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감상문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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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 감상문
금요일 대학로에 간다는 것. 매우 기분 좋은 일이다. 그것도 선택되고 준비된 공연을 관람하러 가는 것은 반복적으로 되풀이되는 일상에 잠시나마 쉼표를 찍고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러 가는 것이라 생각했다. 한 학기 동안 우리 수업을 듣는 친구들과 공연을 보러 가는 것이 익숙해지고 점점 친숙해질 무렵 마지막 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공연을 보게 되었다. 마지막 공연. 내가 이번 한 학기 연극의 이해 수업을 들으면서 마지막으로 보게 된 공연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 처음과 마지막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했던가. 공연이 즐거웠기에 내게는 그 말이 더욱 가슴에 와 닿는다. 사실 첫 공연 [밑바닥에서]와 마지막 공연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이 가장 인상 깊었다. 첫 공연에서 아픔만을 남겨두는 희망에 대한 회의, 밑바닥 인생들이 벗어날 수 없는 그들의 시대적 상황에의 고된 삶으로 무거움과 어두움을 느꼈다면 마지막 공연에서는 정말 비누방울 톡톡 터지는 듯 즐겁고 감동적인 투명하고 하얀 느낌을 받았다고 말하고 싶다.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음을 설명하며 재치 있게 관객과 호흡하던 귀여운 한 청년이 우리의 추운 몸과 마음을 녹여주고 공연이 시작되었다. 암전 속에 들려오는 여자의 신음소리. 순간 정말 예상과 다른 시작에 나는 이 작품에 대한 기대가 매우 증폭되었었다. 나는 사실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 이라는 제목 때문에 주유소 습격사건의 이미지를 많이 기대하고 있던 것이 사실이었다. 카리스마 있는 사람이 세탁소에 찾아와 해학과 풍자로 세상을 비웃을 줄 알았다. 여자의 신음소리는 조명과 함께 그 정체를 드러냈다. 그 소리가 주는 기대에 비해내 눈 앞에 펼쳐진 장면은 약간의 억지가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나는 호탕하게 웃을 수 있게 만들었다. 내 눈앞에 펼쳐진 장면은 여기 저기 상처투성이의 사람들이 좁은 세탁소 전체를 메우고 있었다. 소리가 내게 강요한 기대는 이것이 아니었는데.
한 눈에 봐도 마음씨 좋고 곧은 심성을 가진 사람임을 알 수 있는 오아시스 세탁소의 주인 아저씨가 있었고 그에게 어울리지 않을 법 하면서도 너무도 잘 어울리는 아내가 있었다. 난 특히 이들 둘의 연기에 눈과 마음과 머리가 집중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가급적이면 뜨거운 가슴과 차가운 머리를 가지고 사물을 대하라 나는 배웠다. 하지만 이들의 연기에 나의 눈과 머리와 마음은 모두 따스하게 녹아버릴 수 밖에 없었다. 한 편으로는 고지식하고 답답하기 짝이 없는 세탁소 아저씨는 너무도 푼수같이 귀엽고, 애교 넘치고, 속 깊고, 털털하고, 터프하고 여린 아내와(내가 그녀의 캐릭터에 느낀 감정들이다.) 수많은 빨래 감들과 함께 오아시스 세탁소에 살고 있었다. 그에게 빨래 감은 단순한 세탁물이 아닌 하나의 인격체였다. 그 옷을 입고 그 옷을 맡긴 손님. 바로 그 인격체. 아무리 세상이 급변하고 천지가 뒤 흔들려도 변하지 않을 아저씨의 곧은 성품. 그에게는 온갖 난처한, 황당한, 성날법한 상황에서도 그러한 감정을 이겨내며 곧게 그의 성품을 지킬 수 있게 하는 빨래 감이 있었고 이처럼 그에게 내려진 인생의 축복은 그의 부친께서 물려주신 것이다. 아버지께서 하시던 세탁소에서, 아버지께서 맞이하던 손님들, 그 손님들의 자식들, 그 오랜 시간과 아버지의 모든 것이 담겨 있는 세탁일지. 내가 그가 된다 해도 세탁소 운영을 계속 했을 듯 하다. 이미 돌아가신 아버지의 냄새와 손길과 혼을 이어가고 싶었을 것이다. 그의 일상은 너무도 착하고 고지식해서 지루할 것 같지만 너무도 평온하고 따뜻하다. 틱틱대도 사랑스러운 아내, 마냥 철없이 구는 딸이 그의 일상을 변화시킬 수는 없었다. 아저씨를 맞이하는 모든 사람들이 그의 넓은 가슴과 따뜻한 마음 씀씀이에 그 안에 동화된다.
이러한 오아시스 세탁소에 아주 충격적인 사건. 한 할머니의 임종과 그 자식들의 유산 다툼이 이 아저씨를 미치게 만든다. 부모에 대한 자식으로서의 도를 잃은 그들이 습격한다. 한 단골 손님 할머니의 자식들이 할머니의 유산을 찾고자 세탁소에 찾아오게 된다. ‘세탁’이라는 한마디를 남기고 간 할머니, 자신들 어머님의 임종에서 남긴 한 마디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못난 자식들. 돈에 눈 먼 쓰레기 같은 자식들. 그와 상종하는 똑 같은 년들. (정말 이렇게 밖에는 더 이상 좋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이들이 그토록 곧고 정직한 아저씨를 돌고 미치게 만든다. 이게 우리 세상의 혼란스런 모습이라고 나의 눈에는, 나의 귀에는, 나의 가슴에는 못이 박히고 있었다. 차가운 머리로, 뜨거운 가슴으로, 총명한 눈으로 삶을 살아간다면 도대체 차가운 머리로 이들을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자신이 진 은혜의 깊이를 모르고 자신이 저지른 죄의 깊이를 모르는 이 못난 자식들, 이 못난 세상을 어떻게 바꾸어야 한단 말인가. 작품은 내가 원하던 것보다 더 쉽고 간단하게 해답을 던져주었다. 정말 너무도 통쾌하게 기쁘게 행복하게. 공연이 시작될 때 자리를 찾아 다니며 얼핏 보았던 세탁기. “이 세탁기는 뭔데? 왜이리 크게 만들어놨어?” 라고 생각했던 그 크디큰 세탁기에 모두를 집어넣고 비누방울 뽀글뽀글 그들을 세탁해 널어둔다. 똥 기저귀도 세탁기에 들어갔다 나오면 다시 하얀 기저귀로 변하는 초 강력 세탁기. 아마도 그 세탁기 안에는 협찬사의 애경 퍼펙트 분말 세제가 들어 있으리라.
여태껏 보았던 연극 중 가장 환상적이고 가장 즐겁고 가장 감동적이고 가장 기분 좋은… 그리고 너무도 아쉬운 마지막 관극 작품이었다. 연출가 권호성씨의 재치와 뛰어난 아이디어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또 배우 모두가 나의 삶은 연기요 연기는 나의 삶이라고 말하듯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었다. 좋은 공연을 좋은 여건에 공연을 볼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신 교수님께 감사를 드리며 마지막 관극 후기를 마무리 짓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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