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동방견문록`을 읽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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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08.13 / 2019.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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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 중ㆍ고등학교 다닌 때에 교과서 안에서만 보던 ‘동방견문록’을 내가 직접 읽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리고 500페이지를 훌쩍 뛰어넘는 어마어마한 두께의 책을 보자마자 숨부터 막혀오는 것 같았다. 처음부터 딱딱한 문체의 글들과 여러 알 수 없는 지명들이 나에게 많은 스트레스를 주었지만, 이번 학기 고득점을 따기 위하여 이를 악물고 읽어 내려갔다. 그러나 그런 마음들도 잠시뿐, 지하철 안에서 무거운 책을 들고 읽으면서 내가 점점 이 책 안으로 빠져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직접 여행하는 듯한 상상을 하며, 그 당시 여러 지역의 사람들에게 수많은 풍습을 듣고, 때로는 화도 나며 여자로서 부당함도 많이 느끼곤 하였다. 처음에는 지극히 작은 목적으로 읽기 시작하였지만,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는 무엇인가 하나 해냈다는 기쁨과 우리의 세계가 자라왔던 모습들을 생생하게 알 수 있었다는 기쁨으로 뿌듯함을 느꼈다.
폴로 가족의 여행은 1260년 베이스를 출발하여 1295년 귀향함으로써 막을 내렸는데, 『동방견문록』은 쿠빌라이가 살던 13세기 후반의 몽골제국을 시대적 배경으로 하여 썼기 때문에, 이 책을 통하여 몽골제국의 영향력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책 안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13세기 중국의 모습도 속속들이 알 수 있어서 참 좋았다. 특히 마르코 폴로가 ‘하늘의 도시 킨사이’라고 부른 항주는 수많은 운하가 가로지르고 그 위에 1만 2,000개의 다리가 놓여 있어 물 위의 도시 베니스를 연상시켰는지 그 아름다움과 풍요로움에 대해서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고 있다. 나는 중국의 항주는 가보지 못하였지만, 고등학교 때 가본 베니스를 떠올리며 항주를 상상하기도 하면서, 하루빨리 중국에 가고 싶다는 소망이 더욱 더 커졌다.
『동방견문록』을 통해서 내가 알지 못했던 여러 고장의 풍습들을 많이 알 수 있었다. 특히 인도의 풍습이 가장 흥미로웠는데, 소를 숭배하여 사람들과의 인사가 소의 똥을 얼굴에 묻히는 것이라는 대목을 읽고 온몸에 소름이 끼치기도 하였다. 그리고 남편이 죽으면 그의 아내를 산 채로 함께 태워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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