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삼포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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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포 가는 길
1. 작가 소개
황석영(黃晳暎, 1943.1.4.~)
1962년 고교 재학시절, 《입석부근(立石附近)》으로 사상계의 신인문학상에 입선하며 등단하였고 1970년 《탑(塔)》이 조선일보에 당선되며 문단에서 활동하였다. 1989년 방북하여 귀국하지 못하고 베를린예술원 초청 작가로 독일에 체류했고, 1993년 귀국 후 방북 사건으로 7년형을 선고받았다가 1998년 사면 석방되었다.
그는 우리의 현실을 ‘전국토적, 전민족적 실향상태’라고 규정할 만큼 어떤 의미에서건 삶의 터전을 박탈당한 실향민의 이야기를 지향해왔다. 그에게 고향이란 단순히 태어나고 자란 곳이 아니라 연대감으로 결속된 공동체적 삶을 표상한다. 이러한 지향성은 사회구조적 모순을 주변인 혹은 국외자들의 삶을 통해 드러내고자 한 작가의식의 주축을 이루는데, 더욱 주목할 점은 이러한 작가의 근본성향이 그의 자전적 체험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민중 역사소설로 불리는 《장길산》을 통해 민중의 건강한 생명력에 주목했으며, 《한씨연대기》와 《삼포 가는 길》등을 통해 산업화 시대의 시대정신과 노동자와 도시 빈민의 세계를 문학적으로 대변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장길산》, 《삼포 가는 길》, 《손님》, 《오래된 정원》, 《심청》등이 있다.
2. 인물 탐구
「삼포 가는 길」은 한 곳에 머물 수 없는, 떠돌아다닐 수밖에 없는 세 인물의 짧은 순간의 동행기다. 작품에는 세 명의 인물이 나온다. 공사판 밥집에서 간신히 도망쳐 나와 새로운 공사판을 찾아 정처없이 길을 나선 주인공 영달과, 그의 길동무가 된 정씨와 백화가 중심 인물이다. 정씨는 10여 년 뜨내기로 돌아다니다가 늘그막에 고향에라도 찾아가 보겠다고 길을 나섰으며, 백화는 5만원 빚을 갚을 길이 없어 새벽길을 도망쳐 나온 창녀이다. 이렇듯 이들은 모두 가난하고 딱한 처지의 사람들이다.
그들은 물론 각기 다른 자신들만의 역사를 밟아 왔으며 그런 만큼 각기 고유한 역사 지리지와 개성을 지니고 있다. 그중 「삼포 가는 길」의 서사를 진행시키는 인물인 영달은 처음에는 "아주 치사한 건달"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면 "괜찮은 사내"이다. 정신분석학적 용어로 그는 분리 불안 장애를 앓고 있는 인물이다. 언제부턴가 집에서 떨어져 나와 혼자 끊임없이 떠돌아다니는 삶을 사는 그는 누군가를 끊임없이 그리워하나 누군가를 만나면 나중의 이별이 두려워 선뜻 정을 주지 못한다. 그래서 누군가를 만나면 "아주 치사한 건달"처럼 행세한다. 그는 이렇게 혼자라는 불안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끊임없이 누군가를 갈구하며 이 넘치는 욕망 때문에 아무하고나 관계를 맺고 또 쉽게 헤어진다. 이렇게 그는 거듭 아픈 이별에 고통 받을 뿐만 아니라 때로는 사회적 관습을 위반하여 곤경을 치르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이별을 아파하면서도 누군가와의 친밀성에 대한 열망을 버리지 못한다. 결국 영달은 자신이 머물던 공사판에서 하숙을 치는 천가의 부인 청주댁과 정을 통하다 발각되며 그 사건으로 예정보다 빠르게 정처 없는 길을 나서기에 이른다.
또 다른 인물인 정씨 역시 공사판을 전전하는 뜨내기이다. 그는 무슨 일인가로 큰집을 다녀왔고 그곳에서 배운 기술로 공사판을 전전하며 살아간다. 같은 뜨내기이면서도 그에게는 안정감이 있는데, 그렇다고 그에게 집이 있거나 임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에게는 영달에게는 없는 것이 단 하나가 있는 바, 바로 갈 곳이다. 즉 그에게는 어떤 목적지가 있고 그것이 그를 안정적이게 만든다는 것인데, 그의 목적지는 다름 아닌 고향이다. 그는 10여 년 동안이나 가지 않았던 고향인 삼포에 가고자 한다. 삼포 그곳은 "비옥한 땅은 남아돌아 가구, 고기두 얼마든지 잡을 수 있"는 "정말 아름다운 섬"이다. 말하자면 삼포 그곳은 정씨에게는 생의 최고의 풍경이 담긴 곳이다. 그렇기에 정씨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고향을 향해 성큼성큼 발을 내딛는다. 결국 마지막에 가서 삼포가 정씨가 생각하던 이미지와 바뀌었음을 확인하게 되고, 정씨 역시 안정감을 잃고 이리 저리 전전해야하는 신세가 된다.
또 한 명의 동행은 술집 작부 백화이다. 백화는 "이제 겨우 스물두 살이었지만 열여덟에 가출해서, 쓰리게 당한 일이 많기 때문에 삼십이 훨씬 넘은 여자처럼 조로해 있는" "관록이 붙은" 술집 작부이다. 술집 작부와 짝이 맞는 백화라는 이름 아래 점례라는 본래의 이름을 묻어 두고 살아가는 그녀는 그녀의 과장되고 자학적인 표현에 따르자면 "나 백화는 이래 봬두 인천 노랑집에다, 대구 자갈마당, 포항 중앙대학, 진해 칠구, 모두 겪은 년"이다. 이런 굴곡진 삶은 그녀에게 누구 못지않은 악다구니를 갖게 해 거친 표현에 어떤 망설임도 없는 인물이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악다구니는 그녀의 고달픔, 두려움, 공포를 이기기 위한 방어기제일 뿐이다. 그녀는 정작 누구보다도 힘겹다. 그녀는 ‘타향’에 나와 있는 한, 그녀에게는 가명으로 살 수밖에 없을 정도로 허위와 불행한 삶이 있을 뿐이다. 그로부터 야기된 진실된 삶에의 욕구가 바로 고향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귀소본능인 것이다. 그녀는 마지막에 영달에게 본명을 알려주고 떠난다. 지금까지 영달을 대해왔던 가명으로서의 태도를 버리고 비로소 본명 ‘점례’라는 진정성을 만났다는 의미를 지니게 된다.
3. ‘보여주기’
화자는 작중인물의 내면 속으로 들어가지 않고 단지 보이고 들리는 것만을 서술한다. 독자는 영화관객처럼 그저 겉으로 드러나는 것만으로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 작가의 주관을 철저히 배제하고 오직 관찰을 통하여 등장인물의 실체를 제시하고 인생의 단면을 표출하고 있다. 영달과 정씨가 서로를 소개하며 하는 첫 대화를 볼 때, 사건의 정황은 대부분 대화를 통해서만 알 수 있다. 화자는 즉물적인 시선으로 인물과 사건을 관찰하며 생생하고 선명한 표현이 가능해진다. 소설에서 나온 풍경이 독자와 무관할 수도 있다 생각하겠지만 그것을 관심 있게 들여다보는 것은 그것을 인물들이 자기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그들은 길 위에서 만나는 순간순간의 시간과, 순간순간 거쳐가는 작은 길과 풍경들을 자기 삶의 현장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4. 당시 시대상에서 보는 작품의 의의
-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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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박매화, 「황석영 중·단편 소설 연구 : 소설집 「객지」와 「삼포 가는 길」을 중심으로」, 울산대학교 대학원, 2013.8
서대석 외, 한국의 고전을 읽는다 7, 휴머니스트, 2006.9
황정미, 「황석영 소설의 변모 양상 연구」, 한국교원대학교 대학원,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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