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비평-매트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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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
1. 인식론
▣ 인식의 기원
인간은 대상에 대한 인식을 자신의 경험과 사유맥락 속에 집어넣거나, 이 맥락 속에서 이런 저런 대상들을 구분해낸다. 이처럼 도덕적이면서도 전체를 포괄하는 인식의 특징은 그의 반성적인 성격에 있다. 구약성서 ‘창세기(5장 22절)에서 인간의 인식은 ’선과 악에 대한 앎‘으로 묘사되고 있다. 선악에 대한 앎은 한편으로는 도덕적인 차원의 판단능력을, 다른 한편으로는 주위를 둘러싼 다양한 사태들에 대한 분석과 통찰력을 갖추고 있음을 함축한다. 인간은 이처럼 전체에 대한 조망과 자신에 대한 인식을 통해 세상에서 선한 것과 악한 것을 구분할 수 있는 것이다. 선악에 대한 인식은 더 이상 동물들이 나무를 보고, 열매를 만지며, 향기를 맡을 경우에 가질 수 있는, 소박하고 무반성적이며, 무의식적인 수용이 아니라, 대상인식을 넘어서 이를 새로운 관점에서 관찰하고 평가하는 인식능력이다. 인간은 대상에 대한 인식을 자신의 경험과 사유맥락 속에 집어넣거나, 이 맥락 속에서 이런 저런 대상들을 구분해낸다. 이처럼 도덕적이면서도 전체를 포괄하는 인식의 특징은 그의 반성적인 성격에 있다. 가장 근원적이고 내적인 측면으로서의 자기 인식은 최초의 인류인 아담의 수치심을 통해서 상징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선악과를 먹은 후 아담과 하와의 시야는 비로소 자기 자신에게로 향하며, 자신의 벌거벗은 모습을 의식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동물 수준의 소박하고 편안한 상태, 익숙하고 허물없는 환경으로부터 떨어져 나와서 새롭게 도달한 상황의 낯설음에 대한 은유로 이해할 수 있다.
인식능력 자체 혹은 대상인식에 대비된 반성적 인식능력을 인간의 근원적인 특징으로 묘사하는 모습은 단지 히브리 전통에서만이 아니라, 다른 민족의 신화나 세계관에서도 독특한 방식으로 등장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을 ‘이성적인 존재’로 규정. 여기서 이성은 일차적으로 ‘사유’와 ‘언어능력’을 함축하며, 따라서 인간이 이성적인 존재라는 말은 그에게 말하기, 사유, 판단, 통찰, 계산능력이 갖추어져 있음을 의미한다. 나아가서 고대 그리스의 오이디푸스 신화나 이를 토대로 한 소포클레스의 비극 등을 살펴볼 때, 인간의 자의식은 역사적으로 죄의식에서 출발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인식론>
철학 사상에는 현실적 맥락과 지적 맥락이 있다. 현실적 맥락은 그 사상이 생겨난 시대의 현실을 가리키며, 지적 맥락은 그 사상에 영향을 준 사상적 흐름을 가리킨다. 사상과 이론은 그 시대의 현실성과 상당성의 관계를 가지고, 그 시대의 지적 흐름과 일관성의 관계를 가진다. 즉 모든 사상은 그 시대의 현실을 반영하며 전 시대의 사상을 이어 받아 형성된다. 아무리 독특하고 창의적인 사상과 이론이라 해도 그 두 가지 맥락으로부터 유리될 수는 없다.
거시적으로 보면 서양 철학은 인식론과 존재론으로 나눈다. 이 두 가지 철학의 부문은 어느 시대에나 공존했으나 시대에 따른 편차는 있다. 대체로 공대와 중세까지는 존재론이 우세했고, 그대로 접어들어 인식론의 시대가 열렸으며, 현대에는 존재론과 인식론이 함께 얽힌 양상을 보이고 있다.
- 존재론 : 서양 철학이 초기에 자연철학의 형태를 취한 것은 존재론으로 출발했음을 말해준다. 이오이아 그리스의 초기 철학자들은 “세상 만물을 이루는 궁극적인 요소는 무엇인가?”를 물었다. 그들이 생각한 답의 후보들은 물, 불, 흙, 공기의 4대 원소였다. 중요한 것은 답의 내용보다 “.....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의 형식이다. 궁극적인 요소를 자연에서 찾으려는 초기 철학자들의 노력은 존재론적 관심이다.
- 인식론 : 중세로 접어들면서 신학이 철학을 대체하게 되자 서서히 인식론적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신의 존재를 인간이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 사물의 보편자가 실재하거나(실재론) 실재하지 않는다면(유명론) 그것을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존재를 어떻게 아느냐는 물음의 형식에는 이미 인식론이 개재되어 있다. 중세가 끝나고 근대의 문턱에서 데카르트는 처음올 순수하게 인식론적인 명제를 제기했다.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는 명제는 겉으로 보기에는 존재론적인 듯하지만 데카르트는 인식의 출발점을 확립하기 위해 주체의 존재를 논증한 것이다. 따라서 그의 명제는 존재론에 관한 공허한 논쟁을 끝내고 이제부터는 인식론에 주력하자는 제안으로 볼 수 있다.
즉, 인식론은 사물의 형태 그 너머에 있는 이상적인 본질을 엿보려는 시도다. 이 세계의 본질은 무엇인가, 사물의 본질은 무엇인가 등과 같은 질문은 곧 우리는 사물을 어떻게 인식하는가, 다시 말해 사물이 (객관적으로) 저기 있어서 ‘내가 저 사물을 인식하는가 아니면 내 내부의 감각이 (주관적으로) 저 사물이 저기 있다고 일러 주기 때문에 내가 저 사물을 인식하는 것인가’ 하는 인식론과 깊은 관계가 있다.
한마디로 존재론은 reality가 개인의 인식 범위를 벗어나 객관적으로 존재한다고 보는 논리인 반해 인식론은 진실이라는 것은 우리가 인식함으로써 존재한다는 것, 즉 truth 가 각 사람의 생각 속에서 존재할 수 있다는 논리로 설명될 수 있다.
< Matrix 1. 인식론 >
Morpheus : What is real. How do you define real? If youre talking about what you can feel, what you can smell, what you can taste and see, then real is simply electrical signals interpreted by your brain.
우리는 감각기관을 통해 들어온 정보를 진실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만약 감각 자체가 잘못되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직접적으로 말하진 않았지만 모피어스가 지적한 핵심은 바로 그것이다. 심리학의 인지론편에서 우리는 인체의 감각기관이 얼마나 많은 오점을 가지고 있는지 배울 수 있다. 매트릭스가 무엇인지 이해하려면 먼저 우리가 보고 듣고 만지는 것이 반드시 진실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매트릭스는 인식론적 감옥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감각을 지배함으로써 가짜를 진짜로 만들어 버린 매트릭스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감각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방편이 감각인데 어떻게 그것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느냐고 물을 수 있겠지만, 첫 단계로 직시해야 할 것은 감각은 감각일 뿐 반드시 사실 그 자체는 아니라는 점이다. 서양철학에서 데카르트가 감각의 부정확성에서 출발하여 오로지 이성에 의해 자아를 인식한다는 뜻으로 유명한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명제와도 같다. 이것을 정치적인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겠다.
-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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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매트릭스로 철학하기, 한문화, 스라보예 지젝.
우리는 매트릭스 안에 살고있나, 굿모닝미디어, 글렌예페스.
철학의 문제들, 이학사, 버트런드라셀.
철학과 세계, 이화, 서영식.
개념어 사전, 들녘, 나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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