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 - 잊혀져가는 희생, 그리고 용서 - 잘가요 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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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져가는 희생, 그리고 용서
차인표, <잘가요 언덕>, 살림, 2009
1. 들어가며
“잘가요” 호랑이 마을 사람들이 잘가요 언덕에 모여서 누군가를 떠나보낼 때 하는 말이다. 이 마을은 작고 평화로운 마을이었다. 하지만, 호랑이 사냥꾼들이 마을에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호랑이와 마을 사람들은 서로에게 무서운 존재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호랑이 사냥꾼으로 유명한 황 포수와 그의 아들 용이가 찾아온다. 마을에 지내면서 용이와 마을 촌장님의 손녀딸인 순이는 서로의 아픔을 달래주고 마음을 나누는 사이가 된다. 황 포수와 용이는 산에 올라가서 ‘육발이’라는 마을에 위협적인 호랑이를 잡아오면서 무사히 마을로 돌아왔지만, 용이의 총을 가지고 호랑이를 잡으러 간 마을의 세 아이가 죽게 되면서 그들은 마을을 떠나야만 했다. 몇 년 후, 호랑이 마을에 가즈오 대위를 비롯한 일본 군대가 들어오게 된다. 가즈오 대위의 군대들은 마을 사람들과 서로 도우며 친한 사이가 된다. 하지만, 다른 일본 군대들이 마을에 찾아와 위안부 징집을 위해 순이를 데려간다. 그 소식을 안 용이는 일본군대의 지휘관을 죽이고, 순이를 비롯해 위안부 징집으로 모인 여자들을 구한다. 하지만, 결국 일본 군대에 의해 순이는 끌려가고, 용이는 총을 맞아 쓰러진다. 둘은 헤어지기 전에 엄마별에서 만나자고 말한다. 70년 후, 순이 할머니는 대한민국으로 돌아옵니다. 잘가요 언덕에서 순이 할머니는 그녀가 호랑이 마을에 살 때 보살피던, 이제는 할머니가 된 샘물이 할머니를 만난다. 그리고 아이를 업은 순이의 모습을 한 나무 조각을 받게 된다. 그 조각 뒷면에는 ‘따뜻하다, 엄마별’ 이라는 말이 새겨져 있었다. 이 책은 우리나라의 가슴 아픈 역사와 순이 할머니와 같이 일제에 의해 희생된 사람에 대해 한 번 더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또한,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점점 이런 희생들을 잊어가는 우리 사회에 대해 안타까워하면서도 가해자들을 이제는 용서를 해 줄 수 있어야 한다는 말도 하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2. 나만의 책읽기 (1) : 인간의 무분별한 자연 파괴
호랑이 마을 사람들은 아주 오랜 옛날에는 호랑이와 평화롭게 지냈다. 하지만, 임금님이 이 마을에 사냥을 오게 되고, 사냥꾼들이 호랑이 가죽을 위해 사냥에 나서면서 호랑이는 사람들을 해치게 되었다.
또한, 용이와 황 포수가 오게 된 목적도 이 호랑이 때문이다. 물론, 그들은 처음에 용이의 어머니를 죽인 백호를 잡으러 호랑이 마을에 찾아왔다. 이에 촌장님이 호랑이 산에는 백호가 없을 것이라며 황 포수를 말렸지만 그는 백호가 없다면 마을에 피해를 끼치는 ‘육발이’라도 잡아오겠다는 이야기를 한다.
이 말에 촌장님은 “호랑이들은 우리가 이곳에 마을을 만들고 정착하기 훨씬 오래 전부터 이 산에 살고 있었네. 누가 주인이고, 누가 객인지 생각을 해 보게나. 사람에게 해가 된다고, 혹은 조금 불편하다고, 혹은 조금 이득이 생긴다고 닥치는 대로 잡아 죽이면 세상이 어찌 되겠는가? 설령 그것이 사람이 아니라 짐승일지라도, 세상은 더불어 사는 것일세.” 라는 말을 한다.
여기서 호랑이, 짐승은 자연을 뜻하는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작가는 이렇게 촌장님의 말을 통해서 현재의 우리의 모습을 비판하려 하는 것이다. 비록 황 포수는 이 말을 듣고도 호랑이를 죽이러 산으로 떠났지만, 이 말은 우리에게 인간이 조금 불편하다고 해서 무언가를 개발하기 위해 자연을 무분별하게 파괴하고, 자연과의 공존이 아닌 우리가 자연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태도를 반성하도록 만든다.
3. 나만의 책읽기 (2): 일제강점기 그리고 그 피해
이 책에서 작가는 일제강점기와 그 피해를 중점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순이는 용이와 일본인인 가즈오 대위도 반할만큼 예쁘고 마음도 착한 여자이다. 그리고 일제강점기를 겪고 있는 조선이라는 나라에 사는 약자이기도 하다. 일본 군대는 이런 순이를 일본군 위안부로 끌고 간다. 그리고 일본 군대의 조그마한 천막 안에는 순이 말고도 어린 조선 여자들이 가족과 친구와의 이별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모인 조선 여자들은 일본군이 있는 나라로 가서 일본군에게 비극적이고 수치스러운 일을 당해야만 했다. 그리고 일제가 패망한 후에는 돌아온 조선 여자들도 있었지만, 순이 할머니처럼 돌아오지 못한 여자들도 있었다. 또, 일제가 이런 사실을 숨기기 위해 일제에 의해 목숨을 잃은 사람들도 우리가 아는 것보다 더 많을 것이다.
또한, 일본군이 조선에 많은 인명, 경제적 피해를 입힌 사실을 이 책에서 볼 수 있다. 조선 남자들을 강제로 잡아 일본으로 끌고 가서 노역을 시킨다던가, 어린 학생들마저도 전쟁터의 총알받이로 내몰고, 숟가락이나 그릇 등 납이나 쇠붙이들을 강제로 징발해갔다. 또, 소, 돼지 같은 가축들도 마구잡이로 끌고 갔다. 이외에도 조선에 토지 조사 사업, 인구 조사 사업 등의 여러 가지 명분을 내세워 부와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회유하려 했고, 농민들은 착취하려 했다.
작가는 용서를 빌지 않아도 용서할 줄 아는 마음을 가지라는 조언을 용이와 순이를 통해서 해 준다. 책에서 용이는 백호가 엄마를 물어 죽여서 엄마를 위해서 백호를 죽여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순이는 백호가 용서를 빌지 않더라도 백호를 용서해 주라고 한다. 이 말이 이러한 우리와 일본의 상황과 관계에도 적용될 수 있을까 생각해 보자.
4. 함께 생각해 볼거리
이 책의 제목이 왜 ‘잘가요 언덕’ 일까?
-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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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직접적인 일본의 침략의 피해 이외에 친일파에 대해서는 해방 후부터 많은 논란과 의견이 있다. 친일파나 일본에 의해 재산이 몰수된 사람이 있는가 하는 반면에, 친일 행위로 많은 돈과 토지를 모은 것이 아직까지 이어져 부유한 삶을 사는 사람이 있다. 이 문제는 어떻게 처리해야할까?
6. 함께 읽어볼만한 책
<착한 여신들> - 조나탕 리텔
: 이 소설은 나치 친위대 장교 출신의 남자를 주인공으로 나치와 유태인 학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여기서 한 개인이 행복을 꿈꾸는 선량한 ‘평범한 개인’임과 동시에 국가의 명령에 의해 기계적으로 살인을 저지르게 되는 ‘국가에 속한 개인’이라는 양면성을 지닐 수 있음을 보여준다. 즉, 개인의 양심과 판단이 집단, 국가에 의해서 변질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부분은 ‘잘가요, 언덕’의 일본 군인인 가즈오의 모습과 겹쳐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비록, 나치의 폭력적이고 잔인한 행동들을 미화한 책이라는 혹평을 받기는 하지만, 읽어보면 ‘잘가요, 언덕’에 대해서 혹은 역사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책임을 묻는다> -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 이 책은 일본 위안부 제도에 대한 실상과 사례를 들어 피해자들의 후유증과 피해 사실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비록, 출간 된 후 많은 시간이 흘러서 지금과는 조금 다른 점이 있을 수 있지만, 일제 강점기, 위안부에 대해서 더 자세하게 알아 볼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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