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템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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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시대와 함께 등장한 템페스트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는 그의 마지막 작품으로 1611년경에 쓰여졌다고 한다. 그가 작품을 썼던 1611년은 17세기 초반으로 이 시기는 영국이 아메리카, 버뮤다, 서인도 제도를 식민지화하기 시작하고 있었던 시기이다. 당시 엘리자베스 시대 사람들은 이러한 섬들을 ‘신세계 New world라 부르면서 그곳에 대한 환상을 가졌다. 16세기 탐험가들은 그곳에 금, 진주 등의 물자들과 같이 손에 잡기만 하면 가질 수 있는 것이 많음을 자랑하였고 많은 사람들이 식민지에 대한 환상을 가지게 되며 그곳을 향해 떠나게 된다. 또한 동인도 회사가 설립되어 식민지의 기초를 확립하였다. 이런 상황 속에서 식민지에 관해 기술된 책자들이 쏟아져 나오게 되었고, 문학에서도 신세계에 관한 언급이 등장하게 된 것 또한 우연이 아닐 것이다.
이렇게 신세계의 섬들에 대한 상상들이 문학에 나타나게 되었고, 그 대표적인 예로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를 들 수 있다. 셰익스피어가 당시 식민지로 가는 도중 버뮤다 섬 근처에서 조난당한 선원들의 표류담을 듣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구상하게 되었다고 알려진 작품이 바로 템페스트이다. 그러니까 템페스트는 실제 사건을 배경으로 셰익스피어가 당시의 식민주의자적 관점으로 집필한 작품인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프로스페로는 밀라노에서 음모로 인해 부당하게 쫓겨난 권력자인데 한 섬에 정착하게 된다. 그런데 그 섬에는 원래 시코랙스라는 마녀가 살고 있었는데 프로스페로는 그녀의 아들인 캘리번에게서 그 섬을 빼앗고 마법을 갈고 닦아 캘리번을 종처럼 부리고, 그곳에 있던 요정을 풀어주긴 했지만 그 요정마저 종으로 부린다.
그런데 그는 현명하고 힘을 가진 권력자로 묘사된다. 그의 행위는 처음부터 악(마녀의 아들 캘리번)을 퇴치한 선으로 묘사된다. 그는 당시 식민지를 지배하는 문명인의 모습으로도 볼 수 있다. 반면 캘리번은 온 몸에 털이 나고 인간도 아닌 괴물 같은 생물로 묘사되는데, 또한 사악한 마녀의 아들로 묘사된다. 그러나 그는 원래 섬에 살고 있던 원주민으로도 볼 수 있다. 셰익스피어는 이렇게 두 사람을 극명하게 갈라놓는다. 하나는 선한 문명인으로 하나는 어리석고 괴물같은 원주민으로. 그래서 이 작품을 보다보면 당시 식민주의 지배자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작품으로 볼 수 있게 된다.
프로스페로는 그가 살던 곳에서 배신자들에게 억울하고 부당하게 쫓겨난 선한 인물로도 묘사되는데 이것은 그가 섬에 와서 어떤 일을 했든 그가 하는 일들에 당위성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럼으로써 그를 절대 악한 인물로 그리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또한 프로스페로의 딸 미랜더도 아름답고 선한 인물로 묘사되어 있다. 반면 섬의 원주민인 마녀의 이름 시코랙스는 이름부터가 사악함(그리스로마신화에 나오는 사악한 마녀Circe와 관련 있음)으로 원주민들을 원래 선에 반하는 악한 사람들로 묘사되며 이것은 당시 사람들의 관점을 대변하는 것일 것이다.
그러나 프로스페로는 자신의 원수 알론소 일행이 섬 가까이에 오자 복수를 위해 마법으로 배를 난파시켜 버린다. 그리고 공기의 요정 에어리얼을 시켜서 자신의 입맛에 맞는 상황으로 만들어 나간다. 결국 그는 자신의 자리를 뺏었던 동생과 같은 입장을 취하게 되어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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