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Read 라캉 진실에 대한 무조건적 집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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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제 7장. 진실에 대한 무조건적 집착 : 라캉, 테러리스트의 편지를 읽다.
<How to Read 라캉>
엄밀히 말해서 도착은 환상의 전도된 효과다. 자신의 분열과 대면하는 가운데 주체는 자신을 하나의 대상으로 규정한다. 즉, 사디스트 자신은 주체가 아닌 대상의 위치를 점하면서 자신은 그 사실을 모르는 채 다른 사람의 이익을 위해, 혹은 그 사람의 향락을 위해 사디즘적 도착자로서 행위를 한다. 이는 다시 말하면 ‘진정한 스탈린주의 정치인은 인류를 사랑한다.’는 정치적 전제로 환원될 수 있다. 진정한 스탈린주의 정치인은 인류를 사랑함에도 불구하고 소름끼치는 숙청과 처형을 단행한다. 그것을 행하는 동안 그의 마음은 산산이 부서지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것이 바로 인간성의 진보를 위해 자기에게 부여된 의무(전혀 의심할 수 없는 대타자의 의지에 의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라캉은 ‘도착’이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내가 행하는 것에 대해 나는 죄가 없다고 인식하는 것. 즉, 나는 다만 대타자의 의지를 수행하는 것뿐이므로 아무런 책임 없이 죄를 짓고, 타인에게 고통을 가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도착’이다. 아우슈비츠에서 SS부대원들이 유대인을 말살시키려 했을 때, 그들은 유대인들을 동정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런 끔찍한 일을 해야 하는 자신을 동정하는 식으로 의식을 왜곡했다고 한다. 즉, 그들은 대타자의 의무를 위해 자신들의 윤리성과 인간성을 훼손시키면서까지(오! 불쌍하기도 하지) 타인에게 고통을 가하는 무거운 짐을 스스로 떠안았다고(오! 이 얼마나 순교자적이냐) 생각한 것이다.
비슷한 도착증적 논리는 종교적 근본주의자들에게도 나타난다. 2004년 네덜란드의 영화감독을 살해한 이슬람 과격론자 부예리는 자신의 테러에 대한 책임을 무슬림 여성의 권리를 위해 싸워온 알리에게 전가한다. 그의 편지는 ‘만약 당신이 진실하다면 당신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를 ‘만약 죽음을 원한다면 당신은 진실하다.’의 의미로 전환시키는 도착증자들의 태도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여기서 부예리의 논리는 복잡하면서도 매우 정확하다. ‘만약 당신의 믿음이 진실하다면 죽어라.’는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 테러리스트는 ‘상대방의 죽어야할 의무(!)’를 자신이 껴안음으로서 오히려 ‘자신의 순교자적 위치’를 확보하기까지 한다.
이슬람의 이러한 정치적 순교는 다른 종교들과 매우 다른 ‘진리 체제’를 보여준다.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에게 진리의 궁극적인 척도는 ‘사실적 정합성’도 아니고 ‘합리적 일관성’도 아니며 ‘고백의 진정성’도 아닌, 오직 ‘죽음의 결단’이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종교적 근본주의자들이 ‘진리와 거짓을 절대적으로 분리하려는 노력’ 속에서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거짓 자체의 진실, 거짓을 행하는 행동 바로 그 안에서, 그것을 통해 전달되는 진실이다. 역설적으로 도착증자의 오류는 진실에 대한 무조건적인 집착에 있다. 즉 그들은 거짓 안에서 울려 나오는 진실에 귀를 기울이기를 거부하는 것이다.
셰익스피어의 희곡들은 진실과 거짓의 뒤섞임에 대한 놀라운 통찰을 제공한다. 그가 쓴 희곡들의 주인공들은 진실을 가장한 거짓으로 진실을 드러내기도 하고 혹은 진실 자체가 거짓이 되기도 하는 역설적인 상황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결과적으로는 모든 것이 올바르게 돌아갈지 모르지만(그러니까 그것이 진실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그 과정은 항상 속임수와 의도적인 기만, 거짓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이 어쩌면 더욱 우리 세계의 본질에 가깝다는 것이다. 여기서 문제는 ‘결과가 좋다고 모든 과정이 다 묵인될 수 있는가?’가 아니다. 오히려 문제는 ‘만약 이러한 사악한 과정을 통해서만 결과가 좋아진다면 어쩌겠는가?’이다. 만약 공정하고 진실해야하는 법이, 법적인 사회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실은 사기와 협잡, 사악한 의도들과 은밀히 거래해야 한다면 어쩌겠는가?
어쩌면 이러한 역설적인 진실은, 공개적으로 취한 가면 뒤에 숨겨진 그 무엇이 아니라 실은 외관 그 자체가 진실임에도 불구하고 진실인 척 꾸미는 그 태도에 있는 것일지 모른다. 다시 말해 외관(appearance)은 위반을 숨기기 위해 거짓 장막을 칠 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숨겨야 하는 위반이 있는 것처럼 가장할 때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라캉에게 있어 환상이란 바로 이런 허울(semblance)이다. 그것은 근본적으로 안쪽의 실재를 은폐하고 이는 가면이 아니라, 가면 뒤에 뭔가 숨겨져 있는 착각이다. 가면 그 자체가 실재임도 불구하고 가면 뒤편에 다른 무엇이 더 숨겨져 있을 것이라는 착각. 그것이 바로 외관과 허울 사이의 교묘한 차이다. 그리고 라캉에 따르면 이러한 가면은 의태의 구조를 지닌다. 그것은 ‘일치되고 싶은 이미지를 모방하는 게 아니라, 그 너머에 어떤 숨겨진 현실이 있다고 지시하는 듯한 이미지들의 특질을 모방하기 때문’이다. 즉, 의태가 뭔가를 드러낸다면 ‘그것은 배후의 그것 자체라고 부를만한 것과는 전적으로 구별되는 무엇’인 것이다. 남근의 위상이 바로 의태와 같다. 남근은 궁극적으로 인간 신체의 얼룩과 같은 것으로, 몸에 꼭 맞지 않아서 그 이미지 뒤에 또 다른 숨겨진 현실이 있을 것이라는 환영을 발생시키는 잉여적 특질이다.
그리고 이러한 특징은 다시 한 번 우리를 도착증 논의로 이끈다.
도착증자는 어떤 대타자 형상(신이나 역사, 파트너의 욕망에 이르기까지)에 직접 접근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자신은 일체의 언어적 모호함을 일소하고 직접 대타자의 의지 도구로 행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종교적 근본주의자들을 보라. 그들은 신을 믿지 않는다. 다만 신을 직접 알 뿐이다. 그들의 모든 행위는 신의 의지이며 신의 권위이다. 때문에 그들에게 있어 종교적 진리는 윤리적 믿음이 아니라 과학적 사실이다. 믿음을 실증적 지식으로 환원하려는 몇몇 종교들의 근본주의 분파를 보라. 그들에게 종교는 말 그대로 과학이며 사실이다.
하지만 사실, 보다 근본적인 차원에서 진정한 믿음이란 사실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무조건적인 윤리적 책임을 표현하는 것이다. 예컨대 ‘보편적 인권’이란 순수한 믿음의 차원에 속한다. 인권은 지식에 근거해 정의내릴 수 없는 것이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우리는 인권을 정립하는 순간 ‘인간은 근본적으로 다르며, 어떤 인간은 다른 인간에 비해 좀 더 존귀하고 지혜롭다’는 불가피한 결론에 직면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사실과 관계없이 ‘보편적 인권’은 우리의 결심에 의해 정립된 공리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을 믿어야 하며 책임져야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 종교는, 특히 종교의 근본주의자들은 자신의 믿음을 실증적으로 증명하는 것이 자신의 믿음을 보다 공고하게 해준다고 생각한다. 이슬람 과학자들의 수많은 서적들은 최신의 과학적 발달이 코란의 명령과 지혜에 합치됨을 ‘증명하고’ 있다. 불교 또한 수많은 과학자들이 ‘현대물리학의 도’와 같은 주제를 변주하면서 현실을 실체 없이 진동하는 흐름으로 보는 현대 과학의 관점과 고대 불교의 존재론이 얼마나 일치하는지 탐구하고 있다. 이러한 종교적 근본주의의 진정한 위험은 세속적인 과학 지식을 위협하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진정한 믿음을 위협한다는 사실에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혼란 속에서 ‘어떻게 행동’할 수 있는가? 저자는 그 해답을 카르파이의 사례에서 찾고 있다. 카르파이는 1940년 후반 크렘린 병원의 심전도계 대표로, 즈다노프가 심장마비로 죽기 직전에 두 번에 걸쳐 즈다노프의 심전도를 검사하는 임무를 맡았다. 그러나 즈다노프가 사망한 이후 1951년, 그녀는 다른 의사들과 공모하여 심전도 수치를 조작하고 심장발작이 일어났다는 명백한 지표를 지워버림으로써 환자에게 꼭 필요한 치료를 하지 못하게 한 혐의로 체포되었다. 계속되는 고문수사 끝에 그녀와 함께 기소된 다른 의사들은 자백을 했지만 그녀는 끝까지 자백하지 않았다. 그녀의 자백 서명은 당국이 세운 ‘의사의 음모’를 확정사실로 만들어 수많은 사람의 죽음을 초래하고 심지어 새로운 유럽 전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매커니즘을 즉각 작동시킬 수 있을 만큼 위험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고집은 스탈린이 죽기 전까지 계속되었으며 결국 스탈린 사망 후 계획 전체가 취소되었다.
모든 가능성에 맞선 이 단순한 고집이야 말로 윤리를 형성하는 기본적인 재료다. 그리고 베게트가 20세기 최고의 명작인 <이름붙일 수 없는 것>의 마지막 구절에서 “침묵 속에서 당신은 알지 못한다. 당신은 계속 가야 한다. 나는 계속 갈 수 없다. 그래서 나는 계속 갈 것이다.”라고 말한 것처럼, 안 죽은(undead) 부분 대상의 형태로 고집스레 지속되는 충동의 노래다. 그리고 이러한 그녀의 행위는 자신을 대타자의 도구로 고양시키는 도착증과는 정반대의 행위로서, 라캉적 의미에서 진정한 윤리적 행위로 평가받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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