 산책시켜주던 것이었다. 그렇게 조제를 알게 된 츠네오는 오다가다 조제와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그렇게 그들의 사랑은 커져간다. 하지만 그렇게 사랑을 하던 둘은 결국 다시 이별을 한다.
이렇게 어찌 보면 단순한 사랑 이야기이다. 나름 인기 있고 평범한 남자, 그리고 유모차로 산책 받는 조금은 평범하지 않은 여자. 신데렐라 모티브는 아니더라도 그들의 사랑은 뭔가 일반 사랑과 다르다. 그렇다면 왜 그런 하체장애를 가진 조제와 평범한 남자인 츠네오의 사랑을 그렸을까? 그리고 그들은 왜 헤어졌을까?
조제와 츠네오의 사랑은 보통의 사랑이 아니다. 그렇다면 왜 보통의 사랑이 아닐까? 그것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사랑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내가 영화를 보고 처음 느낀 생각이다. 그렇다 감독은 이런 시각을 하는 우리의 모습을 재조명하기 위해 이런 설정을 한 것은 아닐까? 다른 영화의 경우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사랑은 대체적으로 불행하고 고난이 많으며 한쪽의 희생과 동정으로 나타난다. 사랑 이야기만이 아니더라도 장애인이 다뤄지는 영화는 그러한 성향을 내포한다. 하지만 여기 나오는 츠네오는 조제에 대해 동정심으로 다가서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들에게 장애로 인한 고난이 찾아오지도 않는다. 그냥 그들은 만나고 대화하고 평범한 남자와 여자로써 사랑에 빠지고 다시 또 그렇게 이별을 맞는다. 그들의 사랑은 장애와 비장애의 문제가 아닌 그냥 사람의 사랑이다. 하지만 이러한 그들의 사랑과 달리 주변에서는 심지어 할머니마저 조제의 장애에 대해 신경 쓴다. 조제의 할머니는 초반부부터 조제의 장애 때문에 조제가 사람들을 만나지 못하게 하고 조제가 스스로 하는 것을 반대한다. 그래서 츠네오의 방문도 달가워하지 않는다. 정작 장애를 가진 ‘조제’는 나가고 만나고 알고 싶어하지만 할머니가 그것을 가로막는다. 상처받지 말라며 그것을 막는다. 이러한 모습은 장애인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와 상통한다. 장애인 자체는 스스로의 삶을 비관하지 않고 도전하고 알고 싶어 하며 세상과 소통하고 싶어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비장애인인 우리들은 때때로 그들이 힘들 것이며 그들에게 그들만의 세상을 준다는 이름하에 그들이 상처받지 않아야 한다며 그들에게 선을 그어둔다. 물론 예전처럼 그 선이라는 것이 그들을 부정적인 태도로 차별하는 그런 선은 아니더라도 이미 그러한 선을 긋는다는 행위 자체에 차별이 들어 있다. 그렇다 아무도 그들에게 그들의 의견을 묻지 않는다. 정책에서도 그들의 의견을 묻지 않는다. 정말 그들이 따로 교육받고 싶어 하는지, 그들이 도전하고 실패하는 것에 상처 입는 것을 두려워하는지 그런 것을 묻지 않는다. 단지 우리가 추측하고 그러지 말라며 그들을 위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것이 정말 옳은 것일까? 할머니가 조제를 위해 조제를 집에서 키우는 행위가 조제에게 행복을 안겨주었을까? 오히려 조제는 츠네오와 만나 사람과 사람의 사랑을 나누며 행복해한다. 그것은 츠네오와의 이별에서도 크게 변하지 않는다. 물론 이별의 슬픔이라는 것이 없지는 않지만 츠네오와의 이별 후에도 스스로 잘 살아간다. 이미 그럴 준비가 되었다는 듯이. 그처럼 세상에 동등하게 나서서 동등하게 상처입고 동등하게 살아갈 자격이 그들에게는 있다. 오히려 그들에게는 그들에게 장애인이라는 명칭아래 우리와는 다르다는, 그래서 보호해야 한다는 그런 시선 자체가 더 큰 짐이 될 수도 있다. 작품에서 츠네오를 좋아하던 학교친구는 조제를 찾아와 ‘네가 다리를 못 쓰는 게 부럽다.’라고 한다. 하지만 조제는 ‘그럼 너도 자리를 잘라’라고 한다. 그 여자는 조제에게 너가 장애인이라 동정받아서 부럽다고 하지만 조제는 츠네오가 나의 장애 때문에 날 동정하는 것이 아닌 여성으로써 사랑한다는 것을 알기에 그런 말을 할 수 있다. 이처럼 작품에서는 츠네오와 조제의 사랑에 반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시선이 곳곳에 등장한다.
비록 내용이 치밀하거나 너무나 새로운 소재는 아니지만 평범한 소재 속에서 조금은 특별한 사람들을 통해 이 영화는 지금까지 무의식중으로 당연하다는 듯이 해왔던 사람들의 태도에 대해 지적한다. 영화를 처음 보기 전 나도 당연히 장애인에 대한 애틋한 사랑 내용일거라는 생각을 하며 영화를 보았고 그렇기에 처음엔 그들의 행동들이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생각해보니 그들의 행동이야말로 진정한 것이었으며 그렇기에 그들의 이별도 비극적이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별이 비극적이지 않다는 것도 모순이며 의도된 장치라고 볼 수도 있지만 어찌됐든 그들은 행복했다. 나도 지금까지 장애인들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도 없었고 불쌍하다고만 생각했다. 그래서 그들이 받는 혜택이나 지원같은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들이 힘든 만큼 세금을 통해 그들을 지원하는 것이 나쁘지는 않다. 하지만 그러한 지원이 단순히 ‘그들은 능력이 없으니까. 이게 아니면 살기 힘드니까. 우리처럼은 못 할테니까.’라는 생각이 아닌 이러한 지원을 통해 그들이 그들의 삶을 개척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우리와 다른 신체적 정신적 결함을 가지고 있는 그들이기에 순전히 우리와 똑같은 마음으로 바라본다는 것이 당장에 이루어지진 않겠지만 그것들도 단순히 다른 것이고 다름은 세상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것이다. 단지 그 다름이 익숙하지 않을 뿐이다. 그렇기에 다름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그 다름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서로가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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