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은 만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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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연극은 만남이다
◈왜 만남인가.
고대, 중세를 거쳐 근현대 연극을 바라보면서 왜 유독 근현대의 연극들은 다양한 양상들로 나타나는가, 라는 생각에 천착하게 된다. 그러던 중 어쩌면 근현대에만 연극이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난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으로부터 가까운 시기이기 때문에 연구 자료가 많이 남아있는 것이 그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고대나 중세, 근현대라는 시대적 구분도 서양의 역사학을 바탕으로 하는 바, 연극이라는 것이 어떤 시대, 어떤 공간에서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는 남아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연극을 주도적으로 연구했던 서양 유럽의 시각과 맥을 같이하는 것일 테다. 그렇다면, 오늘의 연극성을 찾아 헤매는 우리들은 어떤 렌즈를 끼고, 과거의 연극들을 들여다보아야 하겠는가. 어차피, 역사는 과거 속에서 현재 나에게 필요한 것을 찾아내는 작업, 나는 ‘만남’라는 렌즈를 끼고 과거의 연극 속에서 오늘에 살릴 것들이 무엇이 있는지 바라보고자 한다. 왜? 나는 이제껏 연극에서 변하지 않았던 태도가 바로, 자신의 배역과, 공간과, 소품과, 관객과, 나와 ‘어떻게 만날 것인가’에 대답하는 과정이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오늘날, 나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물음이기도 하다. 여기서는 특히 공연자들과 관객들이 어떻게 만나고 있는가를 살펴보는 것으로 논의를 좁히겠다.
◈사조, 너는 누구냐.
본질적으로 모든 ‘주의(ism)’는 극작가의 작품에 반영되어 있는, 연출가의 공연양식에 부과되어 있는, 총체적인 인간의 경험을 바라보는 하나의 시각이다.
-로버트 코리건,『연극의 세계』, 1979
‘주의(ism)’로 구분되어진 연극사를 바라보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 분명 어떤 필요에 의해 사람들은 구분을 하지만, 그 필요라는 것을 모른 채로 구분되어진 무언가를 공부한다는 것은 내 생각이 아닌 남의 생각을 참‘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아 영 찜찜한 일이다. 지금도 그 구분의 잣대가, 사조의 이름들이 당대의 연극들을 썩 잘 구분 지었다고 생각되지 않으며, 오히려 그동안 그 사조의 이름들에 현혹되어 잘 못 바라보았던 것들이 많았음을 발견하는 순간들이 있었다. 특히 영어가 한국어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그 이름들이 더욱더 잘 못 된 상상을 낳았었음을 확인하게 되었었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지금 나에게는 ‘주의(ism)’들의 명확한 구분보다는 이전보다 더 애매해진 경계가 남아있을 뿐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나는 각 사조의 특징들을 그 이름에서 찾아, 그 성격을 정리하였다. 그것은 사조를 구분지어놓은 사람에게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인정하고 그것을 찾아보기 위함이며, 같은 사조 안에서도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 연극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금으로서는 그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 어떻게 만나는가.
‘만남’의 스펙트럼은 참으로 넓은 것이다. 물리적인 만남이 있을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우리가 인생에서 바라는 만남은 그런 표피적인 만남이 아닐 것이다. 만남의 순간이 자기 인생에 어떤 의미가 될 수 있는 것이기를 사람들은 간절히 바란다. 그리고 그러한 만남이 이루어질 때 인생이 풍요로워진다. 연극 역시도 기본적으로 공연자들이 연극을 통해 사람들과 만나고 싶어 하는 열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만남은 기본적으로 나와 타자, 즉 둘 이상의 개체가 필요하며, 그 둘의 의지가 필요하다. 두 개체는 무엇을 주고 또 무엇을 받고 싶어하는가. 그것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지점에서 둘은 만난다. 시점을 거꾸로 하여, 왜 다시 50년대 이후 ‘제의’라는 컨셉을 들고 많은 연극들이 나타났는가. 그것은 사람들과 좀 더 가깝게 만나고 싶어서였다. 고대로 거슬러 올라가 ‘제의’에서 연극성을 찾아낸 것은 그 당시 사람들이 제의를 통해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었다고 믿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제의의 연극은 그 원시성을 연극에 담아내고 싶어했으며 그것이 연극을 연극이게 하는 힘이라고 믿었다. 물론 그러한 제의성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무대 위에서 배우의 현존성을 찾기 위해 힘을 기울이기도 하고, 혹은 무대와 객석을 벗어던지고 현장으로 나와 해프닝을 벌이기도 한다. 보알은 심지어 ‘보이지 않는 연극’을 통해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들어가 연극과 일상을 구분하지 않기도 한다. 그것은 어떤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방법을 채택한 것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그것은 공연자의 이야기를 어떻게 하면 더 가깝게 나눌 수 있을까,의 고민에서 출발한 결과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제의의 연극이 관객들을 지금, 이 순간(here and now) 그들의 몸과 마음을 뒤흔들어놓는 힘이 있었다는 것이다. 다만, 60년대 해프닝 위주의 공연들이 인간적 교류를 위해 무대 객석의 벽을 허물었지만 과격하고 공격적인 수법으로 위화감 내지 거부감을 주었던 결과는 지금에도 매우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오늘날 우리가 연극을 하면서도 참여를 유도한답시고 관객들에게 의도적으로 다가가는 것만큼 거부감을 느끼게 하는 것은 없다. 한편, 연극이 사람들의 일상에 큰 파문을 그리고, 삶에 깊은 영향을 준다는 목적 하에 삶과 연극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경우에도 사람들은 연극을 즐기기 힘들어진다. 보알과 같은 경우가 정치적인 목적이 뚜렷하여 연극을 즐기기는 힘든 케이스가 아닐까 한다. 그런 면에서 관객들에게 지금 일어나고 있는 연극이 일상과는 구분되는 것임을 알 수 있게 할 때 관객들은 더 즐겁게 연극을 관람할 수 있게 된다.
그러한 지점에서 관객과의 만남을 새롭게 열어준 것이 극장주의와 서사극이다. 두 사조는 놀이성을 잘 담아내고 있다. 극장주의는 theatre로서의 특성을 관객에게 열어둔 채 다가간다는 점에서 이전 사조들과 크게 차별화된다. ‘당신들은 연극을 보고 있는 것이다’라는 명제를 명확하게 해둘 때 오히려 사람들은 극에 더 몰입하게 된다. 애써 관객들이 실제처럼 느끼게 하려고 노력할 때에는 항시, 그것을 깨뜨릴 위험이 존재하는 반면, 이미 관객들이 연극을 보고 있음을 인정하고 연극이 시작할 때 공연자는 연극 속에서 즐겁게 놀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공연자의 즐거운 에너지는 곧 공연을 보러 온 관객들을 극에 동참시키는 큰 에너지가 된다. 한편, 서사극도 극장주의의 한 형태를 띄고 있으면서도 그 이름에서 드러나듯이 ‘서사’를 중요시한다. ‘서사’라는 것은 이야기이다. 누가 이야기를 들려주는가, 어떻게 들려주는가에 따라 극의 재미가 달라진다는 점에서 서사극의 큰 특징이 있다. 즉, 서사자에 의해 이야기 속 이야기가 진행이 되는데 서사자는 이 때 이야기의 진행을 자의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계속 진행시킬 수도 있고, 시공간적으로 이동을 할 수도 있고, 더 이상 진행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관객들과 끊임없이 대화하며 관객과 배우 사이를 연결시켜준다. 이러한 ‘서사’의 개념은 아이들이 보여주는 놀이성과 매우 맞닿아있다. 예를 들면, 아이들은 놀이 속에서 자기들의 행동을 설명하며 움직인다. 즉, 스스로 해설자가 되기도 하고, 극중 인물이 되어 역할을 바꾸기도 하며, 과거와 현재를 쉴새없이 오가면서 지금, 그리고 여기(here and now)서 이루어지는 놀이의 현재성을 확인한다. 그러나 이러한 놀이의 현재성을 담보하기 위해 서사극에서는 역할 속의 현재와 서사를 하는 현재와의 구분이 명확해야 한다. 즉, 관객들이 인물과 상황에 깊게 동일시 될 수 있을 때에, 역으로 서사자가 극에서 빠져나왔을 때 관객들이 충분히 이완될 수 있고 또한 동시에 서사자가 다시 역할과 상황 속으로 들어갔을 때 관객들은 긴장감을 가지고 극에 몰입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브레히트가 이야기 한 ‘낯설게 하기’ 수법은 역으로 관객들을 더 극에 몰입시키는 요인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그것이 놀이성을 담보로 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현대 연극이 가져야 할 중요한 속성을 이 때 찾아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는 한국의 전통극이 마당판에서 관객들과 함께 대거리 하면서 서사자와 인물 사이를 들락날락했던 구조와도 일면 닿는 부분이 있다. 물론 서사극이나 브레히트가 이야기했던 연극성과는 다른 맥락이지만, 결과적으로 연극에서 연극이 연극임을 오픈하고 관객과 함께 약속을 걸고 연극 속으로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부분이 관객들을 연극 속으로 가깝게 끌어당겼던 사실은 우리 나라 전통극과 서사극, 극장주의가 갖는 공통분모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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