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바다와 저작권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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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냅스터라 불렸던 소리바다는 인터넷을 통하여,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MP3 파일을 타인에게 전송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소리바다를 통한 MP3 파일의 교환이 활발해지자, 이에 위협을 느낀 한국음반산업협회는 소리바다를 저작권법 위반을 이유로 고소하였다. 소리바다는 이른바 P2P 서비스라는 방식으로 MP3 파일을 복제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에, 이 분야의 원조격인 미국의 냅스터가 폐쇄된 것과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도 폐쇄될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도 많았지만, 반면 미국법과 다른 한국법에는 소리바다를 폐쇄할 근거가 미약하다는 점을 들어 소리바다 폐쇄에 대한 강한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여기에서는 P2P 서비스란 무엇인가에 대해 알아보고, 대표적인 P2P 서비스인 냅스터와 소리바다의 작동 원리와 법적으로 어떠한 점이 문제였는지에 대해 살펴보도록 한다..
1. P2P 서비스와 원조 소리바다, 냅스터
클라이언트/서버 구조는 각각의 컴퓨터가 서비스를 요청하는 쪽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쪽으로 역할이 분명한 구조이다. 우리가 인터넷에서 만날 수 있는 대부분의 구조는 클라이언트/서버 구조이지만, 그 외에 각각의 컴퓨터의 역할이 불분명한 구조도 있을 수 있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네트워크 상에 있는 모든 컴퓨터가 클라이언트이거나 또는 모든 컴퓨터가 서버일 수 있고, 때로는 클라이언트와 서버가 혼재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클라이언트/서버 구조와 대비되는 이러한 구조를 P2P(Peer to Peer) 구조다. P2P 구조에서는 하나의 컴퓨터가 클라이언트 또는 서버로 분명하게 지칭될 수 없기 때문에, 클라이언트 또는 서버라는 말 대신 피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각 컴퓨터는 피어가 되고 각 피어는 때로는 서버, 때로는 클라이언트 역할을 수행한다. P2P 구조의 피어가 서버도 되고 클라이언트도 될 수 있기 때문에, 서번트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다.
사실, P2P는 전혀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이미 인터넷이 처음 만들어지던 1970년대부터 P2P는 있었다. 또한 현재 인터넷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다른 컴퓨터의 주소(IP)를 찾는 과정도 P2P라고 할 수 있다. 하나의 컴퓨터는 원하는 컴퓨터까지 찾아가기 위해서 주위 컴퓨터들에게 IP를 요청하고, 요청 받은 컴퓨터는 또 다른 컴퓨터에게 IP를 요청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다가 원하는 IP를 찾으면, 최초의 컴퓨터에게 도달할 때까지 답변을 전달하는 것이다. 따라서 각각의 컴퓨터는 IP를 요청하는 클라이언트인 동시에, IP를 알려주는 서버의 역할을 하는 피어가 된다. P2P가 아주 오래된 개념이고 인터넷 통신의 기반이 되는 구조인데도 불구하고, 너무나 원시적이기 때문에 당연하게 취급되어 최근까지는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하였다.
그러다가, 1999년에 미국 노쓰이스턴대학에 재학 중이던 숀 패닝(Shown Fanning)이 냅스터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P2P 서비스가 큰 주목을 받게 되었다. 당시 19살의 대학 1학년생이었던 숀 패닝은 인터넷에서 자주 MP3 파일을 다운받곤 했는데, 원하는 음악이 저장된 MP3 파일을 찾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숀 패닝은 우선 검색엔진을 통해서 원하는 MP3 파일이 올라온 홈페이지의 리스트를 구한 후, 리스트에 나와 있는 홈페이지에 일일이 접속하여 MP3 파일을 다운받을 수 있는지 확인하거나, 해당 MP3 파일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을 찾아서 e메일을 보내어 MP3 파일을 첨부 파일로 보내 달라고 부탁해야만 했습니다. 인터넷 상에서 MP3 파일을 찾는 것이 매우 불편하다고 느낀 숀 패닝은 P2P 네트워크 상에서 MP3 파일을 교환할 수 있게 해주는 냅스터 시스템을 만들었다.
기술적으로 볼 때, 냅스터 시스템은 순수한 P2P 시스템은 아니다. 냅스터 시스템에 접속하는 사람의 컴퓨터는 피어가 되지만, 냅스터 시스템 자체를 관리하는 서버가 따로 있기 때문입니다. 순수한 P2P에서는 각 피어가 가지고 있는 MP3 파일의 목록을 검색하는 것이 매우 느려질 수 있기 때문에, 냅스터 시스템에서는 처음 냅스터 회원이 될 때, 자신이 가지고 있는 MP3 파일의 목록을 만들어서 서버에 등록하도록 되어 있다. 각 회원이 올린 파일 목록은 냅스터 서버의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다. 따라서, 다른 회원이 원하는 MP3 파일을 검색하면, 냅스터 서버의 데이터베이스를 조회함으로써 대단히 쉽고 빠르게 해당 MP3 파일을 보유하고 있는 회원을 찾을 수 있다. 이 때 중요한 점은 냅스터 서버는 MP3 파일의 목록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서버에 MP3 파일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MP3 파일을 다운받으려면 해당 MP3 파일을 보유한 회원이 현재 접속하고 있어야만 한다. 즉, 각 회원의 컴퓨터가 MP3 파일을 요청하는 클라이언트인 동시에 자신의 MP3 파일을 제공하는 서버가 되는 것이다.
냅스터는 발표 즉시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되었고, 이에 자신감을 얻은 숀 패닝은 1999년 5월에 정식으로 냅스터를 법인화 하였다. 냅스터는 무료 사이트였기 때문에 주로 광고와 사용자의 음악취향 등을 기록한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하여 수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이러한 수익구조는 상업적인 웹사이트로서는 비교적 취약한 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0년 말이면 냅스터의 회원수가 7,5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었기 때문에, 전문가들이 평가한 냅스터의 가치는 최저 6,000만 달러에서 8,000만 달러나 되었다. 실제로 2000년 4월에는 이미 냅스터의 회원수가 500만명이 넘었고, 냅스터를 통해 다운받을 수 있는 MP3 파일의 수는 평균 60만개에 이르렀다. 냅스터는 특히 대학생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아서 대학의 네트워크가 마비되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에, 뉴욕대학과 버클리대학에서는 냅스터 이용을 금지시킬 정도가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공에도 불구하고 회원들이 냅스터를 통해 다운받는 MP3 파일의 75%가 불법 저작물일 정도로 냅스터를 통한 저작권 침해가 심각한 것으로 여겨졌다. 이에 냅스터를 통한 MP3 파일 교환에 위협을 느낀 음반회사들은 1999년 12월에 저작권의 기여침해 및 대위침해의 혐의로 냅스터를 고소하였고, 2001년 7월에 연방법원은 냅스터 사이트의 폐쇄를 결정하였다.
법원의 폐쇄 명령을 받은 냅스터는 곧 서비스를 중단하고, 시스템 이용을 유료화 하여 저작권료를 지불하는 형태로 서비스를 재개하려 했지만, 이러한 노력은 실패로 돌아갔고, 결국 파산하고 말았다. 인터넷 상에서 가장 촉망받고 유망한 웹사이트가 개설 2년이 채 되지 않아서 허무하게 사라지고 만 것이다. 미국의 언론은 이 사건을 대서특필하였고, 냅스터가 폐쇄되기 직전에는 마지막으로 원하는 MP3 파일을 다운받으려고 접속한 사용자가 수백만 명이나 되었다.
2. 소리바다와 냅스터가 다른 점
소리바다는 2000년에 미국 버지니아공대를 졸업한 양일환과 콜롬비아공대를 졸업한 양정환 형제가 개발하였다. 이들 형제의 부친은 한국외국어대 법대 양수산 명예교수이며, 1999년에 귀국한 양씨 형제가 1년여의 개발 끝에 동생 양정환의 생일에 맞춰 2000년 5월 18일부터 소리바다 웹사이트(http://www.soribada.com/)의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한다. 당초 양씨 형제는 MP3 재생기인 소리통을 개발하였으나 이를 활용하기 위해 P2P 네트워크 상에서 MP3 파일을 교환하는 시스템인 소리바다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리바다도 냅스터와 마찬가지로 P2P 네트워크 상에서 MP3 파일을 공유하는 시스템으로 소리바다 웹사이트에서 소리바다 프로그램을 다운받은 후 설치하면, 사용자 컴퓨터에 소리바다와 파도라는 아이콘이 생성된다. 사용자가 자신의 컴퓨터에 설치된 소리바다를 실행하고 회원가입을 하면, 공유할 MP3 파일이 있는 폴더를 지정한 후, 파일 목록을 작성하게 되는데, 노래를 검색할 때는 소리바다의 노래검색 메뉴를 선택해서 원하는 MP3 파일이 있는 다른 회원의 폴더를 찾을 수 있다. 소리바다도 냅스터와 같은 P2P 서비스이기 때문에 현재 접속하고 있는 회원의 MP3 파일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은 마찬가지다. 그러나, 소리바다는 냅스터와 비교해서 다음과 같은 차이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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