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사극 브레히트 B Brecht 의 서사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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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서사극 -- B. Brecht의 서사극 이론
1.서사란 무엇인가
서사 Epic: 서사시란 본래 민족적 영웅의 행위를 중심으로 역사적 사건을 그린 장중 웅대한 운문시를 말하지만, 문학 장르의 기본 형태로서는 일반적으로 사건전개를 객관적 서술형식으로 표현하는 종류의 작품 전체를 일컫는다. 문예학에서는 이것을 서술예술이라고도 한다. 이 이름이 표시하듯이 서사시적 문예는 서정시와는 반대로 주관적인 상태의 표현이 아니라, 객관적인 대상으로서의 사건 서술을 주로 한다. 또한 서사란 현실 또는 허구의 사건과 상황들을 하나의 시간 연속을 통해 표현한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서사는 하나의 이야기 방식으로서, 사건을 객관적이고 감성적이지 않으며 역사적인 것으로 제시하는 서술방식이라 하겠다.
2.서사극에 대한 개설적 개념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극이 Aristoteles적인 극이라고 한다면, 서사극은 비(非)Aristoteles적인 극이다. 즉 Aristoteles가 극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감정교류, 동화작용, 카타르시스, 사건의 시작과 결말에 반해, 서사극은 극에서의 이성, 판단, 객관성을 주장했다. 서사극은 관객이 극중 사건이나 인물 속에 적극적으로 몰입되는 것을 반대하여, 극과의 거리를 유지하는 가운데 ‘소외효과 Verfremdung(alienation)’를 노릴 것을 주장했다.
관객은 무대에서의 사건이나 등장인물과 밀착해서는 안 되며,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무대를 대해 앞으로 일어날지도 모를 일에 대처할 수 있는 판단력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Brecht는 무대에서의 사건은 어디까지나 ‘연극적인 것’일 뿐이지, 사실 그 자체나 현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관객은 무대를 통해 현실 그대로를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위에서 일어날지도 모르는 한 가지 ‘가능성’ 내지 특정한 ‘예’를 객관적이고 냉정한 태도로 보는 가운데, 그러한 일들이 일어났을 때 대처할 수 있는 판단력과 그러한 일이 일어날지도 모를 사건의 원인을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객관성과 이성적인 판단력을 기르는 데 있어 감정적 몰입이나 교류는 오히려 방해요소인 것이다.
배우들 역시 극중 인물과의 동화작용을 배제하고, 전통적인 의미의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한 인물의 모습을 예시(demonstrating)하는 행위를 하여야 한다. Brecht는 연극에 있어서의 소외효과를 위해 극의 내용도 가능하면 현재의 것이 아닌 과거의 것을 택하여, 이른바 역사화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하여 관객들은 냉정한 객관적 태도로, 그 당시에 그러한 사건이 일어났을 때 나라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라는 판단력을 기를 수 있다고 보았다. 관객은 한걸음 더 나아가 과거의 모습을 보고 현재에 있어서 가능한 사회개혁안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서사극의 기법들을 간략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연극을 보러 온 관객들에게는 극의 주제에 관한 글을 담은 두툼한 프로그램이 제공되었다. [...] 독립된 설명적 장치로서 영화가 이용되었으며, [...] 여러 가지 영상 이미지, 환등기와 플래카드, 그리고 게시판 등이 극의 분위기를 위해 혹은 배경으로 사용되었고, [...] 무대, 콘베이어벨트,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 전동화된 다리, 상하이동식 무대 등 [...] 증폭된 음향과 음악, 확성기와 서치라이트를 관객 쪽을 향해 설치하기도 하였다."
3. 서사극의 목적
Brecht의 서사극은 사회비판과 사회개혁을 목표로 한다. 그리고 이런 사회비판과 개혁을 이룰 수 있는 하나의 예술적인 대안으로서 서사극이 존재하는 것이다. 즉, 비판적인 태도가 예술적인 태도일 수 있다는 것이 서사극 이론의 요점이며, 비판적인 태도는 궁극적으로는 사회의 개혁을 가능하게 하는 집행성을 띤 비판을 의미한다. 서사극은, 복잡한 내용과 사회적인 목표를 지닌 지극히 예술적인 연극인 것이다.
“인간은 돌을 내던질 때 왜 그것이 달리 안 떨어지고 그렇게 떨어지는가를 알고 있지만, 그 돌을 던지는 인간이 달리 안 던지고 왜 그렇게 행동하는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네.”
따라서 Brecht는 인간의 사회적 행동의 동기에 대한 인식을 관객들에게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었고, 또한 일어난 사회적 사건에 대한 것만을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에, “우리가 예감한 것도 보여주어야지요.”라고 말한다. 즉, Brecht가 지니는 낙관적인 역사관과, 그가 지닌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관념에 비추어 연극은 예술적인 수단을 통해 세계상을 도안해 내고, 사회생활의 모형을 만들어, 관객으로 하여금 자신의 사회적 환경을 이해하고, 그것을 이성적이고 감성적으로 지배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하는 것이어야 한다. 또한, 우리에게 필요한 연극은 줄거리에서 보여주고 있는 인간관계의 역사적 현장이 허용하고 있는 감정이나 통찰이나 충동만을 가능케 하는 연극이 아니라, 사고와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역사의 현장을 변경시키는 데 기여하는 연극이다. 이것이 Brecht가 만들어낸 서사극의 목적이었다. 이것을 떼놓은 서사극은 이미 서사극이 아니다. 이런 측면에서, 사회비판의식을 상실한 채 형식과 기법만이 남은 서사극, 그리고 정치의식만이 난무하여 예술성을 상실한 내용만이 껍데기로 남은 서사극은 이미 서사극이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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