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소설의 해체와 세기 소설사적 전환의 성격 강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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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17세기의 소설사를 거론하기에는 임병양란과 같은 격렬한 사회적 충격을 받는 일대 전환기이다. 이때는 전기소설의 변모와 급격한 쇠퇴, 새로운 장편의 소설 유형들의 형성과 주도적인 장르로의 부상을 지표로 꼽을 수 있겠다.
17세기의 전기와 후기의 소설사는 단순히 새로운 소설 양식과 기존의 소설 양식이 병존하며 상호 교섭하는 점전적인 상황으로 묘사하기 어려운 ‘전환’의 양상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전환은 무엇보다 사회경제적·정치적 상황이 크게 변모하고, 이에 따라 소설 장르의 창작, 유통, 소비의 조건이 근본적으로 달라진 데 그 원인이 있다.
2. 17세기 전기소설의 변모에 대한 쟁점
전기소설사에서 17세기 초반은 여러모로 주목되는 시기이다. <금오신화>이후 소설사에서 주목받는 수작들이 이 시기에 족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주요한 연구들은 이 시기에 나타난 중심적인 변모의 경향을 ‘현실성의 강화’와 그로 인한 ‘서사적 편폭의 확대’로 파악하고 있다. 그런데 ‘현실성의 강화와 이에 따른 서사적 편폭의 확대’라는 17세기 전기소설의 주된 경향이 전기소설이라는 양식과 접합될 수 있는 것이었는가 하는 물음을 앞두고 크게 다른 두 가지 대립적인 견해들이 나타난다. 그 하나는 17세기 전기소설들이 현실성을 강화함으로 인해 오히려 전기소설 양식 내에서는 내용과 형식의 파탄이 나타나는 한계를 맞게 되었다고 파악하는 관점과 다른 하나는 현실성이 전기소설이 원래 지닌 한 측면이므로 그것의 심화는 그 장르의 내적 가능성의 하나일 뿐이라고 파악하는 관점이다.
전기소설 양식의 한계에는 인식론적, 세계관적 한계로 ‘奇異(기이)’에 내포된 비합리적 인식론과 신비적 경험론, 이에 따른 세계와 자아의 대결의 불철저성과 소극적인 내면성에로의 퇴행을 들 수 있고, 그 형식적 한계로 詩(시)나 辭(사)를 빈번히 활용하는 서정적인 한문 문언체 단편서사 양식으로서 소수의 문인지식층의 고답적이고 폐쇄적인 문학 향유 양식에 머문 점 등을 상정해 볼 수 있다. 전기소설 양식의 핵심은 ‘생의 형식과 의미에 대한 가피론적 모색’이라고 하는 고유한 주제를 인물성격이나 미학, 플롯 구성을 통해 표현하는데 있다고 보는 것이다.
3. 전기 소설적 서사 방식과 그 역사성
전기소설의 ‘전기성’은 서사세계(대상) 자체의 성격보다 그것을 취급하는 장식이나 태도에서 파악되어야 한다. 이 점에서 그것은 전기소설의 거대한 원천을 이루는 ‘설화’, 특히 ‘전설’과 구분된다. 전기소설은 서사세계의 ‘전설적 경이’를 전달하는 데 초점이 있는 전설과는 달리, 그것을 통해 ‘현실세계의 질곡을 문제 삼고’ ‘그것의 극복에 대한 낭만적인 열정’을 드러내는 것, 더욱이 이를 남녀의 배타적인 애정이나 고독감 같은 내면심리를 통해서 드러내는 것에 그 양식적 초점이 있다.
전기소설의 양식은 다양한 역사적 변화를 통과하면서 ‘기이’의 성격이나 주제의식이 다양한 변모를 잘 수용해왔다. 그러한 전기소설이 오랜 기간 동안 대표적인 허구적 서사양식으로 애호되었던 까닭은 주 창작 층이었던 지식인이 대부분의 전기소설 작가들은 한문과 한시 창작 능력이라는, 지배계급에 의해 높이 평가되고 그들만이 전유할 수 있었던 문화적 자산을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지배계급 내부에서는 소외된 국외자였던 특수한 입장과 전기소설 양식의 특성 사이의 어떤 불가피한 친연성이 전기소설을 지속적으로 선호하고 창작한 큰 요인이 아니었나 추정해 볼 수 있다.
우선 전기소설적 현실 반영 방식을 보면 전기소설이란 작자가 서사대상으로서의 ‘기이한 사건’에 대해 객관적·의사보고자적 거리를 취하면서도 주관적·감정 이입적 공감을 투사하는 양면적 태도를 지니면서, 시나 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한문문언 단편형식으로 현실의 질곡을 내면심리화해 내는 서정적 서사 양식이다.
전기소설 특유의 서사대상인 ‘기이’는 화자가 자신이 전술하고자 하는 대상이 일상적이거나 경험적이지 않으리라는 것, 그래서 기이하게 여겨질 것이라는 것을 미리 전제하고 있기 때문에, 서사대상은 일상적 경험과 거리가 생긴다. ‘기이’는 항상 ‘일상’과의 대비를 통해서만 ‘기이’로 부각된다. 17세기 전기소설사의 전반적인 경향은 그 특유의 서사 방식을 해체해가는 양상이다. 이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최척전>을 꼽을 수 있다. <최척전>에서는 인물의 내면 심리가 상당히 축소되고, 전체적으로 인물의 행동이나 사건이 전경화된다. 이 작품에서 나타나는 변모와 양상이 바로 17세기 중후반 이후에 폭발적으로 출현하는 장편소설들에서 일반화되는 경향과 그 방향에 있어 일치하며, 이는 바로 이러한 경향을 나타나게 했던 새로운 시대적 요구가 17세기 초반의 전기소설 양식의 변모를 추동했고, 전기소설 양식의 역사적 유효성을 제한했던 힘이다.
4. 17세기 소설사적 전환의 성격
17세기 중후반 새롭게 부상하는 장편소설들을 전기소설들과 비교해 본다면 매우 다른 서사 방식을 지니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는데 이들 작품에서는 허구에 대한 인식이 더욱 강화되어 있다. 작자의 전지적 시점이 강화되고 허구에 대한 적극적 인식을 바탕으로 서사는 크게 확대되는데 시공간의 확대뿐만 아니라 등장인물이나 사건도 많아져 구성도 보다 복잡해졌다. 그리고 이러한 서사가 확대되는 경향뿐만 아니라 서사 과정을 통해 제기되었던 모든 서사적 갈등이 완전히 해결되어야만 서사가 종결되는 경향도 아울러 나타난다. 조선후기 장편소설들이 주는 흥미나 쾌감은 세계를 완전히 정복하거나 안전하고 낯익은 것으로 만드는 데서 온다. 여기서 조선후기 장편소설들의 서로 구별되면서도 상호교섭 하는 두 가지 방향의 욕구를 찾아볼 수 있는데 하나는 서사를 통해 현실의 모순을 상징적으로 해소하는 방향으로 독서주체는 상징적 질서 속에서 안정된 위치를 재발견함으로써 쾌감을 얻게 된다. 반면 상상적 충족을 추구하는 또 하나의 방향에서는 독서주체가 주인공과 완전히 뒤섞여 동일시되면서, 주체의 가능성이 극대화되는 나르시시즘적인 쾌락을 추구한다. 조선후기 장편소설사는 이러한 두 가지 주요한 서사적 욕구가 상호교섭하면서 전개 되었다. 대표적인 예로 <구운몽>을 예로들 수 있는데 <구운몽>은 17세기 후반 소설에 대한 투사된 욕구의 정체가 무엇인지를 형상화할 뿐 아니라 이에 대한 처방까지 제시하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장편소설의 서사적 현실은 완전히 허구이지만 이미 허구를 전제한 상태에서 창조된 어떤 보편성을 지닌 현실이며, 등장인물은 일상의 사람에 비해 능력이나 도덕성이 탁월하고 모범적인 인물이다. 전기 소설적 서사 방식은 시대적 요구를 충분히 수용하기 어려운 형식이었고 그리하여 전기소설 양식이 그 역사성을 상실해 가면서 장편소설 유형들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었건 것이 17세기 소설사적 전환의 본질적 국면이었다.
5. 17세기 장편소설의 형성과 부상 요인
장편소설들은 그 표기체계가 주로 낭독하기에 적합한 율문체로 되 한글을 채택하고 있다. 조선후기 장편소설에서 청각적 독서 방식에 유리한 율문의 장회 형식이 선호되었던 것은, 사대부 부녀자 층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독자층의 확산에 큰 이유가 있다고 본다. 한편 17세기의 변화되어 가던 이데올로기적 맥락도 전기소설의 해체와 장편소설의 부상에 중요한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특히 이 시기 지배적인 이데올로기로 부상한 것이 가부장적 가문 이데올로기이다. 가부장적 가문 이데올로기는 유난히 남녀의 성별 분화와 엄격한 윤리성을 강조하는 형태를 지니고 있다. 이러한 이데올로기는 계급도덕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미학적 감수성에까지 그 권력을 침투시켜 문학에 대한 내용적, 형식적 요구를 변모시킨다. 이데올로기와 무의식적 욕망 사이, 텍스트의 의식과 무의식 사이의 역동적 변증법이 17세기의 소설사적 전환을 이해하는 데 결정적인 중요성을 지닌다. 전기소설의 주인공은 가문의식을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애정에 있어서도 자발적이고 능동적이다. 하지만 가부장적 가문 이데올로기가 지배계급에서부터 강화되기 시작하면서 이러한 애정은 하나의 도덕적 타락으로 여겨져 금지되거나 억압되기 시작한다. 결국 가부장적 가문 이데올로기의 전사회적 파급은, 가부장적 윤리도덕의 승리를 구현하거나 자아의 남성적 가능성의 상상적 극대화를 추구하는 장편소설 양식의 부상을 가져오게 만들었던 것이다.
6. 맺음말
이상으로 17세기 소설사적 전환의 성격을 고찰하면서 전기소설의 향방과 장편소설들의 형성 과정을 분석해 보았다. 이를 통해 17세기 전기소설의 변모에 대한 쟁점들을 정리해 보고, 전기소설 교유의 서사 방식과 그 양식의 역사성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켜 보았다. 또한 전기소설과 대비해 장편소설들에서 일반화되는 서사 방식들을 분석하면서 조선후기 소설사의 전반적인 경향과 그 추동력,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했던 조선후기 문학적 생산양식과 이데올로기의 변모에 대해 몇 가지 논점을 제시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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