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다문화 교육의 바람직한 방향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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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다문화 교육의 바람직한 방향모색
최근 다문화 가정이 급증하고 있다.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채류 외국인 수는 1990년 4만9천명에서 2006년 87만 여명으로 거의 18배 가량 증가를 한 것을 볼 수 있다. 지금도 역시 증가 중이고 앞으로는 그 증가추세가 더욱 심화 될 것이라고 예상되고 있다. 또한 농어촌지역의 총 결혼건수의 35.9%가 국제결혼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단일민족 국가라는 인식이 강하여 다른 민족을 받아들일 수 있는 장치들이 아직도 미약한 것이 현실이다. 어느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다문화 가정 학생을 떠올렸을 때의 이미지 중 부정적인 이미지가 약76%나 나왔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문화 가정 학생을 떠올렸을 때 더럽다, 가난하다, 공부를 잘하지 못한다, 가정환경이 좋지 못하다 등의 이미지로 연상하고 있었다. 이를 보았을 때 다문화 가정 학생들을 위한 제도장치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다문화의 대표국가인 미국은 건국 당시부터 다양성을 지닌 국가였고 또한 현재 미국 인구 중 약 28%가 소수 인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소수 인종 비율은 2025년에는 38%, 2050년에는 50%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따라서 다양성에 대한 인식과 정책의 기반이 매우 잘 잡혀 있는 곳이 미국이기도 하다. 그에 비하여 우리나라는 다문화 가정이 급속도로 늘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서적, 문화적, 정책적으로도 다문화 가정에 대한 기반이 미흡하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다문화 가정 관련 문화적, 교육적, 정책적 토대 기반 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 다문화 교육의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현재 다문화 가정 학생에게 가장 직접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제도 중 하나가 다문화 멘토링 활동이다. 다문화 멘토링 활동은 주로 초등교육을 전공하는 대학생이 참여를 하고 있는데(필자 역시 다문화 멘토링 활동에 참여해 본 바가 있다.) 방과 후나 방학기간 동안 일정시간을 정해 다문화 가정 초등학생들의 멘토가 되어주는 활동이다. 이 활동은 다문화 가정 학생들을 배려하고 그들의 학습능력을 신장시켜주는 활동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다문화 멘토링 활동에는 몇 가지의 문제점이 있다. 멘토링 활동을 할 때에는 주로 국어, 수학, 영어를 가르치도록 교육을 받는다. 여기서의 국어는 한국어를 뜻한다. 멘토의 진정한 목표와는 다르게 결국 학교 보충수업과 유사한 활동이 되는 것이다. 부진아에게 보충수업을 하듯이 문제집을 가지고 가르치는 것이다. 물론 독서 및 체험 학습 활동을 시행하기는 하나 그다지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못한다. 이와 같은 활동은 다문화 가정 학생들에게 궁극적인 도움책이 되지 못한다. 다문화 가정 학생들 같은 경우 좀 더 심리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즉, 그들의 외국 국적을 가진 어머니, 아버지들과는 다른 한국인이면서 그들의 부모들이 해주지 못하는 정서적인 측면을 메워 줄 수 있기를 원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멘토링 활동에 참여하는 학생은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멘토에 투입이 되고 있다. 멘토링 학생 선발 1순위는 저소득층 학생, 2순위는 다문화관련 강의 수강학생, 3순위는 봉사활동경력이 있는 학생이다. 이것만 보아도 멘토에 그다지 전문성을 두고 있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다문화 가정 학생들에게는 그들의 정체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고 또한 한국 문화와 그들의 또 하나의 조국 문화 둘 다 적응 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조력자가 필요하다. 따라서 단지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 혹은 봉사활동으로 할 수 있는 활동이 아니라 보다 다문화에 관한 심도 있는 교육을 받은 전문성이 있는 자가 다문화 멘토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다문화 교육 정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진다. 하나는 동화주의(assimilationism)이고 하나는 문화적 다원주의(cultural pluralism)이다. 이 둘은 모두 대표적인 다문화 국가인 미국에서 비롯된 것이다. 미국 다문화 교육정책의 방향은 1960년대를 전후로 크게 변화하게 된다. 1960년 이전의 주된 경향은 ‘동화주의’라고 할 수 있다. 동화주의란 이민자들이 자신의 고유한 문화적 정체성을 포기하고 미국사회의 주류적 가치관과 정체성을 받아들일 것을 강조하는 이론으로 유입국 사회는 자국 사회의 성원이 되길 원하는 이민자에게 문화적 동화를 대가로 ‘국민’으로의 합류를 허용한다. 이민자들은 주류사회가 다수를 차지하는 커다한 용광로(melting pot)에 섞여져 출신국 별 고유성을 잃고 단일한 성격의 국민으로 융해되며 유입국 정부는 이민자들이 주류사회의 언어와 문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동화주의에 기반한 용광로 이론은 다양한 문화가 용광로에 녹여져 문화적 다양성이 고루 반영된 새로운 미국시민문화가 창출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백인 주류 문화에 여타 소수문화가 녹여지는 형태를 취했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인종차별에 대한 갈등과 불만은 점점 고조되었다. 즉, 동화주의를 통한 사회통합은 한계에 부딪치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60년대 이후 등장한 것이 ‘문화 다원주의’이다. 문화 다원주의란 주류사회의 문화가 존재함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다양한 소수집단의 문화와 정체성을 존중하는 입장으로 주류사회와 소수민족사회를 모두 동등한 자격으로 인정하는 다문화주의와는 전제조건과 실현방법에서 차이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행해지고 있는 교육정책은 동화주의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다문화 가정 학생들을 우리나라 공립학교에 투입시킴으로서 한국 도덕, 국사, 언어 등을 가르친다. 애초부터 한국 시민으로서의 정체성을 키우는 것이다. 특히 국사시간에는 미국, 일본, 중국 등 큰 나라를 제외한 국가들은 아예 언급되지도 않는다. 필자가 멘토링 활동을 했던 필리핀 모(母)를 둔 학생의 경우도 필리핀이라는 나라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지만 학교에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었다. 즉 그들의 또 다른 사회를 아예 배울 기회조차 주지 않으면서 그들의 문화를 전혀 인정해주지 않고 묵살해버리는 것이다. 이는 교사의 문제라기보다는 교육과정 체계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좀 더 다양한 문화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교과서가 마련되어야 하고 그에 맞는 교육 시스템 체계도 구축 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다문화 가정 학생들이 가장 근심 하는 것의 1위는 교우관계이다. 한 뉴스에 따르면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초등학교 및 중학교 중퇴율이 일반인 자녀의 10배 수준에 달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는 아직 정서적으로 미숙한 저학년 아이들이 ‘다름’을 ‘틀림’으로 받아들이는 것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자신과 다름으로 인해 놀림감이 되고 괴롭힘의 대상이 되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짐으로서 다문화 가정 학생들에게는 엄청난 고통이 안겨지는 것이다. 따라서 이에 좀 더 초점을 둔 교육 정책들이 나와야 하는 필요성이 있다. 현재 미국의 다문화 교육의 특징을 살펴보면 크게 다섯 가지 방면에서 노력이 행해지고 있다. ‘내용통합’, ‘지식 구성 과정’, ‘공평한 교수법’, ‘편견 감소’, ‘학생의 역량을 강화하는 학교 문화와 조직’이 이 다섯 가지 이다. ‘내용 통합’은 교사들이 자신의 교과나 학문 영역에 등장하는 주요 개념, 원칙, 일반화, 이론을 설명하기 위하여 다양한 문화 및 집단의 사례와 내용을 활용하는 것이다. ‘공평한 교수법’이란 교사가 다양한 인종, 민족, 사회계층 집단에서 온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향상시키기 위하여 수업을 수정하는 것을 말한다. 여러 문화적, 인종적 집단 내에 존재하는 독특한 학습 양식에 부합하는 다양한 교수법을 사용하는 것 또한 이에 포함된다. ‘편견 감소’는 제일 중요한 것이 할 수 있겠는데 학생들의 인종적 태도의 특징 및 그것이 교수법이나 교재에 의해 어떻게 변화될 수 있는가에 중점은 둔다. 앞서서 소개한 미국의 다문화 교육 방식 중 좋은 방안은 받아들이고 우리나라 실정에 맞춘 교육 정책을 개발하되 지속적이고 꾸준한 다문화 관련 교육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아이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부모부터 시작 하여 사회적 요소들 모두가 다 다문화 교육 대상이 되어야 할 것이다.
점차 한국 사회 역시 단일 민족이 아닌 다문화 사회로 거듭나고 있다. 이는 저항할 수 없는 국제적인 추세이므로 다문화가 우리사회에 잘 정착될 수 있도록 다문화 관련 정책들을 신속히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추세에 맞추어 최근 다문화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프로그램과 정책들이 시도되고 있지만 다양한 문화의 공존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나라의 상황을 볼 때 다문화 교육 역시 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다른 나라들의 다문화 교육 사례를 면밀히 검토하고 성공 혹은 실패사례들을 잘 분석하여 다듬어진 교육 정책이 우리나라 현 교육 정책에 도입이 되어야 할 것이다. 잘 짜여 진 프로그램, 제도를 넘어서 교육 체계 자체에 큰 변화가 있어야 한다. 본 논문에서는 다문화 멘토링 활동의 비전문성, 동화주의 교육, 한국학생들의 다문화 인식 부족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고 이를 수정 보완할 수 있는 대책을 언급해 보았다. 다문화 교육은 한 차원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제 차원적으로 이루어 져야한다. 또한 다문화 구성원 중심의 교육이 아닌 국민들에게도 다문화 교육이 필요하다. 앞으로의 다문화 교육은 우리나라 교육과정 자체, 그리고 우리나라 국민들의 인식 자체에 스며드는 교육이 되어야 할 것이다.
참고 문헌
다문화교육의 입문 JAMES A. BANKS 저/모경환,최충옥,김명정 공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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