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이 엠 샘 I am Sam 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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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I am Sam을 보고>
과제를 받고 어떤 영화를 볼지 생각해보다가 실은 유명한 이 영화보다는 조금 덜 알려진 영화를 감상하고 싶었다. 그러나 오래전 영화들을 구하기 어려운 관계로 몇 년 전에 크게 흥행했던 이 영화를 선택하게 되었다. 이 영화를 단순히 지적장애를 가진 아버지의 진심어린 부정이라고 요약하기에는 영화를 통해 느끼는 점이 매우 많았다. 주인공은 물론이거니와 주변 인물들을 통해서도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되고 무엇이 진정으로 옳은 것인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먼저 주인공인 샘과 그의 친구들을 보면 지적장애인 샘을 비롯하여 다들 장애를 가지고 있다. 다른 사람들과 의사소통이 어렵고 자신만의 생각에 빠져있으며 집착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은 누구보다 거짓 없는 솔직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도, 위선을 베풀지도 않는다. 순수한 마음으로 사람들을 대한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을 영화 속에서도 현실에서도 일반적인 사람들은 모두 이상한 행동으로 간주해버린다. 영화를 보는 내내 샘을 대하는 다른 사람들의 태도에 분노를 느꼈지만 생각해보면 내가 비난했던 사람들이 어쩌면 현실속의 내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였다. ‘부족하고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 내 이름은 샘이다’라고 외치는 샘을 보면서 장애인들을 각자의 개인으로 보기보다는 ‘비정상적인’이라는 범주안에 두고 생각했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장애인이라고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이 아닌 인간 대 인간으로서 그들을 이해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두번째로 언급하고 싶은 인물은 애니와 리타이다. 실은 샘보다도 두 인물에 더 관심이 가고 애착이 갔다. 온화한 모습을 가지고 있지만 사실 세상 밖으로 나오기를 두려워하는 애니와 남부러울 것 없는 성공한 인생을 살고 있지만 속으로 아파하는 리타. 사실 두 인물은 겉으로 보기에는 부족함 없는 삶을 살며 샘을 도와주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들이 샘에게 진정 도움을 받는다. 애니는 샘의 증인이 되어주기 위해 몇 년 만에 자신의 벽을 깨고 세상으로 나오고 리타는 부모가 해야 될 역할과 태도를 샘을 통해 배우게 된다. 특히 리타의 경우는 샘을 통해 인생이 바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녀가 샘을 처음 만났을 때의 모습과 마지막에 보여준 모습은 확연히 다르다. 일과 현실에 얽매여 진짜 중요한 것에 소홀 했던 그녀는 샘을 통해 일과 가정, 두 가지 모두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면에서 두 인물은 현대사회의 사람들의 모습을 반영하는 인물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였다. 겉으로는 아무 이상 없어 보여도 속으로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요즘이다. 리타와 애니와 같이 말이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는 객관적으로 정의할 수 없지만 그들에게 꼭 필요한 것은 샘과 같은 사람인 것은 확실한 것 같다. 수치적 계산으로 인한 처방이 아닌 샘의 위로와 같은 인간미 넘치는 모습으로 그들이 변화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진정한 행복과 부모의 자질이란 과연 무엇일까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보게 되었다. 사실 나는 객관적으로 아이를 키울 능력이 없으면 차라리 안 낳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TV에서 가난하지만 아이가 많은 집들이 소개가 되면 저렇게 사는 것이 과연 행복할까? 내가 저 상황이라면 나는 어떨까? 라고 의문을 가지면 매번 결론은 부정적이었다. 내가 저런 상황에 처해있으면 부모를 원망하고 현실에 불만을 가졌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육체적으로 편안함과 경제적으로 부유함이 행복의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만약 내 생각이 옳았다면 샘이 아무리 루시와 함께 살고 싶어 했어도 루시가 양부모를 택해야 한다. 하지만 누가봐도 좋은 조건인 양부모를 뒤로한채 루시는 오로지 샘만을 원하였다. 이것을 보면 어떤 외적 조건도 대신할 수 없는 진정한 사랑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이것의 영향이 얼마나 큰지를 느낄 수 있었다. 경제적 조건, 지적 조건마저도 이 사랑을 대신할 수는 없는 것이다. 행복이란 주관적인 감정이기 때문에 그것을 느끼는 사람들이 만이 그 행복에 대해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이 어떤 잣대를 가지고 그것에 대해 왈가왈부 한다 한들 그것은 단지 그들의 생각에 불과하고 어떤 이유를 가지고도 타인이 그들 사이의 행복을 파괴할 권리는 없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샘과 루시의 이야기가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일어난다면 과연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영화처럼 아이를 다른 집에 보낸다는 극단적인 방법 말고 좀 더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그들의 행복만으로 삶을 살아갈 수는 없기 때문에 이런 가정에 대해서는 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도움이 절실하다. 경제적인 부분과 아이의 교육적인 부분까지 그들의 행복을 방해하지 않도록 주변에서의 관심이 최선인 것 같다.
지적장애 아버지와 귀엽고 영리한 딸의 행복한 모습과 사회에서의 도움이 합쳐진다면 영화보다 더 극적이고 감동적인 이야기가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하루빨리 이런 체계가 구축되어 슬픈 샘과 루시가 아닌 행복한 샘과 루시가 점점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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