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러피언 드림의 부상, 몰락 - 제러미 리프킨 -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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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러피언 드림의 부상? 몰락?
- 제러미 리프킨, [유러피언 드림] 을 읽고 -
신자유주의의 물결 속에 세계가 점점 좁아지고, 고조된 개인주의로 공동체는 피폐화 되며, 편중된 지식자본에 의해 발생한 사회 양극화 현상, 그리고 인종과 종교 간의 갈등이 끊이질 않는 사회가 바로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이다. 이와 같이 도덕과 행복, 그리고 자유와 같은 기존의 가치가 급속하게 변질되는 현대 사회에서 인류가 기댈 곳은 과연 어디일까. 사회적 병폐현상을 해결해줄 이데올로기와 포퓰리즘이 미래에 등장할 수 있을까. 이러한 의문점을 안고 있는 필자였기 때문에, 미래학자라고 불리기도 하는 ‘제러미 리프킨‘의 저서 유러피언드림은 굉장히 흥미롭게 다가왔다.
‘아메리칸 드림의 몰락’에 대한 대안으로 제러미 리프킨은 ‘유러피언 드림’을 제시한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미국의 독선과 일방적인 패권주의에 반미주의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제러미 리프킨이 제시한 방대한 통계자료는 아메리칸 드림의 종말을 보여주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유보다 공동체의 관계를 중시하고, 동화보다 문화적 다양성을 추구하며, 부의 축적보다 삶의 질을 주장하는 유럽사회야 말로 새로운 비전이라 하는 제러미 리프킨의 주장에 오늘날의 유럽 현실을 보았을 때 쉽게 동의가 가진 않았다. 지속가능한 공동 번영을 추구하는 유럽이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가 위기의 해법을 찾지 못하고, 스페인은 부도 위기에 빠져있으며 이탈리아와 프랑스도 위태롭게 흔들리면서 전 세계를 경제위기의 도가니 속에 빠뜨릴 것처럼 위협하고 있다. 톨레랑스의 나라로 불리던 프랑스는 치솟는 실업률, 몰려드는 불법 이민자, 심화되는 양극화 등에 시달리며 톨레랑스의 가치를 내던지고 있는 현실이며, 나아가 식민지였던 아프리카 이민자를 비롯해 세계 각국의 어느 누구라도 받아준 넉넉한 품을 가졌던 프랑스가 이제 부르카 착용을 금지하며 이민자들을 차별하는 나라가 됐다. 평등과 연대 같은 진보의 가치를 그토록 강조하는데도 북유럽부터 인종혐오와 극단주의 정당이 출몰하고, 잘사는 북유럽과 못사는 남유럽의 갈등이 심해지며, 불타는 시위가 끊이지 않는 요즘이다.
사실 역사와 문화적 배경이 판이한 국가들이 정치·경제 통합을 이루기란 쉽지 않다. 유럽의 경우 공용어만 해도 23개다. 중세 이래 남유럽과 북유럽은 이질감을 드러내며 서로를 폄하해왔고 골 깊던 갈등은 위기 속에서 더욱 커지고 있다. 부국과 빈국의 괴리는 갈수록 커지고 적대감 역시 팽배해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물리적으론 합쳐졌지만 화학적 결합까진 역부족인 모양이다. 때문에 ‘유럽의 꿈’은 빨리 깨어나야 할 백일몽과같은 이야기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나아가 국지적인 측면에서도 유럽 국가들을 살펴보면 성장과 상관없이 복지만 요구하는 경우도 허다하며, 높은 실업률에 심화되는 양극화로 사회 전체에 참을 수 없는 분노가 확산되고 있는 현실, 청년 실업은 늘어나는데 노인들은 상대적으로 부유해 세대 간 갈등이 증폭되는 상황 모두가 ‘유러피언 드림’을 새로운 시대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하기엔 부족하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 같다. 그래서 ‘유러피언 드림’을 읽는 도중에 저출산, 양극화, 비정규직화, 환경파괴, 사교육팽창, 도심난개발 등의 우리사회 주요 의제에 대해 유럽 각국은 어떤 해법을 제시해가고 있는지 , 정말 유럽은 미국이 갖지 못한 그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와 관련한 의문들이 끊임없이 제기되었다.
또한 ‘유러피언 드림’이 과연 전 인류에게 보편적으로 적용 될 수 있는지에 대하여 생각해보게 된다. 리프킨도 인정하는 바이이지만, 유러피언 드림에서 제시하고 있는 보편적인 인권이 포함하고 있는 기본권의 범위가 굉장히 넓기 때문에 이것이 유럽대륙을 넘어 다른 지역, 국가들로 확산되기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러피언 드림은 보편적 인권을 주창하며 전 세계 인류에게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더 이상 지역적 측면에서 해결 될 수 없으며 전 지구적 차원에서 모색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세계화 시대에 살고 있다는 인식을 반영한 점은 이해한다. 하지만 유러피언 드림은 아메리칸 드림이 미국의 정치, 종교적 이념을 반영했듯이, 마찬가지로 그 작용범위가 발상지역인 유럽대륙에 국한되어 있다. 따라서 국경을 넘어 다른 지역으로의 확대과정에 있어서 전파지역의 환경과 역사에 따라 유럽적 이념은 상대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며 이는 보편성을 얻는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유러피언 드림’이 전쟁과 착취, 억압과 학살로 얼룩져왔던 유럽의 중세 및 근대 역사에서 기인하였고 자신들이 겪어야 했던 전쟁과 갈등의 역사를 통해 인류의 삶과 미래에 대한 생각을 키워왔기 때문에, 그 특수성에서 추출한 성과로서의 ‘보편적 인권’ 이란 이상을 전 인류에게 제시할 수 있을 법 하다. 그래서 ‘유러피언 드림’을 꿈꾸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유러피언 드림은 유럽사회가 지향해온 보편적 가치관과 미래에 대한 비전을 담고 있는 개념으로써 아직 생성 중에 있다. 아메리칸 드림의 경우 현재 ‘쇠퇴’를 운운할 만큼 그 역사가 상대적으로 오래되었지만 유러피언 드림이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한 시기는 2차대전 이후이다. 따라서 오늘날에 유럽이 겪고 있는 문제들은 하나의 과정으로써 한편으로 ‘유러피언 드림’이 미래에 가져올 영향력에 대해 기대가 되는 것이 사실이다. 세계화에 의해 전 인류가 절차 하나의 공동운명체로 엮어 들어가고 있다. 유럽에서 태동되고 있는 이 꿈이 보다 적합한 정치체계와 사회적 가치관을 형성해나간다면 전 인류에게 보편적인 하나의 대안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바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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