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문학과 역사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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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갈래들은 대체로 있을 수 있는 세계를 새롭게 꾸며내는 픽션(fiction)물이 대종을 이룬다. 그러나 실제 있었던 사건이나 대상을 소재로 하고, 있는 그대로를 서술하거나 묘사해내는 소위 넌픽션(non-fiction)류의 문학도 있다. 이번 장에서 논하고자 하는 전기문학과 역사소설도 바로 이 부류에 속한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구미제국의 아동문학의 세계와는 달리, 아직 전기문학이나 역사소설류의 아동문학이 독립된 갈래로 자리잡기에는 다소 미흡하게 발달되어왔기 때문에, 여기서는 편의상 넌픽션 물이란 점에서 함께 다루고자 한다. 그래서 먼저 전기문학을 다루고, 이어서 역사소설에 대해 기술하고자 한다. 그리고 나서 이 두 갈래를 대상으로 어린이들에게 감상 지도하는 방법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1. 전기문학
가. 전기문학의 특성과 효용성
전기문학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의 영웅전들로부터 동양의 한무제 때 역사가인 사마천이 쓴 『사기열전』에 이르기까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많이 쓰여진 갈래이다. 이 전기문학을 한마디로 말하면 무엇인가? 이는 실제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아 그의 생애 전부 또는, 그 일부를 다루되, 사실성을 바탕에 두고 서사적 형식을 빌어 기록한 글이다.
이 전기문학은 다음 네 가지 면에서 특성을 보이고 있다.
첫째는 주인공이 특정시기와 환경 속에서 생존했던 실제 인물이다. 과거의 전기문학 주인공은 대체로 출중한 영웅호걸이나 제왕과 같은 특별한 신분이면서 역사적으로 족적을 남긴 이들이 중심을 이루었다. 그러나 현대는 평민 신분이면서도 그 시대나 사회의 전형을 이루는 사람들이면 얼마든지 전기문학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둘째는 내용의 사실성과 교훈성이다. 전기문학은 허구세계가 아니라 꾸밈없고 사실을 내용으로 삼은 유일한 문학작품이다. 그리고 전기문학은 과거에는 대체로 그 시대에 큰 영향력을 끼친 군주나 장군의 위업을 기리거나 추모하는 뜻으로 그의 훌륭한 점을 중심으로 그 일대기를 내용으로 삼은 경우가 많았다. 때로는 그 일생 가운데 역사적으로 중요한 대목으로 후세의 귀감이 될 만한 일화에 한정해서 내용으로 삼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는 비록 신분상으로 평민인 주인공을 다룬 전기문학이더라도 어려운 여건을 뚫고 자신의 의지와 남다른 노력으로 남이 하지 못한 업적을 이뤘다거나, 흔하지 않은 특별한 경험을 겪으면서도 자신의 정체성을 구축해간 생애를 보임으로 누구에게든 감명과 교훈을 줄 만한 내용들로 되어있다는 특징을 보인다.
셋째, 실제 배경을 토대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대적으로나, 지리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실제 있었던 배경을 토대로 하고 있기 때문에 독자에게 주인공의 처한 여건과 그 입장을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주고 때로 어린이 독자 자신과 견주어봄으로써 일부 공유하는 부분에서 친근감도 갖게 할 수 있다.
넷째, 이 전기문학 작품의 주제를 들 수 있는데, 이 주제는 주로 주인공에 대한 필자의 생각과 견해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하겠다. 주인공에 대한 필자의 견해가 대체로 찬사와 존경과 경외감을 갖고 있는 점 때문에 대부분의 전기문학 주제들 또한 그에 준하는 것들이다. 또는 작가가 그 시대 또는 그 사회의 전형적인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은 전기문학의 경우에는 그 주인공 생애에 대한 작가의 해석을 통해 작가가 지닌바 사회관,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주제의식을 가늠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이런 특성을 지니고 구성된 전기문학은 과연 어린이들에게 어떤 효용성을 준다고 할 수 있을까?
우선 어린이들이 전기문학의 주인공들을 돌아보는 과정에서 자신이 장차 어떤 인물이 되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하여 부분적으로, 또는 전체적으로 모델이 될 만한 구체적인 대상을 찾아낼 수게 해준다. 전기문학 작품의 주인공은 이와 같이 어린이들이 자기 주변에서 모델이 될만한 사람들을 찾는 한정된 여건을 보완확충해주는 구실을 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다음 효용성으로 들 만한 것은, 어린이들이 전기문학 작품을 읽는 과정에서 그 주인공들이 하는 말과 행동을 살펴나가면서 그것을 통해 주인공의 성격 전모를 감지하는 과정에서 점차 인간 이해의 안목을 확충하는데 기여할 수 있게 한다는 점이다. 나아가 주인공들이 그들에게 닥친 고난과 특수한 상황들을 이겨나가는 과정을 읽음으로써, 자신이 장차 그와 비슷한 경험을 할 때 어떻게 대처해야할지를 미리 추체험으로 배워나가는 좋은 계기를 얻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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