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시인의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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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2 / 2023.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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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죽은 시인의 사회
N.H.클라인바움 지음
이 책을 접하기 전, 많은 사람들이 그랬듯 나 또한 영화로 처음 접하였다.
어딘가 모르게 시적인 제목, 높은 평점, 그에 따르는 호평들은 영화를 볼
충분한 이유가 되어주었다. 당시 처음 죽은 시인의 사회를 영화로 접했을
때는 고등학생이었는데, 우리나라의 현 교육 세태와 비슷한 내용들에 큰
공감과 울림을 받았던 것 같다. 성인이 된 지 한참이 지나서야 이 책을
집어든 것은, 그 때 받았던 감동과 울림을 다시 기억하기 보다는 그간 내
생각이나 시각의 변화가 얼마나 이루어졌는지 확인하고 싶어서가 가장 큰
이유였다.
죽은 시인의 사회 속 배경인 웰튼 아카데미는 우리나라의 교육 환경과
무척이나 유사하다. 모두가 아는 꿈의 대학들을 일컫는 아이비리그에 매년
70% 이상의 졸업생들이 진학한다는 웰튼 아카데미는 입학식에서부터 그
분위기가 단번에 파악된다. 권위와 위엄, 그리고 진학률만을 중시하는 교장,
잔뜩 군기 들어 있는 학생들, 자신들의 자식들이 명망 있는 학교에
진학했다는 자부심에 저마다 거만한 표정을 짓고 있는 학부모들까지. 마치
우리나라의 강남 8 학군, 특목고, 과학고를 보는 듯 한 풍경이다. 무한한
경쟁을 강요 받고, 자신들의 동아리 활동까지 설계해주는 학교에서
학생들의 숨구멍은 없다.
이 곳 웰튼 아카데미의 선생들과 교장, 그리고 우리나라의 몇몇 학부모들은
대학이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들 딴에는 자신들이 시키는
일만 열심히 하여 일류의 대학에 진학하면, 훗날 자신들에게 감사할
것이라는 지극히 개인주의적인 생각으로 아이들을 훈육하고 진로 방향을
임의로 결정한다. 이러한 문제는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상당히 심각하게 손
꼽히고 있다. 부모가 자식의 진로에 어디까지 관여하는가에 대해서는
정답이 없다. 어떤 이는 부모의 뜻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반면, 어떤 이는
부모의 뜻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아 떠나고 그
과정에서 부모와 상당한 갈등을 빚는다.
나 또한 대학에 진학했고, 우리나라 교육의 특성상 대부분의 고등학생들은
좋은 대학 하나만을 목표로 약 12 년의 교육과정을 이수하기 때문에 원하는
대학을 가지 못하면 마치 인생의 패배자인듯한 좌절감을 느낀다. 하지만
실제로 30 대 이후, 아니 20 대 후반만 가도 인생에서 대학이 전부가 아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어떤 이들에게 대학은 자신의 목표를 이루게
해주는 수단이 될 수 있지만, 그것이 모두에게,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면서까지 이루어져야만 하는 목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내가 생각하는 가치를 중시하는 사람이 바로 이 소설의 주인공
격인 키팅 선생이다. 주입식 교육, 선생의 말이 곧 법인 이 학교에서 키팅
선생은 아이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생각을 가질 수 있게 만든다. 사실
배경인 웰튼 아카데미나 우리나라 현재 교육 시스템이나, 자신이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진중하게 고민하는 기회는 상당히 적다. 아니,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대학교 진학 전 자신이 원하는 학과나 진로에
대해 후회없을만큼 풍부하게 경험해보고 선택을 하는 학생들이 몇 명이나
있을까 싶다. 꼭 모든 진로를 체험하지 않더라도 자신이 가고 있는 이 길이
정말 자신이 원하는 길인가에 대한 생각조차 부족한 실정이다.
키팅 선생은 교과서에서 벗어난, 일반적인 교육 과정에서 벗어난 생각을
스스로 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부여할 뿐만 아니라 점차 나아가는
생각의 힘을 길러준다. 교과서를 찢는 행위, 교과 과정에 없는 중요한
가치들을 깨닫기 위해 수업시간에 운동장에 가서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하기도 하고, 다른 시각을 가르치기 위해 갑작스레 교탁 위에 올라서기도
한다. 학생들은 이 과정에서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니고, 지금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것들이 당연하지 않을 수 있음을 깨닫는다. 닐과 같은
몇몇 이들은 이러한 키팅 선생의 수업 방식에 상당히 감명 받았는데, 이를
위해 키팅 선생이 웰튼 아카데미 재학 당시 결성한 시 낭독 모임 조직인
죽은 시인의 사회를 재결성하여 은밀한 모임을 주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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