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 혈서, 광장, 무진기행, 삼포가는 길, 장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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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
현의 부친은 독립운동 때 동굴에서 전사하였다. 할아버지는 그렇게 죽은 현의 부친을 싫어했다. 현은 자라나면서 할아버지에게서 자신을 먼저 생각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하지만 젊은이의 혈기에 섞인 정의감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현이 중학 시절 M선생과 학생 몇이 사라진 사건이 벌어졌다. 그들의 행위는 교내에서 영웅으로 받들어졌으나, 그들과 관련된 가족들이 그로 인해 고통을 당하고 있는 모습에 현은 주저를 느꼈다. 그는 야망과 포부도 없이 평범한 삶을 꿈꾸며 졸업하게 됐다. 허나 그것이 어머니께 효도가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고 일본으로 건너가게 된다. 현은 전쟁 말기에 접어들자 고향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곳에서 현은 학병 지원서를 받게 되고 도망을 치게 된다. 하지만 결국 자신의 어린 사촌의 중학교 입학을 위하여 지원하게 된다. 그 전쟁 속에서 현은 결국 도주하게 된다. 그 도주하며 목격한 약탈, 강간, 파괴, 살인은 그동안 아버지의 사상과 할아버지의 사상 사이에서 갈등하던 현에게 자신만의 신념을 만들도록 한다. 고향으로 돌아와 교사를 하게 된 현의 학교에서 부정적인 일이 발생한다. 현은 평소 보여주지 않던 대담한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그 일에 대해 곧 후회하고 그는 학교에 사표를 낸다. 사회주의자가 된 친구 연호가 현을 찾아온다. 연호는 현에게 함께 일할 것을 제안하지만 현은 이를 거절한다. 연호는 현이 거절하자 그에게 인민재판을 보여준다. 그리고 현은 그곳에서 희생자로 끌려나오는 과거 동료 교사였던 조선생의 부친이 끌려나오는 것을 보게 된다. 그는 북에서의 생활양식에 적응하지 못해 남으로 내려온 무력한 사람에 지나지 않았다. 현은 연호에게서 살인자의 모습을 보게 된다. 현은 연호에게 주먹을 날리고 헤어지게 된다. 그 뒤 연호는 연안에서 탈주했던 현을 체포하기 위해 고 노인을 미끼로 삼고 죽인다. 현은 연호에게 총을 쏘게 되고 마음의 상쾌함을 느끼게 된다. 자신의 선택으로 한 행동이었다. 그는 소극적이었던 자신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기로 결심한다.
혈서
달수는 규홍이 임시로 들어놓은 집에서 산다. 그는 직장을 찾아 돌아다닌다. 같이 사는 준석은 다리가 하나 없다. 늘 이불 속에 들어있다. 창애는 늘 구석에 돌부처처럼 앉아 있는다. 어김없이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달수가 돌아오자 준석은 그에게 악담을 퍼붓는다. 직장도 못 구하면서 왜 대학을 다니냐고 다그친다. 창애는 그들이 자신에게 욕을 퍼부어도 가만히 있는다. 규홍은 밤 아홉시가 넘어서 들어온다. 그리고 시를 쓴다. 규홍의 집 안은 부유하다. 하지만 규홍은 아버지가 원하는 판검사라는 뜻과는 반대로 날마다 국문학에 몰두하고 있다. 그의 아버지는 그것도 모른 채 날마다 생활비를 보내오고 그것으로 준석과 창애와 달수는 살아가고 있다. 준석과 달수는 규홍의 문학생활을 비판하지만 서로에게 비판을 하듯 하지는 못한다. 창애는 소녀다. 간질병 환자이기도 하다. 창애는 규홍이 고향과 부산에 가 있는 동안 박노인과 함께 주인 없는 집에 머물고 있었다. 돌맹이와 같은 창애의 행동은 달수에게 공포를 준다. 단 둘이 앉아 있을 때 유령의 기운을 느끼게 한다. 그래도 부친인 박노인은 창애를 대견하게 여긴다. 규홍에게 보낸 그의 서한엔 창애의 칭찬과 규홍과의 결혼을 권유하는 글로 차 있다. 달수의 취직도 여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달수는 트럭 앞대가리에 이마빼기를 박을 뻔한 날 이후로부터 자신이 왜 그날 살아남았는지에 관해 생각하고 있다. 준석은 그런 달수에게 실없이 화를 냈다. 전쟁으로 다리를 잃었지만 따지고 보면 가짜 상이군이었다. 저녁 다시 박노인에게서 규홍에게 창애와 결혼해달라는 편지가 왔다. 규홍은 시에 정신이 팔려있고, 토론은 준석과 달수에게로 넘어가 있었다. 문제는 창애의 배가 불러오고 있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토론은 곧 다른 쪽으로 빠지고 만다. 달수의 병역기피를 걸고 준석은 화를 내고 곧이어 칼을 꺼내 달수의 손가락을 잘라 혈서를 쓰려고 한다. 달수는 기절하고 준석은 집을 나간다.
광장
명준은 배를 타고 인도로 향하고 있다. 그는 대학 철학과 3학년 이었다. 무료한 생활을 보내고 있다. 그는 정선생과의 대화를 통해 현 정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거침없이 토로했다. 그리고 그것을 부수기 위해 자신의 밀실에서 준비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것의 실패가 진실이라고 하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북으로 건너간 아버지로 인해 명준은 형사에게 붙들러 갔다. 그곳에서 취조를 당하며 느낀 환멸을 그는 윤애에게 풀고자 하지만 그것조차 실패였다. 그는 이북으로 향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북에 도착하여 만난 아버지에게선 혁명의 이념 따윈 찾을 수 없었다. 명준은 기자로써 일을 하게 되지만 남한에서의 사고방식을 버리지 못해 비판받게 된다. 다리를 다쳐 병원에서 만나게 된 은혜에게서 위로를 받던 명준은 그녀가 모스크바를 떠나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625가 터졌다. 명준은 정치보위부에서 잡혀온 태식과 만나게 되었다. 태식은 명준의 전 여인인 윤애와 결혼한 상태였다. 그는 둘을 놓아줬다. 그리고 그는 전쟁 중 간호병인 은혜와 다시 만나 사랑하게 되지만 전사하게 되었다. 포로로 잡힌 명준은 북도 남도 아닌 제 3국으로 가기 위해 배에 올라선다.
무진기행
장인어른의 도움으로 제약회사의 전무가 될 나는 머리도 식힐 겸 고향으로 내려가게 된다. 어머니가 살아계실 적 나는 친구들이 징병으로 전쟁터에 나갈 당시 골방에 갖혀 목숨을 부지하고 있었다. 무진에 대한 기억은 썩 좋지 못했다. 그곳에서 나는 후배 박을 만나게 되었다. 박은 선생이 되었다. 박과 함께 세무서에 찾은 나는 옛 친구를 조를 만났다. 조는 항상 나에게 열등감을 느끼고 있던 친구였는데 지금은 세무서장이 되었다. 조는 거들먹거리는 녀석이 되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하인숙을 만나게 되었다. 후배 박은 하인숙을 좋아하고 있었다. 하인숙은 나에게 더 호감을 표했다. 나또한 하인숙에게 호감을 가지게 되었다. 그들과 헤어지고 아침. 나는 자살한 창녀의 시체를 마주하게 되었다. 그 여자에게 친근감을 느끼며 조에게 찾아갔다. 조는 하인숙을 하찮다고 표현했고 나는 하인숙이 조와 아무관계도 없다는 사실에 더욱 빠져가는 것을 느꼈다. 인숙과 사랑을 하게 된 뒤 나는 그녀와 일주일동안의 멋진 데이트를 약속했다. 하지만 부인에게서 온 전보를 받고는 심한 부끄러움을 느끼며 하인숙에게 편지를 한 통 남기고 서울로 떠나게 된다.
삼포가는 길
어디로 떠나야 할 지 갈팡질팡 하던 영달은 자신의 고향으로 향하고 있는 정씨를 만나게 된다. 딱히 갈 곳도 정해놓고 있지 않았던 터라 영달은 그를 따라가기로 한다. 얼마 쯤 걸어 도착한 국밥집에서 그들은 백화라는 장사하는 여인에 대해서 듣게 된다. 국밥집 주인은 도망친 그 여자를 잡아야 한다며 길을 떠나는 그들에게 발견하게 되면 알려달라고 부탁한다. 마을 하나를 지나 걷던 그들은 소나무 아래서 백화를 발견한다. 백화의 성격은 거침없었다. 자신의 집으로 향하고 있던 백화는 그들 일행과 잠시 동행하기로 한다. 감천 읍내에 도착한 그들은 헤어질 길 위에 놓인다. 백화는 전남행. 정씨는 호남행. 영달은 정씨를 따라가기로 한다. 백화는 그들과 헤어지는 마지막 순간 자신의 이름은 ‘이점례’라는 것을 말해주며 헤어진다. 그들은 호남선을 타기 전 곁에 있던 노인들에게 길을 묻다 삼포에 관한 소식을 듣게 된다. 노인은 정씨에게 바다가 육지가 되었다는 소식을 알려준다. 기억속의 고향과 달라져버린 삼포에 관한 소식에 정씨는 영달과 마찬가지로 갈 곳을 잃어버린다.
장마
기나긴 장마가 시작된다. 나의 집엔 할머니와 외할머니가 함께 산다. 할머니는 꿈을 믿지 않는 성격이고 외할머니는 꿈을 믿는 성격이다. 그들의 외삼촌은 지금 육군소위를 달고 일선 소대장으로 나가있다. 그리고 외삼촌의 전사소식이 날아온다. 외할머니는 이미 꿈으로부터 진즉에 알고 있었다며 아무렇지 않다고 중얼거린다. 외할머니는 나를 불쌍한 것이라고 했고, 외삼촌이 죽은 뒤 그동안 문제없이 지내던 할머니와 외할머니의 불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삼촌은 인민군에 들어 가 있었고, 외삼촌은 국군에 들어가 있었다. 외할머니는 외삼촌이 죽은 이후 빨갱이들을 저주하게 된다. 어느 날 삼촌의 친구라는 사람이 와서 나에게 초콜릿을 보여주며 삼촌의 행방을 묻는다. 나는 그에게 삼촌의 행방을 말하고 만다. 그리고 빨치산들의 시체가 경찰서 뒤뜰에 널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할머니는 삼촌이 죽었을 리 없다고 확신했고 소경 점쟁이가 얘기해준 삼촌이 돌아온 다는 날이 왔다. 삼촌이 오지 않을 것을 모두 알고 있지만 할머니만은 믿지 않았다. 그 날 구렁이가 한 마리 집에 나타난다. 할머니는 구렁이를 보고 고꾸라진다. 외할머니만 침착하게 대응한다. 외할머니는 구렁이를 사람인마냥 친절하게 대해준다. 외할머니가 구렁이를 배웅하고 나자 쓰러졌던 할머니가 일어난다. 할머니는 외할머니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한다. 그리고 눈을 감는다. 장마가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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