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 경영학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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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콘서트
같은 날, 같은 비행기의 같은 등급의 좌석인데도 항공 요금이 승객마다 제각각인 이유는 무엇일까? 백화점 멤버십카드 한 장 신청하는데 주소는 왜 묻는 걸까? ‘경품 발송을 위해서’라는 문구가 적혀 있긴 한데, 정말 경품 때문이라면 직업과 수입 정도는 왜 묻는 것일까? 새 핸드백을 장만하려고 인터넷 사이트를 찾는데 갑자기 핸드백 관련 광고 메일이 날아온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우연일까? MIT의 천재들이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를 발칵 뒤집어놓은 적이 있다. 그리고 투자 이론가들은 이들의 독특한 배팅 방식에 주목했다. MIT 학생들의 카지노 점령기와 투자 이론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는 걸까?
위의 글은 <경영학 콘서트>의 프롤로그 부분에 있는 글이다. 이러한 의문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너무나 일상적인 일들이어서 대부분 ‘무슨 이유가 있겠지,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겠지’정도로만 생각하고 쉽게 넘어가 버린다.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은 이러한 의문들 뒤에 복잡한 경영 방법이 숨어있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 이 책은 이와 같이 사람들의 일상 깊숙이 뻗어있는 경영학을 실생활에 적용하여 쉽게 설명하고 있다.
경영에 관한 일반인들의 상식은 조직력과 강력한 리더십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자와 같은 다소 추상적인 형태로 존재한다. 혹은 자기계발에 관한 일을 경영이라고 착각할 때도 더러 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에서는 경영학이 ‘문과’ 계열로 분류되어 있어서 그런지 으레 경영학을 인문학이나 사회과학 같은 학문이라고 생각하기 쉽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경영에는 수학적 논리나 산술적 분석 능력보다는 사람을 다루는 능력이 더 필요하다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각하고 나 또한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그렇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오늘날의 경영은 강력한 리더십과 같은 다소 추상적인 것이 아닌, 첨단 과학과 기술과 영영의 통섭이 만들어낸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할 수 있다.
경영학과 수학이 접목된 현대의 기술이 얼마나 정교하게 개인을 분석하고 거기에 맞춰 각각의 사람들에게 맞는 적당한 방법으로 이익을 창출하는지에 대해 알 수 있었는데 저자가 MIT에서 기계공학 석사 학위를 받은 사람이어서 그런지 이러한 새로운(?) 경영 방법에 대한 확신이 글에서 느껴지는 듯 했다. 친구들 중에는 이 <경영학 콘서트>가 외국 서적을 거의 베끼다 싶히 한 것이라고 비판하는 애들도 몇 명 있었지만 그래도 한국에서는 나와 같은 경영 초보자들이 경영이라는 것이 일반인들의 상식 외로 훨씬 정교하고 치밀한 분석에 입각한 것이라는 걸 이해하기 쉽게 풀어 쓴 책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18세기엔 산업화가 시작되고 개인이 아닌 ‘조직’이라는 존재가 부 창출의 중심이 되면서 경영에서는 조직과 사람을 다룰 줄 아는 능력이 있는 사람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오늘날과 같은 정보화 사회가 됨에 따라 경영에서는 위와 같은 리더십뿐만 아니라 또 다른 능력을 요구하게 됐다. 바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논리적 의사결정과 수치화된 모델을 바탕으로 한 분석 능력이다. 과거에는 어마어마한 양의 고객 정보를 일일이 데이터베이스화 할 수가 없었으나 컴퓨터의 탄생으로 수많은 데이터들을 저장하고 분석할 수 있게 되면서부터 기업들은 고객정보를 DB화 시켜 분석하기 시작하였다. 비단 고객뿐만 아니라 공장 내에 가동되고 있는 기계들이라던 지 노동자들의 행동 패턴 등을 모두 DB화 시킬 수 있었으며 이러한 거대한 양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어떤 부분에 자원을 활용해야 최적의 효과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한 논리적 산출이 가능한 환경이 조성되었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경영은 더 이상 회사를 이끄는 리더의 감이나 통솔력, 개인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예측력 따위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철저한 과거의 데이터 분석을 통한 미래 예측이 되었다. 같은 맥락에서 볼 때 한 개인의 데이터는 그 자체로는 큰 의미 없는 데이터이지만 수많은 패턴과 행동 양식이 모아져 강력한 미래 예측 지능을 창조하게 되는데 책에서는 이것을 ‘집단지성’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 집단 지성이라는 것이 <경영학 콘서트>라는 책의 핵심을 뚫고 있는 몇 가지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집단 지성으로 인해 현대 경영학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의사결정을 내리는데 있어 과거완 달리 철저한 근거에 입각해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되었다.
경영학의 이러한 새로운 패러다임은 경영학에 대해 잘 모르는 나에겐 신비하고 생소한 것으로 다가왔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 책은 경영학의 감성적인 부분을 너무 배재시킨 것 같은 느낌 또한 들었다. 경영이라는 것이 위와 같이 수치화 되고 DB화된 것을 기반으로 해서 최적화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시대가 왔다 하더라도 결국 경영도 ‘사람’을 다루는 분야이다 보니 이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되는데 ‘경영학 콘서트’의 저자는 지나치게 경영학의 객관적이고 수학적인 부분만을 보여주려 한 것 같았다. 이러한 점에서 책이 비판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대 경영이 아무리 고도로 수치화 되고 지능적으로 변해왔다 해도 경영에 있어서 시대를 초월한 무언가가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먼 과거의 절대 군주시절에서나 아니면 오늘날과 같은 시대에서나 경영에 있어서는 진정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고 그들에게 어떤 ‘꿈’과 같은 것을 꾸게 해 줄 수 있는 그런 감성적인 면이 반드시 존재해왔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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