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비평] 캔들 플라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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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8.27 / 2019.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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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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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촛불아래 모여드는 민주의 감각
2. 축제가 된 저항, 촛불 문화제
3. 회의 없는 아름다움
4. 지나치게 작위적인 설정, 촌스러운 장치
※ 토론
-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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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회의 없는 아름다움
2008년에 있었던 실제 촛불집회를 재구성하고 있는 『캔들 플라워』는, 실제 일어났던 사건에 대한 기억 못지않게 작품 속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수많은 상징들에 기대고 있다. 『캔들 플라워』라는 제목부터가 고도의 상징성을 내포하고 있는데, ‘캔들’과 ‘플라워’가 결합된 이 낯선 단어는 작가가 2008년의 촛불을 어떤 방식으로 의미화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첫 꽃이 핀 걸 축하해!”
나는 우리 집 여신들의 시끌벅적한 축하를 받으며 레인보우 엄마에게 첫 월경을 보고했었다. (p57)
분홍빛 도톰한 살로 덮인 좀 뭉툭한 꽃. 따뜻한 햇빛을 받은 내 자그마한 버자이너. (p58)
“기대했던 것보다 별로 안 예뻤어.”
내가 식구들 쪽으로 다가가며 나지막이 말하자 엄마와 할머니와 조안이 와그르르 웃었다.
“무슨 소리! 세상에서 제일 예쁜 꽃이 막 피었는걸.” (p59)
작품 속에서 아름다움이라는 속성으로 연결된 꽃과 성기는, 한편으로는 생명의 탄생에 관여하는 기관이기도 하다. 수태할 수 있는 몸이 되었음을 알리는 초경을 ‘첫 꽃이 피었다’고 묘사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꽃-성기의 아름다움은 그것들이 생명의 탄생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숙자씨… 그러니까 꽃을… 피워달란 얘기였어요? 그러니까 씨앗을… 심고 가꿔달란 얘기였어요? 그러니까… 박각시가… 사랑을 하러… 올 수 있게? 이렇게 서로 연결되어 있는 둥글고 환한… 생명의… 흰빛처럼? (p360)
꽃-성기는 사랑, 즉 생명이 움트는 장소이기 때문에 아름다운데, 그렇다면 ‘생명의 흰 빛’을 띠고 꽃을 찾아오는 박각시들은 생명을 움틔우려는 의지를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촛불집회의 와중에서 스러진 ‘숙자씨’가 유언처럼 남긴 ‘박각시를 부탁한다’는 말과 작품 내에서 촛불집회가 흔히 꽃으로 비유된다는 사실을 연관 지어 생각해 볼 때, 작가가 촛불집회를 생명사상과 결부시키고 있음은 명백하다. 결국 촛불(candle fire)과 꽃(flower)의 합성어인 ‘캔들 플라워’는, 2008년 촛불집회의 중심에 생명존중사상이 자리 잡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제목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촛불과 꽃의 이러한 결합(candle fire/candle flower)은, 결과적으로는 작은 바람에도 꺼질 수도 있는 촛불의 위태로움이나 불의 파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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