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 교사와 학생사이, 내 생각과 내 자신과의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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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3.29 / 2015.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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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와 학생사이’, ‘내 생각과 내 자신과의 사이’
교
사와 학생사이? 책의 제목에서 풍겨져 나오는 궁금함과 어색함에 내 눈을 이끌었다. 과연 교사와 학생사이의 무엇을 끄집어내고 말하려고 했는지 내 머리까지 복잡하게 한 책이었다. 처음 예상으론 갈등이 심해져만 가는 교사와 학생사이의 해결책을 제시해 주려니 하고 막연히 잡은 이 책을 통해 이제 교사가 될 내 자신을 다시 한 번 가다듬고 정리를 해본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교사와 학생사이는 무엇을 의미하고 그 안에 무엇을 담고 있을까? 내가 교사의 꿈이 없었던 어린 시절을 생각해본다. 어느 하나의 의미로 결정지을 수 없게 교사마다 달랐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선생님께는 한없는 고마움과 미안함이, 또 어느 교사에게는 섭섭함과 미움만이. 내가 이렇게 생각을 하듯 이 책은 어떠한 결과를 가져오게 하기 보다는 자신을 비추어 생각해보게 함이 아닐까 생각을 한다.
대학교 1학년 2학기, ‘교사론’이라는 수업을 들었을 때, ‘나는 어떠한 교사가 되고 싶은가?’에 대해서 글을 썼던 것이 기억난다. ‘나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가르치는 교사가 될 것이다.’ ‘나는 아이들에게 가족과 같은 교사가 될 것이다.’ 정말 많은 내 포부와 희망을 썼지만 솔직히 내가 가장 진심으로 쓴 나의 교사상의 이상향은 ‘나는 인정받는 교사가 될 것이다.’이다. 그 때의 생각으로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교사는 사랑하는 마음만으로는 좋아하는 교사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만으로 좋은 교사가 될 수 있다면 우리가 배우는 교과목은 정말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교사는 아이들을 인성적인 면뿐만 아니라 지식적으로 또, 작은 사회에서 큰 사회로 나가 성장할 수 있도록 사회적으로도 많은 부분을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했다. 특히나 초등학교에서는 말이다. 나에게 능력 있는 교사라 함은 아이들을 통솔할 수 있는 능력과 또 교과에 대한 반전문가적인 지식, 그리고 자신만의 특기나 매력으로 아이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능력을 생각한 것이다. 어느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할 때 얼굴이 잘생기고, 키가 크다고 해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만의 매력을 느끼는 것으로 사랑이 시작되듯이, 아이들에게도 교사 자신만의 매력과 향기로 아이들에게 다가갈 때 아이들은 더욱 교육에 흥미를 느끼고 교사를 따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학에 와서 한 음악교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해주셨다. “음악을 좋아하는 학생이 있고, 음악을 싫어하는 학생이 있죠? 그것은 천성적으로 음악의 좋고 싫음을 가지고 태어난 것이 아니라 어렸을 때 교사가 어떻게 음악을 가르쳤느냐에 따라 아이들의 흥미도 또한 달라진 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정말 재미있게 음악을 가르쳤다면 아이들을 음악을 좋아할테고, 컴퓨터로 반주를 틀어놓고 노래만 부르게 하는 수업만을 받아온 아이들은 당연히 음악을 따분한 것이라 생각하고 부담되는 것이라 생각할 수 밖에 없죠.” 많이 와 닿는 말이었다. 그만큼이나 ‘아이들에게는 교사가 매우 영향력이 큰 사람이구나!’ 하고 말이다. 하지만 조금 씩 조금 씩 내가 대학을 다니고 또한 내가 교사가 됨에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짐에 따라 나의 이상향과 마음도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능력을 인정받아 아이들에게 내 능력까지 전해주고 싶었던 나는 커다란 꿈이 아닌 아이들에게 교사라는 이미지로 남기만 했으면 한다. 교생실습을 나가고 또 교육과 관련된 많은 영상을 보더라도 아이들에게 교사라는 이미지로 남는다는 것이 교사로서 참 의미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교사가 될 우리의 입장에서 모든 아이들에게 희망과 꿈을 주고 따스한 손과 가슴으로 대하는 것이 당연하고 그것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지만 교사도 사람인지라 자신의 마음과 이성에 맞지 않게 행동하게 될 때도 생기게 될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좋은 교사, 따뜻한 교사의 이미지로 남겠다고 하는 것은 매우 큰 꿈이자 교사들의 이상향이라고 하겠다. 하지만 난 다르다. 어느 누군가에게는 좋은 교사의 이미지로, 어느 누군가에게는 나쁜 교사의 이미지로 남더라도, 내가 가진 교사라는 직업의 의미를 살리기라도 했다면 난 그것에 만족할 수 있는 소박한 교사가 되고 싶다.
내 자신을 되돌아본다는 좋은 방향이 존재하는 반면에 나는 정말 이 책을 마음에 담으며 불쾌함과 또 의아함을 지울 수 없었다. 가장 먼저 불쾌함을 나타낸 부분은 아이들에게 대하는 교사의 행동과 말이었다. 나도 아직 교사가 되어 아이들과 대면해 보지 못했지만 이 책에 나와 있는 적나라한 교사의 말과 행동은 정말 이해하기 힘든 것들이었다. 분명 좋은 예들도 있었지만 그 좋은 예들도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정답들이고, 그 정답들을 단순히 우리가 모르는 사람의 이름으로 제시해 놓았다는 생각이 많았다. 과연 우리는 적절한 방법으로, 정당한 방법으로 교사가 되고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것인가? 난 이 책을 읽으며 교사의 의무를 되돌아보고 교사를 채용하는 시험인 임용고시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 책을 읽은 모든 교육대생들은 ‘어떻게 이런 사람이 교사가 됐지?’ 라는 생각을 안 한 사람이 없을 정도로 교사의 자질에 의문이 생겼다. 그리고 그 문제는 그들 자신의 문제뿐만이 아니라 사회적이고 교육적 제도에도 문제가 있음을 말하고 싶다. 사회적교육적인 관점에서 같이 볼 수 있는 이것은 책을 읽기 전부터 스스로의 생각할 점이었지만 책을 읽으며 더욱 의아하고 불쾌했던 것이다. 과연 우리는 교사가 되는 자격을 갖추고 교사가 되고, 그 절차 또한 교사가 됨에 적합한 것일까? 책 중간에도 읽다보면 교사들의 대다수가 ‘초등학교에서의 학생들과의 어려움을 만났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대학 강의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을 했다고 나와 있다. 과연 우리는 어떠한 교사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는가? 우리는 이것들에 대해 신중히 생각해봐야 할 입장이 아닌가? 교사가 될 사람이라면 누구든 생각해봤을 것은 ‘교사는 사랑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교사에게는 능력이 필요한데, 과연 그 능력이 우리 대학에서 가르치는 지적능력만으로 가능한가? 교사로서의 기본이 바뀌어버리는, ‘지적능력이 기본이고 아이들을 사랑으로 대하고 이해하려는 건 각자 교사마다의 개인차가 심한 능력이다.’로 변질되어 가는 이 상황을 더욱 심각하게 하는 문제가 요즘 발생되고 있다. 바로 전국교육대학교 통폐합문제이다. 교육대학교에서는 특정목적대학교라는 이름이 붙어 다니는 특목대학교였던 것이 사실이다. 그만큼 아이들을 가르치는 기술이 전문적이라는 것과 4년제인 것도 그만큼 대학에서 배워야 할 것이 많다는 의미도 된다. 하지만 통폐합이 되어 다른 과로 들어왔던 학생들이 단순히 자신의 생계를 목적으로 교사라는 직업에 발을 딛을 수 있다는 그 사실이 반가운 일인 것일까? 지금 교대를 다니고 있는 교육대학교생이라고 해서 이러한 자세를 가지지 않은 사람이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사람을 많이 들여보낼 수 있는 문이 생겨버린다는 사실부터가 우리 학생들의 미래에 문이 닫혀버린다는 생각뿐이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교사의 선택에 신중하지 않는다면 더욱 어두워질 우리학생들의 미래는 불 보듯 뻔하다.
또 이 책을 읽으며 떠올랐던 것은 내가 교생실습을 나갔을 때이다. 과연 그때 나는 무엇을 보았고 이러한 점들을 발견하지 못했는지를 말이다. 1학년, 2학년 두 번의 교생실습 책을 보며 다시 그 때의 생각을 짚어보았다. 첫 번째 만났던 아이들과 선생님은 나에게는 더 없이 좋은 사이였던 것은 확실했다. 하지만 그들 사이는 매우 엄격하고 굳어져있었으며, 두려움이었던 것이 생각난다. 교사가 아이들에게 강압적으로 대하는 모습이, 아이들을 학대하는 모습이 내 눈에 보였기도 했던 1학년 때의 교생실습은 어쩜 처음이었지만 현실적인 문제가 나에게 직접 다가오고 느꼈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 진정한 교사가 아닌 예비교사로 두 번째 아이들을 만난 것이었지만 분명 첫 번째와는 달라진 나를 발견할 수가 있었다. 처음에 아이들이 나에게 얼마나 관심 있는 가를 관찰했었던 반면 두 번째는 ‘어떤 학생이 소외되는 구나’라든지 ‘아이들의 지나친 장난과 관심에는 내가 이렇게 대처하고 행동해야 하는 구나’하고 달라진 것이다.
‘책을 읽으며 공감가지 않았던 부분이, 내가 예비교사의 입장이 아닌 진정한 교사가 되었을 때는 공감가지 않을까?’하는 왠지 모를 불안감이 엄습하긴 했지만 그 상황에선 나는 이렇게 대처하지 않을 거야, 아니면 이렇게 대처해야지 하는 부분이 마음에 새겨지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그리고 다시 훑어보니 같은 얘기가 반복되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판단하는 말을 하지 말 것.’, ‘상황에 대해서 초점을 맞출 것.’ 이걸 외우고 있다고 해서 이러한 행동들이 단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내가 현장에서 경험하면서 익혀지는 것이 훨씬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기본 원칙을 마음에 담아두고, 말할 때 늘 신경 쓰고 반응을 살피면서 다듬어야 할 기술. 바이블로 삼겠다는 마음까지는 아니였지만 내가 교사로서 읽어봤어야 할 책 인듯하여 오랜만에 어금니 물고 꽤 몰입해서 읽었던 책이다. 물론 다른 나라의 책이다 보니 문화가 달라 수긍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또, 제시된 예가 너무 부자연스러워 보이기도 했다. 예를 들어 칭찬의 말로 이런 글이 있었다. “네 보고서에서는 지적인 중량감이 느껴져. 그걸 읽고 그 의미의 무게를 놓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야.” 꼭 이렇게 하라는 건 아니지만, 이런 말을 학교에서 한다면 ‘이 선생님, 뭐지?’라는 반응이 나올 것만 같았다. 또 한편으로 생각한다면 이런 말을 들었을 때, ‘감사합니다, 선생님’ 이라는 말을 나올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우리의 끊이지 않는 과제고 임무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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