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 염소는 힘이 세다 를 읽은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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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는 힘이 세다’를 읽은 후
내가 독후감으로 선택한 작품은 김승옥의 ‘염소는 힘이 세다.’이다. 내가 이 작품을 특별히 선택하게 된 이유는 이번 현대문학의 이해 수업에서 김승옥에 대하여 조사하게 되었는데 김승옥을 조사하면서 김승옥의 작품에 대한 관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 독후감은 리포트가 아니기 때문에 전문적 지식보다는 나의 입장에서 바라본 ‘염소는 힘이 세다’에 주목하겠다. 이 소설은 ‘염소는 힘이 세다.’라는 말을 반복하면서 시작된다. 과연 이 소설에서 힘이 세다는 것이 나타내는 바는 무엇일까? 물론 쉽게 역설이라고 생각 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더 깊게 들어가 자본주의적 가치를 상징한다고 본다. 이 소설의 처음 부분에서 소설의 화자인 ‘나’는 홍수의 꿈에 대해 이야기한다. 과연 이 홍수의 의미는 무엇일까? 나는 이 홍수가 상징하는 바는 자본주의라고 생각한다. 이 홍수 같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금전적 가치를 초월한 자연물의 객체인 염소는 힘이 세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동물인 염소는 자본주의 사회와는 동 떨어진 존재이기 때문에 ‘나’의 가족들처럼 경제적으로 고통을 겪지 않는다. 또한 홍수가 급격하게 들어온 자본주의 혹은 서구문화를 상징한다면 나의 꿈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아직 염소는 홍수에 떠내려가지 않았다. 이것이 상징하는 바는 아직 염소에게는 자본주의의 물결에 휩쓸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서술자의 집의 구성원들은 실제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힘이 약하다. 할머니의 경우 늙어서 거의 반 귀머거리이고, 어머니의 경우 병이 들었으며 누나의 경우 나이 어린 여자이다. 또한 이 소설의 화자도 12살의 어린아이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생산력은 없다. 유일하게 힘이 세다고 할 수 있던 염소는 그만 고삐를 풀고 나가 생사탕 가게의 뱀이 담긴 단지를 엎게 되고 염소는 생사탕 가게 주인에게 매질을 당하다가 그만 죽는다. 염소는 죽음을 통해 자연적 객체로서의 ‘힘이 셈’이 아닌 자본주의적 객체로서의 ‘힘이 셈’을 얻게 된다. 염소의 죽음은 정말로 힘이 셌다. 할머니는 죽은 염소의 고기를 이용하여 염소고깃국 장사를 하게 되었고 덕분에 어머니는 병원에 갈 수 있게 되었다. 이에 화자는 ‘염소는 죽어서도 힘이 세다.’라고 표현 하고 있다. 이 소설의 처음부분의 염소의 힘은 자연물 객체로서의 힘을 상징하였지만 소설의 중반부에 넘어서는 염소의 힘은 상품적 가치의 힘을 상징함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자본주의는 자연물 혹은 생명의 죽음 또한 가치화 시키는 사회임을 잘 드러내주고 있다.
또한 이 소설의 인물들은 자신보다 높은 자본주의의 권력 혹은 인물들에게 폭력을 당한다. 염소는 생사탕의 주인에게 때려 맞아 죽게 되며, 어머니는 가난하여 제대로 병원에서 치료 받지도 못한다. 또 누나는 합승정거장의 사내에게 성폭행을 당하며, 염소 고깃국을 팔아 장사를 하게 된 할머니는 세무사 사람들에게 핍박을 받으며 그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게 된다. 또 ‘나’는 누나를 찾으러 동대문에 올라갔다가 교통순경에게 싸대기를 철썩 맞게 된다. 여기서 주목 해야 할 다른 폭력이 또한 있다. 바로 화자의 집의 ‘어른’들이다. 화자의 집에는 어른이 없다. 이 집의 자본주의의 힘이 약함의 원인은 가장의 부재에 있다. 시어머니인 할머니와 며느리인 어머니가 같이 사는 것을 보아 처음부터 가장의 부재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서술자는 아버지의 부재의 이유를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세무사 직원들이 찾아왔을 때 할머니의 말에 의해 아버지의 부재의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할머니는 이 집의 어른들은 전쟁 때 모두 죽었다고 한다. 바로 또 다른 폭력은 6.25 한국 전쟁이다. 이 사상 혹은 이해관계의 대립에 의해 만들어진 전쟁은 아버지를 죽게 만들었고 때문에 서술자의 집은 자본주의의 무가치함을 짊어지게 되었다. 이처럼 한 가정의 자본주의적 무가치함은 6.25라는 큰 폭력에 의해 생겨났고 그 커다란 폭력에 의해 가정의 객체들은 자본주의적으로 무가치함을 얻게 되고 가정의 구성원들 또한 폭력을 당하게 되었다.
이 소설에서 또 다른 갈등이 소설의 종반부에서 나타난다. 바로 누나의 갈등이다. 누나는 합승정거장 사내에게 성폭행을 당한다. ‘나’는 이를 목격하게 되지만 그 성폭행을 막지는 못한다. 누나와 ‘나’는 정거장사내를 응징할 것을 상의하고 그 정거장사내를 저주한다. 고깃국집이 문을 닫게 된 후 누나가 다시 꽃을 팔러 나가게 되는데 여기서 누나와의 갈등은 고조된다. ‘나’는 종종 누나가 꽃을 팔러 나간 곳에 가게 되는데 누나는 정거장사내가 자기를 찾아와 밥을 먹자고 하였지만 거절하고 나가지 않았다고 밝힌다. 하지만 ‘나’는 정거장사내와 누나가 같이 길을 걸으며 히히덕거리는 것을 보게 되고 누나가 거짓말을 했음을 알게 되고 누나 또한 증오하게 된다. 누나는 이에 직장을 얻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한다. 누나는 자신의 몸을 내줌으로써 자본주의의 권력에 굴복하게 된 것이었다. 그런 누나를 ‘나’는 증오하게 되지만 결국엔 합승정거장에서 할머니와 함께 누나의 합승을 기다리게 되어 ‘나’또한 자본주의의 권력에 굴복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내 생각을 정리하자면 염소는 힘이 세다는 6.25사변이 낳은 폭력에 의해 한 가정은 자본주의적으로 무가치하게 되었고 그러함으로써 자본주의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는 인물들에게 폭력을 당하는 폭력의 순환의 구조를 가진다. 그 폭력의 순환 구조는 자연물로서의 객체인 염소를 죽게 만들었고 그 죽음마저 상품적 가치로서 이용하게 만들었다. 또한 순결하였던 누나마저 자본주의에게 폭력을 당하고 결국엔 굴복하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그런 자본주의를 증오하고 누나마저 증오하게 된 ‘나’ 또한 결국엔 굴복시키고 만다. 이러한 폭력의 순환 구조는 끝을 알 수 없고 결국에 ‘나’는 명확한 답을 얻지 못한 채 귀머거리의 할머니가 크게 부르는 소리에 중얼거리며 누나를 태운 합승이 뿜어내는 푸르스름한 연기가 맴도는 길거리를 바라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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