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운몽 서평 레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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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6.27 / 2015.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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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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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를 지으려고 마음먹었을 때, 처음 생각난 것이 호접몽이라고 불리는 장주의 일화였다. 장주가 꿈에 나비가 되어 날아다녔는데 꿈을 깨고 나서 자신이 나비가 된 것인지, 나비가 자신이 된 것인지 알지 못했다는 이야기이다. 성진이 양소유가 되고 양소유가 다시 성진이 되었다는 점이 장주의 일화와 유사하고, 구운몽의 의미와 상응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구운몽에서도 성진이 각몽하고 난 이후,
“장주가 꿈에 나비가 되었다가 나비가 장주되니 어니 거짓 것이요 어니 진짓 것인 줄 분변치 못하나니 어제 성진과 소유가 어니는 진짓 꿈이요 업는 꿈이 아니뇨”
라고 장자의 호접몽을 인용하며 성진을 다시 한 번 꾸짖는다. ‘성진과 양소유’를 그대로 쓰기보다는 ‘나비와 남자’라고 하는 것이 더 시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호접몽의 일화를 바탕으로 두고 ‘나비’와 ‘남자’라는 시어를 사용했다.
먼저, 여기서 ‘남자’는 성진이다. 성진은 속세의 것을 마음에 품게 되는데 이를 ‘나비를 좇는다.’고 표현했다. 남자가 나비가 되었다는 말은 성진이 속세의 인간 그 자체인 양소유가 되었다는 말이다. 구운몽에서 양소유는 태어난 후 얼마쯤 성진의 의식으로 살아가다 곧 자신이 성진임을 잊어버린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성진은 사라진다. 정희중,「시니피앙의 미래: 구운몽에 관한 정신분석학적 테제」, 한국비교문학회, pp. 131-145
장자의 호접몽에서도 역시, 장자는 자신의 세계와 나비의 세계사이의 구별을 짓지 않으며 꿈의 세계와 현실 세계의 서열이 소멸되면서 두 세계는 양립하게 된다. 신정환, 「보르헤스와 장자의 형이상학적 환상문학 연구-『원형의 폐허』와 『호접몽』을 중심으로」, 한국스페인어문학회, 2000, PP. 655-667
이렇게 성진과 양소유라는 인물이 무 자르듯 단절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나타내고 싶었다. 그래서 ‘(나비를) 한참을 쫓다보니 어느새 남자는 나비가 되었다.’라고 표현했는데, 이 구절에서 우리는 남자가 스스로 나비가 된 것을 어렴풋이 깨닫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곧 그것을 잊어버리고 나비로서의 인생을 계속해서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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