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feminism에 관한 소설 감상문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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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3.29 / 2015.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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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feminism에 관한
소설 감상문 쓰기)
이 책을 읽기 전에 나는 한참을 생각했다. 과연, 페미니즘이 무슨 의미인지를.. 그리고는 인터넷을 뒤적거렸다. 마침 거기엔 딱딱하게 정의 내려져 있는 한 문장이 있었다. 여성억압의 원인과 상태를 기술하고 여성해방을 궁극적 목표로 하는 운동 또는 그 이론이라고 말이다. 솔직히 난 이 말의 뜻을 잘 몰랐었다. 그래서 나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란 책 한권을 골라서 읽게 되었다. 그 후 난 이 책으로부터 페미니즘은 무엇이다. 라고 딱 정의 내려서 이해 하기 보다는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내 나름대로의 느낌 그 자체를 페미니즘 이구나 라고 여기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난 이 단어를 입으로 말하기 곤란하니 만큼 어렵다. 아마 다른 이들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그럼 지금부터 이렇게 어려운 말을 잘 이해하게 해 준 고마운 책 한 권을 소개하려고 한다. 먼저 이 책에는 영선, 경혜, 혜완인 이 세 여자 주인공들과 그 주위의 주변인물들이 등장한다. 페미니즘 소설이니 만큼 세 여자에 인생을 그린 책이다. 내가 이 책을 편 순간 첫 페이지 첫 번째 줄에는 이런 문장이 쓰여 있었다. 전화벨은 어둠 속에서 혼자 울리고 있었다. 여기에서 나는 이 구절이 앞으로 인물들이 보여주게 될 전반적인 분위기를 알 수 있었다. 이 문장은 아마 제목과도 같은 분위기였고, 또한 현재 문제되고 있는 페미니즘의 현실과도 같은 느낌이었다. 이들 세 여자는 대학교 때부터 단짝 친구였었으며, 저마다 똑똑하고 강한 여성이라고 자부했던 영선이와 경혜와 혜완이는 결혼과 사회에 편입되면서부터 각기 시련을 겪게 된다. 대학 때는 한창 한 선배와 셋이서 서로 엮이게 되는 일들도 있었지만, 이제 이들은 서른 한 살로써 다들 결혼한 기혼녀가 되었다. 그래도 그 중에서 제일 얌전하다고 하는 영선이 얘기를 하자면.. 그녀는 박 감독이라는 유명한 영화감독과 결혼을 했고, 아이들도 둘이나 있다. 어느 날 하루는 박 감독이 영선이가 친정에 간 사이에 일을 핑계 삼아 집에 여자를 데려온 것이었다. 하루가 지난 후 영선이는 집에 돌아왔고, 마침 그 여자가 자기의 침실에 누어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아마 어느 여자나 그렇듯이 그 상황에서 가만히 있을 여자는 없을 것이다. 영선이도 그러했다. 하지만 박 감독과 그 여자는 인간으로서의 양심의 가책 하나 없이 단지 일 때문이라고 떳떳하게 의사를 밝히면서 오히려 영선이를 미친 여자 취급하였다. 그 후 영선이는 자신의 본연의 모습을 잃고 자살을 시도해 온 몸에 칼 화상을 입은 채 병원에 실려 갔다. 이 소식을 들은 경혜와 혜완은 병원으로 달려왔지만 영선은 그 자리에서 퇴원을 하였다. 영선은 그 이후로 알코올 중독으로 병원에 들락 날락 거렸으며, 혜완의 집에 얹혀 살면서 일주일에 한번씩 아이들을 만나는 생활을 하게 되었다. 원래 영선이는 이런 생활을 하기 전엔 영선이는 자기 엄마처럼 되고 싶지 않아 항상 다짐 하고 다짐 하며 남편에게 최고의 대우로 대접했고,(참고로 영선이의 어머니는 돈 한 푼 벌지 못하는 아버지 대신 매일같이 일하셨고, 그녀의 아버지는 무능력자인 데다가 평소 때 어머니를 괴롭혔다가, 중풍에 걸려 어머니 옆에 누어있게 되었다. 하루는 그녀의 어머니가 아버지의 목을 졸라 죽이는 장면을 보게 된 후로 영선이는 어머니를 증오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나중에 영선이 이혼하면서부터는 자기의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 파출부를 하면서까지 아이들과 남편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또 조금씩 돈을 모아 남편의 회사일로 해외로 나가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거의 현모양처 겪인 것이었다. 그래서 경혜와 혜완은 지금 그녀를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영선이 아이들과 만나고 헤어지게 되는 날이면 혼자 우울함에 빠져 셋이 모여 종종 술을 먹곤 하였다. 그녀들은 대학교 때 술과 담배는커녕 아무것도 모르는 순둥이들 이었지만, 결혼생활 후 힘든 나날들이 계속되면서부터 술과 담배를 하나하나씩 배워 나간 것이었다. 이런 술자리에서 언젠가 영선이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불행이 무엇인지 모욕이 무엇인지, 생이라는 게 얼마나 불가사의 하고 고통으로 가득 차 있는지 느껴본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싶어! 그들에게는 내 말을 들을 귀가 있을 거야 라는 말을 했을 때 그제 서야 영선이가 고통 받고 있다는 것을 경혜와 혜완은 깨달았다. 또한 나도 그때 알게 되었다. 여자만이 결혼생활을 하면서 받게 될 상처들이 얼마나 큰지를... 남자는 모를 여성만이 느끼는 그런 것들 말이다. 이런 고통은 영선이 뿐만이 아니었다. 경혜 얘기를 하자면.. 경혜도 남편과 그녀의 아이들과 오랫동안 살아왔었지만, 그녀의 남편에게 여자가 있다는 건 한 참 후에야 알았다. 자기의 가정만큼은 누구 못 지 않게 믿고 있던 경혜는 너무나도 큰 충격을 받아서 그래도 이혼한 경험이 있는 혜완에게 속마음을 터놓게 되었다. 이 둘은 예전에 있었던 얘기들을 섞어 가면서 이야기 했지만 주로 경혜가 자기 남편과의 이혼에 관한 얘기를 했고 혜완은 그 얘기를 받아주는 입장이었다. 한창 이혼 얘기를 하던 중 경혜는 어차피 살거~ 하면서 혜완이는 절대로 안살아~라는 말을 주고받았고, 또 그 때 경혜가 혜완에게 이혼에 대해선 넌 무모하고 난 그렇지 않아. 라는 말을 했다. 이 말이 끝나기도 전에 혜완이는 대학생 때 벤치에서 셋이 실컷 웃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혜완은 절대로, 라는 말을 경혜는 어차피, 라는 말을 그리고 영선을 그래도, 라는 말을 자신들도 모르게 자주 사용하고 있다는 걸 이야기하면서였다. 한편 이 책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둔 주인공 혜완이는 이 두 여자와는 또 다른 아픔을 가지고 있었다. 혜완은 남편과 연애로 결혼하여, 혜완의 부모님에 못 이겨 남자 아이인 헌이를 낳게 되었다. 안타깝게도 지금은 그 소중한 아들을 잃게 되었지만 말이다. 헌이를 잃은 순간 모든 사람들은 혜완 에게만 질책을 했고, 그 후 혜완은 아이들만 보면 아이를 잃은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되었다. 혜완은 두 여자보다 먼저 이혼을 하여 지금은 소설 쓰는 일로 밥벌이를 하며 생활하고, 현재 선우라는 애인이 있다. 혜완이 전 남편인 경환과 생활할 때에는 혜완 자신의 의지는 무시된 채 경환에게 모든 것을 맡겨야 했으며, 경환이 성을 요구하면 무조건 해 쥐야 하는 등의 혜완 에게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생활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혜완은 일찍이 남편과의 인연을 끝낼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주위에서 선우와의 결혼 설 까지 나온 상태이지만 정작 둘은 깊이 사랑하는 사이는 아니었고, 단지 성적인 욕구나 외로움만을 달래기 위한 그런 그런 관계인 것이었다. 하지만 이 둘의 관계는 이런 상태에서도 오래 지속 되지 못했다. 왜냐하면 혜완이 선우의 누이 되는 문연우 라는 사람과 만난 그 이후부터 혜완은 선우와 만남을 자주 갖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자와 여자와의 대화 였음 에도 불구하고 혜완은 연우 앞에서 떳떳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누구나 다 그렇듯이 약자는 언제 어디서나 떳떳하지 못한 것 이기 때문이다. 예전에 혜완의 어머니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어미같이 집구석 무지렁이는 되지 말고 넓은 세상에 가서 당당하게 살아라. 자기 일을 가지고 살아라 여기에서 나는 혜완이가 사는 현재의 모습들이 그녀의 어머니가 얘기한 것과 비슷한 면이 조금이라도 있는지 의심스러웠다. 또 나와 자신이 나약하게만 살아와서 이제는 좀 바꿀 필요가 있는 많은 여성들도 지금 현재의 모습에서 이런 모습이 조금이라도 나타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앞으로 여성들이 무엇을 어떻게 하며 살아가야 할지 꼭 한번 생각 해봐야 할 것이다. 얼마 후 영선이의 동생 영미의 결혼식 때문에 이 세 여자가 다시 한자리에 모이게 되었다. 그 때 까지만 해도 혜완과 경혜는 영선의 어두운 표정이랄까 내색은 전혀 찾아 볼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러고 며칠 후 혜완이는 경혜에게 영선이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 듣게 되었다. 경혜와 혜완이는 너무나 당황했고, 곰곰이 생각하고 있던 혜완이는 며칠 전에 영선에게서 전화 통화한 기억이 떠올랐다. 영선이는 자기와 남편과 정말 잘 살아 보겠다며 기분 좋은 이야기를 했었고, 끊으려는 순간 무언가 우물쭈물하는 목소리로 사실은... 하는 말도 했었다. 그제 서야 혜완과 경혜는 영선이가 끝끝내 행복하게 살다가지 못한 것에 대해 무척 슬퍼 했고, 그들은 영선이의 장례식장에 가서 많은 눈물을 흘렸다. 장레식 절차가 한창 진행되고 있을때 쯤 혜완이는 혼자 무언가를 생각했다. 다들 모른 척하고 돌아가버린 지금 누구라도 좀 다가와서 손을 붙들어주었으면 좋겠다 그 때 그녀는 비구니가 들어간, 그 닫힌 방문 한쪽에 검은 글씨를 보았다. 나무판 위에 세로로 세겨진 글씨였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그녀는 또 눈물을 쏟았다. 언젠가 불경을 읽다가 영선이 애기한 적이 있었다. 이 말 참 좋지? 들어봐...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혜완도 좋다고 말했었다. 또 언젠가 선우가 말했었다. 넌 결국 여성 해방의 깃발을 들고 오는 남자를 기다리는 신데렐라에 불과했던 거야. 선우가 말한 이 마지막 얘기에는 페미니즘의 현 주소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책의 작가는 은연중에 선=여성/ 악=남성의 등식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를 두고 남성에 대한 온당한 이해와 접근이 결여되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면, 그 까닭은 작가가 남녀 관계를 선악의 이분법으로 단순화해 이해한 데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남자들 다 반성해야 돼.라는 혜완 후배의 말은 적어도 이 소설의 맥락에서는 진리라 할 수 있다.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는 메시지로 이 소설을 끝낼 때, 작가의 의도는 물론, 남자와의 모든 관계를 끊고 독신의 삶을 살라는 것은 아니었을 터이다. 남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혹은 격렬하게 싸우며 끝내는 손잡고 함께 걸어가기 위해 이 소설을 썼다는 작가의 말은 당연히 진심이었을 것으로 믿는다. 그러나 동시에 나는 연극 기획자가 반드시 소설을 자의적으로 왜곡한 것만도 아니었다고 본다. 끝내는 남자들과 함께 걸어갈지라도, 지금 이 순간만은 그들의 횡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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