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문 중년의 가장들 사과를 무서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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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3.29 / 2015.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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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가장들, 사과를 무서워하다!
공공연한 우스갯 소리가 있다. 이사 갈 때 강아지를 안고 있어야 한다. 곰국을 끓이는 아내가 무섭다는 말이다. 카프카의 소설 <변신>에서 주인공 그레고르는 가족의 생계을 책임지며 살아오다 어느날 벌레로 변하자 가족들은 싸늘하기만 하다. 오늘날 중년의 가장들은 그레고르와 닮아 있다. 그들은 가족으로부터 벗어나 있고 노후대책은 마련하지 못한 채 정년은 가까워 오고, 개인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명예퇴직을 당해 미래에 대한 불안을 안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우스갯소리는 그레고리에게 던진 사과처럼 그들에게 던져지는 이야기일 것이다.
직장에서 또는 가족 내의 위치에서까지 자신의 자리에 대한 불안감을 갖게 하는 이들, 가장에 대한 공공연한 이야기는 현대를 살고 있는 가족관계에 대한 씁쓸함이 들어 있다. 현재의 그레고리들, 가족과의 단절과 미래의 노후대책의 불안감을 안고 있는 그들이 바로 중년의 가장들이다.
전쟁직후 폐허 속에서 태어난 그들은 국가재건의 시작과 함께 청년시절을 보내고 다시 산업현장에 뛰어 들었다. 그레고르가 생계를 위해 하고 싶어 하는 일이 아닌 생계을 위한 외판원을 시작했듯이 그들도 선택할 여지도 없이 직업을 가져야만 했다. 또한 세계에서 제일 많은 근로시간과 주말도 없이 새벽별 보며 출근을 하고 저녁별 보며 퇴근을 해야만 했던 우리의 산업현장, 우리사회에만 있는 情 문화는 지연과 학연을 내세우며 ‘우리’라는 문화가 자리 했으며 수직적 질서사회와 급격한 경제성장은 개인의 생활은 무시당하고 회사 공동체 생활의 한 부분인 술자리문화에 동참 할 수 밖에 없는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이렇게 성실함을 뒤로 한 채 국가 경제위기를 맞게 되자 충실을 다해 왔던 회사는 자신의 위치에 불안감을 안은 채 근무를 해야 했고 혹은 강제 퇴직을 당해야 했다. 그렇게 바쁘게 사는 동안 아이들은 커나갔다. 학교와 학원을 뛰어다니고 각자의 방에 들어가 컴퓨터를 마주하는 아이들은 그들의 생활에만 열중 한다. 아내들 또한 자치구 마다 경쟁적으로 개설되어있는 문화센터는 주부들을 불러들이기에 충분하다. 어느새 가족들은 각자의 생활에 익숙해져 있었으며 그들만의 생활을 누리고 있었다.
가정이라는 속으로 들어서게 되자 그들은 자신의 가정이 아닌 듯 낯설음으로 느껴지게 된다. 한국사회 직장시스템 속에서 생활해 왔던 그들이 그들 가정으로 돌아갔을 때 에는 가정은 이미 따듯하고 편한 공간만이 아님을 감지하게 된 것이다.
가브리엘 마르셀이라는 프랑스 철학자는 가정을 ‘존재가 드러나는 장소’라고 했다. 그러나 무능력해진 남편과 아버지는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 존재처럼 되어간다. 아이들이 크는 동안 정답게 대화조차 나누지 못했던 결과로 갑자기 대화를 시도하기란 서먹할 뿐이다. 아내 또한 어떠한가 새로운 문화생활을 즐기고 있는 아내들도 그들의 생활 패턴대로 바쁘게 움직여 간다. 벌레가 된 그레고르에게 가족들은 징그러운 존재로 되어 사과를 던지기에 이른다. 중년의 가장들 또한 가족들로부터 그림자처럼 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이들은 자기 안전이 깨어질 것이라는 두려운 감정은 현실생활에서 느끼는 가벼운 불안증세가 아닌 무력감 혹은 비현실적 불안증의 강박 관념적 불안증세로까지 나타나는 경우가 되기도 한다. 벌레로 변한 그레고르는 ‘나 자신의 흉측함 이었고, 무기력 이었다’고 했다. 이러한 현실은 마침내 가족과의 마찰로 이어지게 된다. 무능력한 남편과 무능력한 아버지로 전락된 이들은 존재가치를 가족에서 조차 찾지 못하게 되었음을 알게 된다. 그레고리의 여동생은 벌레가 된 오빠를 돌봐오지만 부모와 주변사람들로부터 징그럽다는 말에 더 이상 자신도 돌보기를 꺼리며 없어져야 할 존재로 인식한다. 우리의 속담에도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이 있듯이.
그레고르가 벌레가 되자 가족의 생계를 위한 소모품으로 그 기능만을 강요 당 한 것 같이 그가 돈을 벌어오는 기능이 소멸되었을 땐 그의 가족들은 그가 제 발로라도 걸어 나가길 바랐다. 가족으로부터 조차 ‘존재’ 자체가 무시당하고 있었다. 인간 본연의 존재가치를 가족에서 조차 찾지 못하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불빛아래 가족들이 모여 저녁식사 하는 모습을 문틈사이로 내다보던 그레고리의 마음과 아내와 아이들이 마주앉아 대화를 나누는 광경을 보는 중년가장들의 모습이 오버랩 되어 진다.
불안이란 미래의 가능성으로서 존재하고 있어 자기 안전이 깨어질 것이라는 두려운 감정이다. 그러한 감정은 치료 불가능 상태로 누구나 안고 살아간다. 불안을 완전히 제거하는 처방전은 없다. 스스로 벗어나려는 의지가 필요할 뿐 이다. 자신만의 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찾고 주부들 대상만이 아닌 이들을 위한 문화센터도 필요하다. 물질과 능력이 아닌 그 동안의 성실함으로 바라볼 수 있는 가족이 필요한 것이다. 한 사회에 구성원 속에서 자신의 위치가 사라짐을 불안 해 하고 가정에서 조차 대화 없이 지내는 자신의 위치를 불안 해 하며 미래의 노후를 불안해하며 살아가야하는 중년 가장들에게 더 이상 사과를 던지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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