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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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읽고
이사 때 가장 두고 오기 아까왔던 것은 창문 이었읍니다. 부드러운 능선과 오뉴월 보리밭 언덕이 내다보이는 창은 우리들의 메마른 시선을 적셔주는 맑은 샘이었읍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창문 보다 역시 문 이 더 낫읍니다. 창문이 고요한 관조의 세계라면 문은 힘찬 실천의 현장으로 열리는 것입니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中-
문으로 나아가 실천의 현장에서 살고 싶은 신영복의 마음은 지난 20년간 감옥에서 갇혀 지내야 했던 그의 마음을 나타낸다.
내 마음이 그의 말과 같다면 나는 창문으로 이 글을 바라보리라.
2005년 5월
매우 낡은 책의 겉표지에 조금 바란 듯 한 녹색.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과 마주하고 내가 제일 먼저 했던 것은 먼지를 털어내는 것이었다. 나는 먼지바람 덕에 기침을 하면서 후- 후- 바람을 불어본다. 바람을 불어 손에 묻은 먼지까지 털어낸다.
너의 옷을 깨끗하게 해 주었으니 이제 나에게 가르침을 다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은 새로 개정된 책이 있었지만 나는 낡은 책을 택했다. 초록색의 촌스러움에서 느껴지는 시간의 흐름과 누런 용지에서 묻어나오는 세월의 냄새가 그를 더 가깝게 느끼게 해 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낡아서 잘 모실 수밖에 없는 책에 대한 보살핌이 어쩔 수 없는 존경심으로 보일 수 있겠다는 점과 조금 더 깊은 사색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게이트가 되어줄 것 같은 점 역시 굳이 맨 아래 칸에 있던 88년도 출판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꺼내어 읽은 이유이다.
처음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과 접한 날. 설레고 걱정되는 마음으로의 만남. 또 어떻게 긴 여정을 시작할지도 고민되고 또 고민되어 시작의 두려움도 생기고 ……. 글재주가 없는 탓에 이를 어떻게 풀어나갈까 하는 쓸데없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나에게 해답을 줄 사람 없으니 그저 편하게 마음가짐을 가질 뿐이었다. 그리고 그가 말하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보다 내가 느낀 것을 이번 서평에서 다루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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