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어화의 목소리 - 기녀시조(기녀의 신분과 관련한 시조의 특징, 대표작품 및 작가, 기녀시조의 주제의식, 한국시조사에 있어서 기녀시조의 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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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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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어화’의 목소리 - 기녀시조
- 목 차-
♣들어가면서...
♣보다자세히
Ⅰ.기녀의 신분과 관련한 시조의 특징
Ⅱ.대표작품 및 작가
Ⅲ.기녀시조의 주제의식
Ⅳ.한국시조사에 있어서 기녀시조의 의의
♣나오면서...
♣들어가면서...
기녀들은 신분상 미천한 부류에 속하였기에 오히려 일반여성에 비해 생활이 자유로울 수 있었던 특수한 계층이다. 기녀작가들도 이러한 신분상의 특성을 지니고 사대부 남성들과 교류하면서 자신들의 예민한 감수성을 한시나 시조 등의 문학을 통해 적절하게 표출할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기녀들의 시조는 우리 문학사에 커다란 성과로 남아 있다. 근대 이전 여성들의 문학 활동은 극히 저조했고, 현재 전해지는 자료들을 보더라도 여성 작가의 이름이 밝혀진 경우는 남성 작가들에 비해 매우 적은 편이다. 그처럼 연구자들의 접근을 어렵게 하는 열악한 상황 속에서, 기녀들의 시조가 有名氏 시조라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특히 황진이 등을 비롯한 기녀들의 시조가 사대부의 문학을 능가하는 뛰어난 문학적 기량을 보여준 점은 연구자들의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그 동안 기녀시조는 사대부 시조, 사설시조와 더불어 한국 시조사의 큰 축을 형성하면서, 연구가 비교적 활발하게 진행되었고 세부적인 작가론도 전개되었다. 기녀시조는 감정 표현이 세련되지 못한 사설시조에 비해 그 표현기법이 사대부 시조처럼 안정적이다. 또한 이념성이 짙은 사대부 시조와 달리 기녀시조는 인간 본연의 감정을 곡진하게 나타내고 있다. 이렇듯 사대부 시조와도, 사설시조와도 같지 않은 기녀시조의 특수성에서 기녀시조의 시조사적 의미를 살펴볼 수 있겠다.
본고는 이제부터 기녀시조의 전반과 한국 시조사에 있어서 기녀시조의 의의를 밝히는데 초점을 맞추어 기녀시조의 제측면을 살펴보겠다.
♣보다 자세히...
■기녀의 신분과 관련한 시조의 특징
기녀들은 누가 뭐래도 우선은 미인이어야 하는 것이 첫째 조건일 것이다. 거기에 가무를 곁들이면 더 바랄 것이 없겠지만 시가를 지을 수 있다면 이는 금상첨화(錦上添花)였을 것이다. 기녀가 되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그녀들 나름대로 남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하여 많은 노력도 했을 것이다. 기녀로서의 예절을 익힌다든가 가무를 배운다든가 시가를 짓는 일에 소홀히 하지 않았을 것이다. 상대하는 남정네들 심리를 파악하여 그들의 기분을 상하지 않고 분위기를 파악하여 곤경에 처했을 때 이를 해결하는 재치와 기지는 절대적으로 갖추어야 할 덕목이었을 것이다.
조선시대 아녀자들이 글을 짓는다는 것은 극히 드문 일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양반 사대부 가문의 아녀자들도 이렇거늘 신분에 있어 상당한 차이가 나는 기녀들이 글을 짓는다는 것이 어쩌면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일찍부터 기녀가 되어 기생 수업의 과정을 겼으면서 한시문(漢詩文)을 배운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기녀로 생활하면서 상대하는 사대부들의 어깨 너머로 배운 것이 아닌가 한다. 그리고 시조를 지을 수 있는 기생들은 양반 사대부들과 어울려 한시를 짓거나 시조를 지을 수 있는 시기(時妓)나 가기(歌妓)들로 현재 시조와 한시를 남기고 있는 기녀들이 전부 양반들의 서녀라는 기록은 없어도 시를 짓거나 시조를 지을 수 있는 기녀들이라면 평소에 양반들을 상대할 수 있는 그들 나름대로의 소양(素養)을 갖춘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니 아마도 이들을 양반 사대부 집안의 서녀 출신의 기녀로 볼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기도 한다.
기녀들은 비록 신분이 기생이지만 양반 사대부가(士大夫家)의 부녀자들처럼 비단옷에 노리개까지 차고 다닐 수 있고, 양반 사대부들과 자유 연애를 할 수 있으며, 양반 사대부들의 소실(小室)로 들어앉아 친정(親庭)을 살릴 수가 있기 때문에 천민이란 신분적 억압에서 벗어날 수가 있었고 마음의 위안을 삼았을 것이다.
기녀들도 일반 아녀자들과 마찬가지로 여자이기에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애정에 관한 것이 아닌가 한다. 비록 노류장화(路柳墻花)의 신세라고는 하지만 사랑하던 사람과 또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은 그만큼 어려웠을 것이고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또 기녀들은 예나 지금이나 젊음이 커다란 재산이었을 것이니 노기(老妓)나 퇴기(退妓)가 되어서 남정네들의 사랑을 받기란 어려운 것이라 아무래도 젊었던 시절의 추억을 가슴속에 간직하고 수시로 이들 기억을 회상하는 일들이 많았을 것이다. 고소설 ‘배비장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배비장은 기생 애랑에게 빠져 생이빨이라도 빼어주는 것처럼 기녀들은 남정네들에게서 얻은 이빨을 종이에 싸서 경대 서랍에 보관하였다가 늙어서 그것들을 보면서 젊었을 때의 추억을 되살리는 것을 낙으로 삼았다는 말도 있다. 이들 기생들이 살면서 느낀 정한(情恨)을 글론 남긴 형식 중 하나가 바로 시조인 것이다.
기녀들이 시조를 짓는 경우의 대부분은 어떤 상대자가 있어서 그의 명령이나 그가 지은 노래의 화답으로 지은 것이다. 이들 시기(時妓)나 가기(歌妓)의 상대자는 신분이 위로는 국왕에서 양반 사대부나 이름없는 사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편이고, 이런 경우에 대부분이 자의(自意)에 의해 짓기보다는 타의(他意)에 의해 짓는 경우이며, 이런 경우에 돋보이는 것이 상대자의 요구에 의해 즉석에서 별로 어려움이 없이 응구첩대(應口輒對)하는 식의 재치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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