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사가 모든 상황에서 모든 사람에게 영구히 진리일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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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사>가 모든 상황에서 모든 사람에게 영구히 진리일 수 있는가?
꼭 <안락사>에 국한해서가 아니라 모든 세상사의 어떤 문제든 단적으로 ‘옳다’, ‘그르다’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경우에도 예외는 있는 법이다. 이런 여러 가지 문제 중 안락사에 대해서 거론을 해 보겠다. 이를 논하기 위해서는 먼저 대체 죽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죽음이란 대체 무엇인가. 무엇을 죽음으로 정의하는가. 죽음은 크게 정신이 죽으면 죽었다고 보는 뇌사와 심장박동이 멈추고서야 죽었다고 판단을 하는 심장사로 나눌 수 있다. 그 중에서 심장사 죽음으로 인정하는 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죽음으로 정의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현행법상으로 죽음을 심장사로 받아들이고 있다.
안락사는 우리나라의 고려장이나 유대 민족이 노인을 벼랑으로 떨어뜨리는 풍습 등이 동양의 유교 문화나 서양의 기독교 사상으로 배척 당한 이후, 서양에서는 르네상스와 함께 새로운 안락사의 개념이 형성되었다. 현재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안락사의 의미를 살펴보면 살아날 가망이 없는 환자가 통증으로 무척 괴로워할 때 독물이나 기타의 방법으로 빨리 죽음을 맞이하도록 도와주거나, 의식을 잃고 인공 호흡 장치로 겨우 목숨을 이어가는 식물 인간과 뇌사로 판명된 사람에게 인공 호흡기를 제거함으로써 고통 없이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다.
먼저 안락사의 찬성입장을 들어보겠다. 첫째, 말기 암 등 고통이 심한 질환이라면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줄 수 있다. 둘째, 인간답게 죽을 수 있는 권리를 제공한다. 셋째, 병원의 병상 가동률을 높이고 소생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더 받을 수 있게 된다. 넷째, 불필요한 의료비 지출을 줄일 수 있다. 다섯째, 환자의 자율성을 존중해 줄 수 있다. (불필요한 의료 처치를 원하지 않았음을 건강했을 때 미리 의사표시 했을 경우를 말한다.)
안락사의 반대 입장을 들어보자면 첫째, 인간답게 죽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주지 않는다. 둘째, 인간답게 죽을 권리를 주장하며 다른 한편으로 그 조치를 이용하여 장기매매 등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 셋째, 병원의 이익 측면에서 다른 환자를 받기 위해 식물인간 환자의 보호자에게 존엄하게 죽을 권리를 설명하며 안락사를 적극 권장할 경우가 생긴다. 넷째, 현대 과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현상으로 환자가 극적으로 의식이 회복되거나 좋아질 가능성이 있는데 그 부분을 무시하는 경향이 많은 비인간적인 처치이다. 다섯째, 말기 암환자의 경우 안락사를 통해 환자와 그의 가족들이 죽음을 좀 더 편안하고 경건하게 마지막 기억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뺏을 수 있다; 단순히 고통 경감을 위해 죽음을 택하는 것이 옳은 일인가?
우리나라의 경우 무의식 환자이고, 소생 가능성이 없는 경우 그 환자가 건강할 때 어떤 의견을 가졌었는지 확인할 길이 어렵고 현재 어떤 의견을 제시할 것인지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보호자의 의견을 듣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그저 최소한의 생명 유지를 위해 의료비를 희망도 없이 계속해서 지출한다는 것이 사실 보호자 입장에선 만만치 않은 것이 실정이다. 뇌사상태의 환자가 병원에 입원해 있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보호자는 안락사 쪽으로 마음을 기울게 될 것이다. 그러나 본인의 동의가 없기 때문에 이를 보호자의 동의만 가지고 시행해야 하는지에 대해 의료진의 윤리적 딜레마가 생기는 것이다.
나의 경우 안락사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죽음이란, 뇌사 즉 뇌 혹은 정신이 죽으면 이는 인간으로서 생을 다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안락사를 법적, 제도적으로 인정하면서 생기는 많은 불화가 생기지 않도록 생전에 꼭 본인이 뇌사상태에 빠졌을 때, 또는 어떤 여러 가지 조항들에 있어 안락사를 결정해야 한다고 본다. 법원과 병원에서는 여러 가지 일어날 수 있는 조항을 만들어 본인이 자신의 생과 사를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생전에, 또 판단력이 분명할 때 주어야 할 것이다. 외국의 경우 이를 생전에 결정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시행하는 나라가 있다고 알고 있다. 보호자의 입장 즉 살아있는 사람의 입장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의식도 없는 환자의 뒷바라지를 하며 정신적, 신체적,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영원히 지속하는 것이 환자에게 또는 보호자에게 과연 옳은 일인가? 아마도 환자가 자신의 가족이 고통 받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가망이 없는 사람보다는 일단 살아있는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살아있는 보호자가 안락사를 시켜야 하나 하지 말아야 하나를 고민하는 것조차 큰 고통이다. 개인은 자신의 삶을 끝맺을 때를 판단력이 뚜렷할 때 결정해 놓는 것이 남은 사람들을 위한 도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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