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평전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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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평전 독후감
1960년대와 1970년대는 박정희의 시대였다. 개인적으로 나의 어린 시절과는 먼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그가 어떤 사람이었고 사회적, 정치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한민국 역사 중 가장 논쟁적인 인물들 중의 하나로 꼽을 수 있다. 한쪽은 독재자라는 말로 심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다른 쪽은 경제의 아버지로 신화 속에 살고 있다.
이 책의 작가인 전인권은 박정희와 민주주의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강조한다. 그의 의견에 동의할 수는 없지만 그도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민주주의의 사회로 이끌려는 노력은 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그가 무민주주의자 또는 몰민주주의자라고 말하는 이가 많다. 그것은 아마도 그가 미국 군사학교에 파견된 경험이 있기에 민주주의라는 개념을 배우는 데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박정희는 18년의 장기 집권을 했다. 지금 현재 민주주의 사회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경우는 절대로 없을 것이다. 만약 있다면 그것은 다시 그 시대로 되돌아가 그 시대의 정치적, 사회적 상황을 일으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박정희는 실천을 중시했던 것 같다. 어떤 이념이나 원칙에 충실한 이데올로기스트라기보다는 그때 그때의 상황에 충실한 상황론자이며 점증론자였다. 그에게 있어서 실천은 어 의미였으까,, 민주주의에 입각한 국민을 위해서 그가 해야 할 일들을 몸소 실천하는 것이 바로 우리 모두가 바라고 인식하는 실천이 아닐까 싶다. 그 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하루하루를 살아갔을 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또 박정희는 어떤 목표를 현재의 상황으로부터 도출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상황과 관련이 없는 일종의 환상적 목표를 먼저 설정한 후 거기에 맞는 방법을 찾으려 했다. 너무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보통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니까 말이다. 그이기에 그러한 생각으로 나라를 이끌어 간 것이다. 그 결과가 국민에게 가장 영향을 미치게 된다. 반항심과 같은 부정적인 생각으로 국민 대 대통령의 대결구도가 나타나는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1961년 11월 11~25일 미국 방문을 계기로 박정희가 전후 미국 정부가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동북아시아 지역 통합 전략에서 미일, 한미, 한일 관계의 마지막 꼭짓점을 마무리 짓는 중요한 인물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그가 미국을 방문하는 동안 케네디 정부로부터 쿠데타 지도자로서는 이례적이다 싶을 정도로 받은 환대는 박정희의 이 같은 잠재적 가능성에 따른 것이었다. 또한 박정희는 이 회담에서 월남파병의 가능성을 언급하여 케네디를 흡족하게 했다. 이전의 박정희의 모습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 주어 새삼 놀라웠다. 그에게도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는 섬세한 마음이 있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그래서 아마도 인간의 첫인상만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첫인상은 첫인상일 뿐, 그 이후의 모습과 행동이 바로 인간의 본질적인 성격이고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친구를 사귀는 상황에서 첫인상만으로 그들을 다 이해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이라는 것이다. 첫인상과는 별개의 문제인 것이다. 박정희가 중요한 인물로 떠올랐다는 것만으로도 이 생각을 한다는 게 이상할지는 모르지만 모든 사람은 다 평화롭게 살기를 바라기에 그가 꼭 나쁜 사람, 부정적인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로써 박정희는 적어도 미국·일본과의 관계에서는 쿠데타 지도자라는 어두운 위치에서 벗어나 새로운 권력의 발판을 다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뒤에 한일 국교 정상화와 월남파병으로 이어진다. 전인권에 따르면, 한일 국교 정상화는 우리나라가 수동적인 입장에서 국제적 분업관계에 편입되는 과정이었다면, 월남파병은 능동적 입장에서 국제 관계에 편입되는 계기였다. 박정희의 과오에 대해 전인권은 이렇게 설명한다. 민주주의에 역행한 데 대한 것이다.
사실 박정희가 저지른 가장 큰 과오는 이승만 정권과 민주당 정부를 그토록 비난하면서 약속하고 다짐했던 참신한 민주적 가치들이 있었는데, 그 모든 것을 뒤집어 이승만의 전철을 밟았다는 것이다. 사실 그는 무능이란 측면을 제외하고 나면 이승만 정권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했고 오히려 권력욕이란 측면에서는 한 술 더 떴다. 전인권은 또한 박정희의 리더십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요약해 설명했다. 무엇보다 그는 목표를 잘 세우는 사람이었다. 그는 어떤 사물과 상황이건 서너 가지로 간명하게 요약하는 데 탁월한 능력 또는 경향을 보였고, 그 서너 가지를 상하 종속적 관계 또는 병렬적 관계 등으로 도식화하는 버릇이 있었다. 그것은 어떤 의미에서 기계주의적인 사고방식에 입각한 것이었는데, 이와 같은 방식은 정치적 목표의 수립에도 그대로 적용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1960, 70년대처럼 사회구조가 단순하고 모든 분야에서 기초를 다지던 시대에는 높은 효율성을 발휘했다. 그가 그런 능력을 갖고 있었기에 아마도 그 시대의 성장을 크게 좌우했을 것이다.
좋은 결과든 좋은 않은 결과든 두 가지 모두 실천했다. 좋은 결과도 좋지 못한 결과를 나을 수 있고, 좋은 않은 결과도 좋은 결과를 나을 수 있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앞을 나아가는 것이 큰 성과를 이루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고, 위험을 감수하여 큰 성과를 이룰 수 있다고 말이다. 그 방법이 옳지 못한 방법이라도 말이다. 언젠가 그 실천이 앞으로 미래의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모르지만 그 시대에 상황에 맞는 그 결정이 아마도 최선의 선택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어떻다는 결론을 지을 수는 없다. 우리가 그 상황에 직면했다면 우리 또한 그러한 선택을 했을 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박정희가 어떤 사람인지는 상세히 모르지만 그도 대한민국의 미래와 국민의 행복을 바랬을 것이다. 지금의 우리는 행복한 시대에 살고 있다. 그것에 대해 감사히 생각한다. 그 누구도 모두 최선의 노력을 한 사실에는 틀림이 없다. 그것이 아니라면 현재의 모습이 어떠했을지 모른다. 궁핍한 생활을 아직도 하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각자의 생각이 다르듯이 가는 방법은 다르지만 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것은 거짓된 말이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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