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갔나요 구보씨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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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3.29 / 2015.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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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갔나요 구보씨?
- 연극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 관극평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은 1934년 『조선중앙일보』에 연재된 박태원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연극이다. 일제 강점기 시절 소위 ‘모던보이’로 불리던 경성 지식인의 무기력함과 일상을 그려낸 원작은 박태원 특유의 고도로 발달된 소설적 기교로 모더니즘 작가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 명실공히한 명작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연극은, 국문과 학생이라면 호기심에서라도 관람을 할 법 하겠지만, 연극 관람에 앞서 드는 호기심은 들뜬 호기심이 아닌 ‘불안함’에 기초한 호기심이었다. 연극은 지금 바로 여기에서 일어나는 운동의 총체성의 예술이 아니었던가. 소설 속 구보는 끊임없이 경성을 걸어다니고, 그 과정에서 보는 광경이나 인물들에 대한 사유를 하는 ‘걸어다니는 박태원’을 보여주는 인물이 아니던가. 그가 소설 속에서 생각하던 많은 것들을 도대체 어떤 식으로-설마 그냥 대사로 때우지는 않겠지- 눈 앞에서 펼쳐낼 지 그저 불안했을 뿐이다.
관람을 하고 나설 때, 이러한 불안함은 맞아 떨어졌다고 생각되었다. 이 연극은, 아니 마치 수업시간에 보았던 「오이디푸스 왕」연극을 카메라로 찍어낸 것 같은 죽어버린 연극은 박태원이 누구이고 원작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서 만든 듯 작위적이고 안쓰러웠다. 조금 더 신랄하게 ‘비난’을 하자면 참가에 의의를 가지는 운동선수들과도 같다고나 할까. 박태원이라는 신을 모시는 어린 양들 같다고나 할까.
이 연극은 도대체 원작을 어떻게 각색할 것인가를 고민한 흔적이 없다. 이것이 내가 원작 소설을 알고 박태원과 김기림과 이상에 대한 나름대로 가지고 있는 선입견 때문이라고 돌려세우기에는 너무나도 고민한 흔적이 없다. 원작의 문체를 구어로 했을 때의 어색함, 원작 소설의 위대함에 눌려 그것을 설명하기에 바쁜 모습은 정말이지 아무리 할인가래도 이것을 내가 돈을 내고 봐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거기에 이 연극은 그렇게 설명하고 끼워맞추려고 애쓰는데도 불과하고 무엇을 얘기하려고 하는지, 원작과 연극의 주제의식이 서로 핀트가 안 맞는다고 생각된다. 원작에서의 주제의식은 일제 강점기라는 시대적 상황속에서 지식인이 주변을 살피며 그로 인해 자신을 탐구하는 모더니즘적인 작품인데 반해 이 연극은 엉뚱하게도 ‘결혼을 하지 못한 구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결혼이라는 것이 마치 그 당시 사람들이 추구하는 행복의 제 1원칙같이 느껴졌으며, 아예 결혼은 행복이라고 직접적으로 못박기까지 하였다. 그렇지만 오히려 소설원작에 대한 설명보다도 빈약하게-어쩌면 아예 설명이 없는 것인지도- 이루어져 있고 그로 인해서 관객은 전혀 결혼이 행복의 원천인지에 대해 설득되지 못하게 된 것이다.
무대장치로 어느 정도 넓은 경성의 모습을 재현하는데는 성공한 듯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진짜 경성이구나’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고, 이것이 의도라면 할 말 없겠지만 오히려 위화감이 드는 것도 지울 수 없는 생각이였다. 전체적으로 기대지평에 전혀 미치지 못한 연극이라 결론으로 종합할 생각조차 들 지 않는다. 다음에 또 다시 이 소설이 원작이 되어 연극이 만들어진다면, 연극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으로 연극만이 가지는 독창적인 주제가 녹아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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