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흉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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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도시의 흉년
‘도시’라는 화두
세태소설, 풍자소설, 병리소설, 분단 소설, 페미니즘소설, 생태학소설, 가족소설, 가족사소설, 사상소설, 여성 역사소설, 성장소설, 도시소설, 자전소설, 노인소설. 소설이라는 것 이외에 이들의 공통점을 묻는다면 아무래도 쉬운 문제가 아니다. 이 다양한 소설 명칭들은 오늘날 소설 장르 연구에 흔히 등장하는 이름들이지만, 동시에 박완서의 여러 소설들을 다양한 관점에서 보는 풍요의 이름들이기도 하다. 『도시의 흉년』(1979)을 읽는 우리는 가족소설이나 성장소설, 또는 세태소설이라는 개념에도 유의해야 하지만, 무엇보다도 ‘도시소설’이라는 관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작품의 시대적 배경은 1960년대 말이거나 1970년대 초반으로 보이는데, 공간적 배경은 물론 ‘도시’이고 구체적으로 밝히면 서울이다. 서울은 작품의 배경이라는 단순한 세팅 정도를 넘어서 그 자체의 문제성으로 고양된 화두이다.
1970년대 전후 우리 문학사에서 도시성 자체가 도저한 의문에 부쳐지는 상황이 그리 낯선 일이 아니다. 김승옥이 「서울 1964년 겨울」(1965)에서 비속 도시 서울은 “모든 욕망의 집결지”라고 지목한 사실을 기억하자. 『도시의 흉년』이 발표된 시점에는 조세희의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1978)이 노동자 계급의 소외라는 이 도시의 구조적 어둠에 대한 문학적 보고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박완서의『도시의 흉년』은 이러한 일련의 문학사적 맥락에서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지옥 같은 가정, 타인 같은 가족
70년대 전후의 도시가 문제되는 정황을 알기 위해서는 이 시대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개발독재로’로 표상되는 박정희 정권은 1969년 3선 개헌과 1972년 10월 유신 등으로 부족한 정치적 정당성을 경제적 성과를 통해 상쇄하려 했다. 다른 무엇보다 국가가 부강해지고 잘 먹고 잘살게 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가치관이 이 과정에서 한국 사회에 자리 잡았다고 볼 수 있다. 경제성장은 산업화를 통해 이루어지고 이는 거대도시화이기도 한 것이다. 이 와중에서 서울은 근대화서구화산업화대도시화 등의 강박 가치가 숨 가쁘게 어깨를 걸고 등식 관계를 맺어 갈 때, 이 모든 것이 한 몸에 결합된 괴물로 탄생했다.
사회의식이 있고 사회변동에 민감한 작가들이 이 괴물에 호기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작가 박완서의 선택은 이 괴물 도시의 외부 풍경을 주유하는 게 아니라, 도시의 현저하고 보편적인 삶의 양식이 집약되어 있는 한 가정 내부를 도시 사회 병리의 뚜렷한 물증으로 집중 조명하는 것이었다. 작가가 선택한 가정을 보자.
서술자 ‘나’ 지수연은 밖에서는 생기발랄한 여대생이다. 소설은 이 여대성이 “웬만한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벼락부자 티가 더럭더럭 나는 속악을 극한 양옥”에 도착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 “양옥”은 추후 차라리 “집구석”으로 표현되는데, 이 서술 태도만으로도 우리는 거침없는 비판과 풍자, 나아가 야유의 어조까지를 감지할 수 있다. “집구석”은 바로 ‘나’의 가정이다. 이 가정에는 물론 가정부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가족이 있다.
할머니는 쌍둥이 남매로 태어난 수연이 수빈과 상피 붙을 운명이라고 수연을 학대한다. 가정에 무관심한 아버지 지대풍은 “등신 같은” 위인이다. 식민지 시대에 징용을 끌려가 해방과 함께 돌아왔고, 6.25전쟁 때는 식솔들을 남겨두고 홀로 피난을 다녀온 바 있다. 가족 부양 능력도 없는 그는 성불구자이가도 하다. 이 불구의 남성은 불구 여성 “절름발이 첩”을 만나서야 잃었던 섹스를 회복하는데 이때 가부장의 권력 또한 회복한다는 사실은 의미심방하다. 아버지에게 부재하는 남성성은 어머니 김복실 여사에게 떠넘겨져 있다. 가정을 지옥으로 만드는 장본인이기도 하고 “무식하고 충동적이고 원색적”이며 동대문 광장에서 여러 개의 포목상 점포와 공장을 가지고 있는 재력가이다. “중이 고기맛, 사람에게는 돈맛- 이것은 곧 엄마의 신앙이자 인간에 대한 이해의 폭”이기 때문에 돈이면 안 되는 게 없다는 속물이다. 이 어머니는 아버지와 더불어 ‘나’에게는 벗어나야 할 “숙명적인 악몽”이 될 뿐이다.
장편소설『도시의 흉년』의 처음에는 거짓투성이 가족 관계를 지탱하는 것이, ‘허구’라고 하고 그들은 허구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닮아 있다. 허구가 견고할수록 결속력이 강화된다는 점에서 그들은 일정 부분 생활의 공모자이기도 하다. 소설의 뒤에서는 결국 ‘허위’라는 좀 더 노골적인 표현을 얻는다.
여기서 우리가 눈여겨볼 대목은 지수연의 태도이다. 그녀도 가족의 일부이고 허위의 삶의 일부를 공유하고 있다. 그러나 전적으로 그렇지는 않다. 작가가 보는 모든 것을 보는 절대적 시점을 부여받았을 뿐만 아니라 지수연의 삶을 떠받치고 있는 것은 ‘허위’말고도 “집구석을 도망치는 꿈이다” 타락한 현실에 도덕적 긴장으로 맞서는 이 탈주의 꿈을 응원하는 것, 『도시의 흉년』을 읽으면서 놓칠 수 없는 관점 포인트의 하나다.
천민자본주의, 혹은 비루한 도시의 안쪽
여기까지 보면, 이 소설은 사회 현실이나 역사적 현실보다는 도시세태 풍속으로서 중산층의 허위의식이나 가족문제에 주력하는 작품이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은 가족 구성원들 사이의 관계를 통해 문제적 현실의 이면을 드러내고, 이 현실에 대한 작가의 비판과 공격 의지는 도처에 심각한 문제의식으로 내장되어 있다. 이 문제의식을 일관하는 것이 바로 자본주의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천민자본주의’에 대하 비판이다. 『도시의 흉년』이 적나라하게 폭로하고 있는 천민자본주의의 실상을 보자.
김복실 여사의 치부 과정은 처절했다. 무능한 남편으로 가난했던 그녀는 전쟁 중에 피난민이 빠져나간 서울에서 도둑질을 시작했다. 그 재산으로 외국 주둔군을 상대로 한 매춘업을 벌였다. 매춘업이 불황일 리 없었고, ‘달러’는 돈 중에 돈이었다. 다시 부동산 투기에 돈을 바쳤다. 재테크의 수완가라고 할 수도 있지만, 여기에 김복실이 누구나 다 하는 것쯤으로 간주하는 세금 포탈도 빼놓을 수 없다. 이러한 치부는 김복실 여사뿐만이 아니라고 『도시의 흉년』은 말한다. 지수연의 친구 경화는 부잣집 딸인데, 경화의 아버지는 형의 재산을 가로채고 그 형이 죽자 장조카를 자기 회사의 수위로 부리는 파렴치한으로 설정되어 있다. 이를테면 김복실과 경화의 아버지는 천민자본주의 시대의 주역인 셈이다.
이 천민자본주의의 풍요의 세상에서 그들은 행복하지 않다. 자식들의 교육문제, 애인문제, 군대문제, 심지어 순결문제까지 모두 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김복실 여사지만 그녀에게는 그 무엇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남편의 성불구가 있다. 지수연 아버지의 남성성 거세와 왜곡은 수난의 한국 근현대사와 모종의 함수관계가 있을 지도 모르지만, 무엇보다도 경제력의 무능과 무관하지 않다. 돈 앞에 가부장의 권력을 반납하고, 실질적인 가모장의 체계에 순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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