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의 대화편 메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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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의 대화편 메논’
1.요약
플라톤의 중기 대화편들 중에서도 시기적으로 비교적 선두에 끼이는 것으로 간주되며 대화하는 사람들로는 텟살리아의 젊은이 메논, 소크라테스, 메논의 동복, 아니토스가 있다. 전체적인 형식에서 보면 소크라테스는 산파술 형식으로 메논과 대화를 나눈다. 메논에게 직접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메논 스스로가 지식을 생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다.
메논은 먼저 소크라테스에게 훌륭함이 가르쳐질 수 있는지 묻는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그게 가르쳐질 수 있는지 없는지 모를 뿐만 아니라 훌륭함이 도대체 무엇인지도 모른다고 답하면서 메논에게 훌륭함을 무엇이라 말하겠느냐고 묻는다. 그러자 메논은 우리들 각자에게는 각각의 행위와 연령층에 따른 각각의 구실 즉 기능과 관련하여 아주 많은 훌륭함이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소크라테스는 훌륭함은 온갖 종류의 많은 것들이 있다 하더라도 동일한 하나의 어떤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건강과 힘을 예로 들며 남자간 여자건 건강하거나 힘세게 만드는 것은 같은 힘이라고 말하고 훌륭함의 경우에도 그럴 것이라 한다. 메논은 다른 경우가 아니지 않느냐고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메논이 말했듯이 남자의 훌륭함을 나라를 훌륭하게 경영하는 것, 여자의 훌륭함을 집안을 훌륭하게 경영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면 나라든 집안이든 훌륭하게 경영하기 위해서는 절도있고 올바르게 하지 않고서는 안될 것이요, 이는 모두에 타당하므로 같은 방식을 훌륭함이 실현될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린다. 그러고 나서 소크라테스는 모든 사람들의 훌륭함이 동일한 것이므로 그것이 무엇인지 말해달라 하는데, 이는 훌륭함을 온전한 상태로 두고 훌륭함에 관해서 그것이 무엇인지 전체적으로 말함을 원하는 것이다. 그러자 메논은 훌륭함은 훌륭한 것들을 욕구하고 획득할 수 있음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나쁜 것들이지만 이를 욕구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무지한 탓으로 나쁜 것을 좋은 것으로 알고 그럴 뿐이다. 따라서 "좋은 것들을 욕구하고 획득할 수 있음이 훌륭함이다."라는 말에서 좋은 것들의 욕구는 모두에 공통된 것이므로 남다른 훌륭함의 요건일 수 없을 말한다.
또한 소크라테스는 이 획득에 있어서 올바름이나 절제, 순수함이나 또는 그 밖의 다른 어떤 부분적인 훌륭함이 첨가되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하니 메논은 그에 대해 그러하다고 말한다. 그러자 소크라테스는 올바름과 절제 그리고 그와 같은 것들을 훌륭함의 일부분이라 말했는데, 훌륭함을 쪼개지 말고 그것이 무엇인지 대답을 하라고 요구하고 본보기까지 제시해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메논은 훌륭함의 일부분(올바름)으로 행하는 것이 훌륭함이다라는 결론으로 전체로서의 훌륭함을 말하지 못했다고 메논을 당혹케 한다. (뿐만 아니라 전체로서의 훌륭함이 무엇인지를 모르고서는 훌륭함의 어떤 부분도 알 길이 없다.) 그러면서 소크라테스는 훌륭함의 경우에 있어서 자신도 그것을 모르고 있으니 메논과 더불어 도대체 그 것이 무엇인지 고찰해 보고 함께 탐구하기를 원하지만 메논은 그것이 무엇인지를 모르면서 무슨 방법으로 찾겠다는 건지, 혹시라도 그 것과 맞닥뜨린다 할지라도 그게 바로 몰랐던 것인지 어떻게 알겠느냐고 한다.
그러자 소크라테스는 혼은 불멸이며 여러 번 태어나 모든 것들을 보았기 때문에 무엇이나 배우지 못한 것은 없어서 이전에 알고 있던 것을 상기하게 되므로 탐구한다는 것과 배운다는 것은 상기라고 말하며 그를 보여주기 위해 메논의 동복인 소년과 도형에 대해 대화를 시작한다. 소크라테스는 소년 자신이 알지 못하고 있다고 당혹하게 만듦으로써 소년은 탐구하고자 하게 된다. 이 당혹으로부터 소년이 소크라테스와 함께 탐구함으로써 그는 질문만 할 뿐 아무것도 가르쳐주는 것이 없는데도 소년은 무엇인가를 발견하게 된다. 그러한 과정 속에서 소년은 자기 자신의 의견으로 대답을 하게 되고 그러한 것들이 그에게 내재하게 된다. 이러한 경우처럼 누군가가 그에게 같은 것들을 여러 차례에 걸쳐 여러 가지 방식으로 질문하게 되면 그는 마침내 이것들에 관해서 어느 누구 못지않게 정확하게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그 자신이 스스로로부터 지식을 되찾게 됨으로써 인식하게 되고 그러한 것은 상기하게 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앞에서 말했듯이 영혼은 그 윤회에 있어 이미 모든 것의 참된 진리를 내재적으로 인식하고 있으므로 설사 현세에서 잠시 망각하고 있더라도 인간적 경험을 통해 상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화편이 플라톤의 이른바 상기설의 최초의 출전이라는 것에 의미를 둘 수 있다. 플라톤이 직접적으로 제시했지만 그의 의견은 대체로 소크라테스와 같으며 이 둘의 이론을 하나로 보아도 어려움이 없다.) 따라서 소크라테스는 사물들의 진리가 언제나 혼 안에 있고 그 혼이 죽지 않는다면 마땅히 탐구하고 상기하게 되도록 시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이 둘은 자기가 알지 못하는 것에 관해 탐구해야만 된다고 합의를 보았고 다시 훌륭함이 도대체 무엇인지 함께 탐구해보자고 한다. 그러면서 훌륭함이 일종의 지식으로 가르쳐질 수 있는가 아니면 가르쳐질 수 없는 다른 어떤 것인가 고찰해보기 시작한다. 그 과정 속에서 훌륭함은 유익한 것이기에 마땅히 지혜의 일종이어야만 하고, 인간에게 있어서의 다른 모든 것들은 마음에 달려있으나 마음 자체의 것들이 좋은 것들로 되려면 지혜에 달려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훌륭함은 선천적인 것도 아니지만 가르쳐질 수 있는 일종의 지식 또한 아니다. 훌륭함의 교사의 현실적인 존재여부를 따져보면 당시의 훌륭한 지도자라고 여겨졌던 인물들의 훌륭함 또한 진정한 의미에서 남에게 가르쳐 줄 수 있는 지식이 아니라 고작해서 바른 판단 내지 의견에 불과할 뿐임이 밝혀진다. 훌륭함의 선생도 없고 그에 따라 배우는 사람도 없으므로 가르쳐질 수 있는 것이 아닌 것이다. 또한 길을 판단하고 인도하는 것을 예를 들어 행위의 정확성과 관련되는 참된 판단은 지혜보다 조금도 못지않은 안내자이며 지혜만이 바른 행위를 이끌어주는 것이 아니라 참된 판단 또한 그러하다는 생각에 미치게 된다. 그러나 바른 판단 또한 지식 못지않게 유용하지만 매어둠에 있어서 지식이 바른 판단보다도 더 값이 있다. 참된 판단들이 일단 매이게 되면 먼저 지식들로 되고 그 다음으로 지속적인 것들로 되거니와 이런 이유로 해서 지식이 바른 판단보다 더 가치가 있게 되는 것이다. (물론 어떤 행위든 참된 판단이 이를 이끌 경우에는 지식보다 못지않은 성과를 성취한다는 것은 옳은 말이다.)
이런 추론과정을 통해 소크라테스는 훌륭한 사람들이 정녕 있다면 그들이 있고 또한 유익한 것은 비단 지식으로 인하여서 뿐만이 아니고 또한 바른 판단으로 인하여서이고 이 둘 중의 어느 것도 사람들에게 날 때부터 주어져 있는 것이 아니고 또한 습득되는 것이라고 다시 한 번 말한다. 그러면서 그는 정치가들은 지혜로움과 관련해서는 신탁을 말하는 사람들이나 영감에 의한 예언가들과 조금도 다를 게 없다고까지 주장한다. 이들 역시 신들린 상태에서 많은 진실을 말하지만 이들은 자기들이 말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즉 훌륭함은 타고나는 것도 가르쳐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다만 그것이 어떤 사람들에게 있게 되건 정작 있게 되는 것은 지성을 떠나 신적인 섭리에 의해 있게 되는 것이다.
2. 논평
처음 이 대화편을 접했을 때, 소크라테스가 이끌어가는 대화법에 익숙하지가 않아서인지 굉장히 어색하게만 느껴졌다. 소크라테스의 반어법과 산파술이 그 것이다. 처음에는 용어를 잘 몰라 이러한 방식이 무엇인지 찾아보니 소크라테스의 대화법에 있어서는 아주 중요한 부분이었다. 즉, 소크라테스는 학습하기 위한 동기를 유발하기 위해 배우는 사람 스스로가 자신의 무지를 자각하도록 반어적인 표현을 사용하고, 산파술을 이용하여 배우는 사람이 능동적으로 사고하여 자신이 모르고 있던 진리 즉 지식을 찾을 수 있도록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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