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슬픔의 시인, 박재삼 - 작가의 시 세계 & 고유어의 아름다움과 종결 어미의 다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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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슬픔의 시인, 박재삼
1. 작가의 생애
박재삼은 1933년 일본 동경에서 노동으로 근근히 살아가는 가난한 집안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러나 일본에서의 생활도 힘들어지자 1936~1937년 무렵 그의 가족들은 삼천포로 이주했다. 그의 출생과 성장기는 일제 식민주의 아래서 대부분의 한국인에게 가해졌던 공통된 경험의 하나인 가난으로 시작 되었다. 나는 일본에서 낳았다. 아버지는 일제 하 이 땅에서는 도저히 살 도리가 없어 일본땅을 밟았으니, 무슨 높은 벼슬아치의 아들로서가 아니라 근근히 노동으로서 생계를 유지하던 아주 가난한 아버지의 아들로서 나는 태어났었다. 일본에서도 견디기 힘들어지자 그들은 귀국해서 삼천포에 자리를 잡았다. 어머니는 고기를 파는 행상을 했고 아버지는 지게 품팔이를 했다. 아버지의 첫 손님은 진주로 고기를 팔러가는 어머니였다.
이런 가난의 경험은 식민지 한국인이 가지는 거의 공통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박재삼의 시적 세계를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기반이 되며, 그의 시적 모티브가 된다. 박재삼의 작품 <진달래꽃>에 그의 가난한 삶이 반추되고 있다.
이런 가난 때문에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신문팔이를 했던 그는 삼천포 중학교의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삼천포 중학 병설 야간 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거기에서 국어 교사로 있던 김상옥 선생님 김상옥(1920~2004) 이호우와 함께 1950년대 한국 현대시조계를 대표한다. 전통시조에 현대적 감각을 도입해, 시조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였다.
을 만난 것이 시인의 길을 걷게 된 인연의 시작이었다. 지게꾼 아버지를 지켜보는 아픔으로 시를 포기할까 갈등도 했지만, 시를 쓰는 일이 더욱 더 가치 있다고 느낀 그는 삼천포고등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부산으로 옮겨간다. 교장선생님 댁에 얹혀살며 시를 쓰던 중 등단을 하게 된다. 서울로 상경한 그는 『현대문학』에 취직해 낮엔 일을 하고 밤엔 시를 썼다. 1955년 시조 「섭리」와 시 「정적」을 추천받아 정식으로 문단에 데뷔했고 첫 추천은 모윤숙이 해 주었다. <강물에서>라는 시조였다.
, 고려대 국문학과에 입학했다. 그러나 학업과 직장생활을 병행할 수 없었던 그는 학교를 자퇴한다.
박재삼이 일하던『현대문학』은 그 당시 하나뿐인 문학지였다. 출입하는 많은 문인 중 서정주도 있었는데 그의 영향으로 박재삼은 자신의 설움, 울음, 정한 등을 시로서 표출할 수 있게 된다. 1962년 서른 살에 김정립과 결혼을 했고, 이듬해엔 처녀 시집 『춘향이 마음』을 출간해 당시 관념적이고 낯선 정취의 모더니즘 시와 서구문학이론이 주류를 이루던 문단을 깜짝 놀라게 했다.
생계를 위해 신문, 잡지, 출판사 등 여러 직장을 옮겨 다니다 1967년 2월 서른 다섯의 젊은 나이에 그는 고혈압으로 반신불수가 된다. 극도의 신경쇠약, 과로, 과음이 원인이었다. 1972년 그는 결국 모든 직장을 그만두고 위궤양, 고혈압 등의 투병 생활과 함께 “쓰러져도 죽지 않으면 시를 써야 한다.”는 신념으로 시 창작에만 몰두하게 되었다. 이후 30년을 투병하며 살아온 시인 박재삼은 15권의 시집과 8권의 시선집, 9권의 수필집과 3권의 수필선집, 바둑에 관한 글들을 남겨 놓고 1997년 6월에 ‘울음이 타는 가을 강’에 실려 바다로 떠난다.
2.작가의 시 세계
(1) 1950년대 당시 시적 양상
1950년대는 식민지에서의 광복, 미군정과 6.25라는 비극의 시간을 지나 진정한 민중의 힘을 보여준 4.19 이전의 소용돌이치는 역사적 공간에 있다. 이러한 격량의 상황을 배경으로 한 이 시기의 한국 시는 변화무쌍했던 사회상을 반영하듯 다양한 형태를 띈다. 그것은 대체로 두 가지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 수 있는데 첫째는 미당을 비롯한 청록파와 박재삼, 신석초, 박성룡 등의 전통주의적 방향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모더니즘을 표방하며 등장한 박인환, 김경린, 김수영 등의 [후반기] 동인이 지향한 탈 전통주의 경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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