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 도가니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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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3.29 / 2015.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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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니 를 읽고
실제로 광주의 인화학교에서 벌어진 장애인 학생들에 대한 성추행,성폭력 사건을 소재로 하여 쓰여진 소설이라는 것을 알고 더 관심 있게 읽어 보았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서 장애아들의 짓밟힌 울분을 풀어내주고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거짓과 위선에 대해 말하고 있는것 같았다. 나는 소설을 읽는 내내 우리 사회의 블합리성에 대해 분노를 느꼈다.
줄거리를 요약해 보면, 사업을 하다 실패한 강인호는 아내의 소개로 광주에 있는 사립학교 교사 자리를 얻게 된다. 청각장애 및 지체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가르치는 자애 학원은 안개로 둘러싸인 무진시에 있다. 안개가 내리면 그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다 한들 외부에서는 전혀 알 길이 없을 터였다. 그런데 그가 부임한 후 한 달에 한 번꼴로 사고가 발생한다. 한 명은 절벽으로 떨어졌고 또 한 명은 열차사고로 죽은 청각장애아들. 첫날부터 들려오는 여자화장실 안에서의 괴성. 몸에 멍을 달고 수업에 참가하는 아이들을 보며 강인호는 자애학원에 의문을 품게 된다. 결국 드러나는 자애학원의 교장과 행정실장과 생활지도교사의 성추행과 성폭행. 기숙사 내 구타까지. 말 한마디 할 수 없는 아이들은 외부와 단절된 학교 안에서 무참하게 유린당했지만, 제대로 듣고 말 할 수 있는 사람들은 눈과 귀를 모두 닫아버린다. 장애인 성폭력상담소장과 수화통역사, 인권운동센터 간사가 성추행을 당했던 학생들과 함께 사건 정황을 비디오카메라로 녹화하고, 거의 매일 이들의 성폭행을 진술한 이 자료를 근거로 해서 언론사와 서울의 방송국, 국가인권위 등 각종 관련 기관에 도움 요청을 한다. 다행히도 방송국과 국가인권위에서 자애학원의 성추행과 폭력문제, 열악한 식생활문제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마침내 경찰이 이 학교 교장과 행정실장, 생활지도교사를 연행한다. 하지만 돈과 권력으로 뭉친 인권은, 피해 학생 부모들의 합의로 포장되기에 이르고, 자애학원의 장애 아이들과 검사, 인권운동센터, 그리고 강인호를 중심으로 양심선언을 한 선생님들의 끈질긴 저항과 싸움은 어렵게 진행이 된다. 하지만 결국 강인호는 해고당한다, 즉 기간제교사 계약해지 통고를 받게 되며, 전관예우 운운하던 보수 판사는 학교 교장과 행정실장, 생활지도교사에게 지역사회에 기여한 바가 크며 전과가 없고, 피해자의 보호자들이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참작을 들어, 이강석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이강복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박보현 징역 6개월이라는 충격적인 최종판결을 내리게 된다. 십여년간 수십명을 성폭행했는데 집행유예라니~~! 정말 어이가 없었다. 너무너무 분노가 치밀어올랐다. 그 학교에 자녀들을 그냥 둘 수 없었던 부모들은 임시로 천막학교를 열어 칠판을 걸고 수업을 시작하고, 지역 교회와 집을 빌려 숙식을 해결한다. 그러나 강인호가 많은 고민에 빠져있을 무렵 서울에서 아내가 내려온다. 결국 천막학교의 강제 철거 소식과 무진 민주화운동 28주년 기념식 참가 준비에도 불구하고, 강인호는 연락도 인사도 없이 아내를 따라 서울로 올라오고 만다. 천막은 찢어지고 칠판은 박살났으며, 철거용역반의 몽둥이질 아래 아이들은 연행된다. 그리고 6개월 뒤, 선배 서유진이 연락도 되지 않는 강인호에게 메일을 쓰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이난다.
선한 얼굴을 하고서 온갖 죄악을 일삼는 위선자들로 가득한 이 추악한 현실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닌듯싶다. 소설에는 두 편의 사람들이 등장하는데. 한 편은 아이들의 편에 서서 진실을 밝히고 아이들을 짓밟았던 사람들을 처벌하려는 사람들이고, 또 한 편은 아이들을 짓밟았던 사람들 편에 서서 진실은 외면한 채 현 상태가 유지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다. 사람들은 그들의 죄를 알았지만, 힘없는 자들의 편에 서서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을 잃고 싶어 하지 않았다. 또, 오랫동안 자신들이 살아왔던 무진시가 불명예를 안는 것도 원하지 않았다. 상처받은 아이들의 치유를 위해 그 모든 것들을 바꿀 수는 없었던 것이다.
상처입고 절망하는 그 무수한 사람들의 마음은 무엇으로 위로가 되고 치료가 되는 것일까?
이 소설은 그런 안개와 같은 사회에 서 있는 사람들, 즉 우리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소설을 읽는 동안 참 많이 분노하고 이해하고 동참하며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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