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감상문 - 바후차라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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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바후차라마타 : Beyond Binary
연극 감상문
가끔 티켓 예매 사이트에 들어가서 요즘 어떤 연극이 하는지 둘러보고, 궁금한 연극이 있으면 예매를 한다. 바후차라마타도 그런 과정에서 만나게 되었는데 특이한 제목과 포스터에 눈길이 갔다. 자세히 보니 극단 뛰다가 2년만에 발표하는 신작으로 제 3의 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다. 제목이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 제 3의 성이란 어떤 이들을 지칭하는 것인지 도통 감이 오지 않았지만 당장 다음날로 예매를 마쳤다. 내가 느낀 뛰다는 역동적이고 색이 뚜렷하다. 고전을 가지고도 몇 백 년 전이 아닌 지금의 이야기를 적절하게 녹이고 그려낸다. 하지만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다. 그렇다고 절대 가볍지 않다. 그렇기에 가장 좋아하는 극단이 되었고 어떤 이야기를 다루지 걱정이 되기 보다는 어떻게 뛰다식으로 풀어낼지 기대가 되었다.
“바후차라 마타”는 인도의 히즈라들이 섬기는 여신으로, 이 히즈라들은 여성도 남성도 아닌 제 3의 성을 가진 이들을 말한다. 이들은 태생적으로 간성 혹은 양성이거나, 남성의 성기를 제거한다. 과거 히즈라들은 여신 바후차라 마타가 부여한 특별한 힘을 가진 것으로 여겨지고, 이 힘을 이용해 어린아이들에게 축복을 내리거나 결혼식에 축하공연을 하고 돈을 받는 방식으로 살아갔다. 만약 공연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이들을 저주하였기 때문에 대부분 이를 두려워하여 히즈라들의 요구에 따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선 히즈라에 대한 전통적인 보호망이 사라지고 이들은 성매매와 구걸로 생계를 이어 나간다. 연극은 연출가의 등장으로 시작된다. 연기자가 아닌 실제 뛰다의 배요섭 연출가는 몇 명의 관객들을 꼽아서 질문을 던진다. "성별이 어떻게 되세요? 왜 그렇게 생각하시죠? 언제 가장 그렇다고 느끼세요?" 나에게 혹은 같이 갔던 남자친구에게 말을 걸어주길 바라며 연출가의 눈을 간절히 쳐다보았지만 3번 모두 무시당하고 말았다. 대부분의 관객들은 당황하여 수줍게 답하였지만 2번째 관람때 30대 후반여성은 새내기 시절 동성과 교제한 적이 있다고 얘기하였다. 원형 극장의 관객들이 그녀에게 집중하였지만 아주 당당하고 담담하여서 처연한 느낌이 들었다. 관객이 답하는 동안 관객의 옆자리에서 혹은 무대 뒤편에서 배우들이 하나 둘씩 등장한다. 객석 앞의 무대는 원형이고 뒤로 갈수록 경사가 있다. 경사의 끝은 배우들이 다음 등장인물을 위해 준비하는 경대 10개가 놓여있다. 한명씩 나와서 일기를 쓰듯이, 친구에게 말하듯이, 고해성사를 하듯이, 기도하듯이 각자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이런식으로 인도배우 4명, 한국배우 6명이서 총 51명의 등장인물을 그려낸다. 소수의 정해진 등장인물과 하나의 사건을 통해서 흘러가는 기존 연극과는 다르게 바후차라마타는 관객과 이야기를 한다. 51명의 등장인물의 구성은 게이. 레즈비언. 트렌스 젠더, 남성호르몬 과다 분비 여성, 무성애자, 양성애자, 복장전환자, 히즈라 등으로 아주 다양하다. 뛰다가 인도와 한국의 성소주자들을 상대로 직접 인터뷰를 하고 등장인물로 그려낸 것인데 그중 가장기억에 남는 이들을 꼽자면 첫 번째로 등장한 트랜스 젠더 앤디이다. 앤디는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한 트렌스 젠더인데 사람들이 자신을 미심쩍게 쳐다보면 그냥 트랜스 젠더라고 말할 정도로 아주 당당하다. 앤디는 여성이 된 이후, 예비군 훈련에 갔다온 얘기를 한다. 군복을 입은 섹시한 자신의 뒤로 교관들이 자꾸 쫓아다닌다고 익살스럽게 얘기한다. 트랜스 젠더가 예비군을 간다는 것은 전혀 생각해보지 못한 문제이기 때문에 당황스러웠다. 성전환 수술을 받은 후에는 여자가 되었기 때문에 당연히 면제 되는 줄 알았기 때문이다. 공연이 끝나고 집에 와서 찾아보니 수술을 마쳤어도 호적상의 절차가 진행중인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런 경우가 발생한다고 한다. 실제로 포털사이트에 예비군에서 그녀들을 목격한 이야기가 적지 않게 나온다. 당사자들이 본다면 기분 나쁠만한 글들이 대부분이다. 병역이 의무인 만큼 앤디 같은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뜻인데 , 이들을 위한 절차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두 번째로 기억에 남는 인물은 게이인 하리이다. 하리는 인도 배우가 연기하였는데 대사가 한 줄도 빠짐없이 인상적이다. “내 심장이 옳다고 말하기 위해 칙령이나 법률이 필요하지는 않다. 윗자리에 앉은 사람들이 우리가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이제 너희들도 사랑해도 된다고 말하는 것 따위는 듣고 싶지 않다. 나는 자연이 내게 명한 대로 사랑하고 살아간다.나는 괴물이 아니다, 나는 일탈자도 아니다 나는 신의 컴퓨터에 생긴 에러가 아니다. 이중성과 숫자에 갇혀 있는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다. 하지만 지구 위에서의 삶은 나누어지지 않는다 흑과 백으로. 음과 양은 분리할 수 없다. 그들은 서로의 안에서 흐른다. 나는 흐름이고, 나는 기운이다. 나는 사랑하고 사랑받는다. 나는 꽃도, 시의 소재도 아니다. 나는 하리(Hari), 평범한 남자다. 전화번호부 당신의 이름 바로 아래, 그리고 바로 위에 있는, 그런 이름들 중 하나일 뿐이다. 나는 하리(Hari)다.” 숨 쉴 틈도 없이 낮은 목소리로 선언한다. 현들이 어긋 나는 소리와 하리의 목소리가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듯이 불안한 느낌을 주었다. 점점 목소리가 고조되고 몸동작이 금방이라도 터질것처럼 역동적으로 변하였다. 하지만 다시 돌아와서 차분하게 말한다. 나는 하리라고. 이 공연의 부제인 “이분법을 넘어서 (Beyond Binary)”에 대한 이야기가 충실하게 담겨져 있다. 하리도 다른 이들과 같이 누군가의 자식이고, 형재 자매이고, 친구이고, 직장 동료일 것이다. 단지 내가 이성을 좋아하는 것처럼 동성을 좋아할 뿐이다. 가끔씩 해외에서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법안이 통과했다는 기사를 보게 된다. 그럴 때마다 그 나라는 생각이 참 열려있고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웃긴 일이었다. 우리는 누군가를 자유롭게 좋아하고, 상대방도 같은 마음이라면 결혼을 할 수 있다. 아주 당연한 일인데 왜 이들은 존중받지 못하는가. 마지막으로 기억나는 인물은 실제로 성전환 수술을 한 아리따운 인도 배우였다. 여성이 된 후, 실제로 자신이 겪은 일을 보여주었다. 집에서도 쫓겨나고, 거의 죽을 위기에 놓였는데 동생이 부모님께 사정을 해서 집에서 조차 6개월을 빛도 못보고 숨어 살았다고 한다. 인도배우는 무대의 끝에서 모래로 커다란 꽃을 그리며 등장한다. 그 끝에는 원이 있고 한국 배우가 들어가 있다. 인도배우가 그곳까지 도달하는 것은 마치 수행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결심하기까지의 모습을 그린듯하다. 모든 조명이 꺼져있고 암실에 빛 한줄기가 새어 들어오는 것처럼 원을 비춘다. 인도 배우와 한국 배우는 원 안에서 서로를 안아준다. 붉은 조명이 비추고 사람들이 나타나서 저마다 의자에 올라 선다. 인도 배우와 한국 배우도 자리를 찾아서 두리번거리지만 이들의 자리는 없다. 또다시 의자가 움직이고 아주 작은 원형 의자를 겨우 찾는다. 그 위에서 서로의 팔에 의지한 채 한국 배우와 인도배우는 아슬아슬하게 공존한다. 이들이 자리를 비우자마자 의자는 장작처럼 한쪽에 쌓이고 붉은 조명이 비춘다. 한국 배우는 높은 곳에서 떨어지고, 인도배우는 하얀색 치마를 입고 등장함으로 이 에피소드는 끝이 난다. 한국배우는 여성이 되기 전, 자신의 성정체성을 찾고 싶어서 괴로워 하고 고통받는 자아로 느껴졌다. 인도배우는 여성 남성을 떠나서 그냥 그 사람 자체로, 한국 배우와 포옹하는 장면은 신체적으로도 완벽하게 여성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세상은 이들을 위한 자리도 내주지 않는다. 아주 작은 자리 하나에서 위태롭게 남들과 같이 지내보려고 하지만 그것마저도 용서하지 않는다. 한국 배우가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것은 다른 이들에 의해 괴로워하던 자신의 성정체성을 내려놓고 하얀 치마를 입고 나타남으로 자신이 여성임을 당당하게 공표한다. 모든 에피소드가 끝나고 인물들은 자기 소개를 다시 시작하는데 이들의 소리가 겹치고 마치 세상을 향한 아우성 같이 느껴졌다. 고조되는 배경음악에 맞추어서 배우들은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시원하게 소리를 지른다. 그리고 하늘에서 방석이 떨어진다. 무대에는 오색 방석들이 흐트러져있다.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는 우리가 사는 세상을 보는 듯 했다. 연출가와 배우들은 무대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배우들은 나무 의자에 앉아 이 공연에 참여하면서 들었던 생각을 말한다. 처음엔 이게 끝이야?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뛰다는 우리에게 자신들이 만들어낸 결론을 말하고자 한 것이 아니라 질문을 공유하고 싶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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