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금오신화 김시습을 통한 당대의 모습을 읽는 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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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신화(金鰲新話)- 김시습을 통한 당대의 모습을 읽는 묘미(妙味)
독자가 작품을 접할 때 그 작품 속 배경을 통해 다양한 세계를 접하게 된다. 그것이 현대 작품이든, 고전 작품이든 관계는 없으나 독자의 상상력이 조금 더 요구되는 쪽은 역시나 고전 작품을 읽을 때이다. 가만히 앉아서 조금은 낯선 문장을 접하고 있노라면, 무언가 잡힐 듯 하면서도 잡히지 않는 의미가 공중에 이리저리 부유(浮游)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 의미를 잡기 위해서는 최대한의 상상력을 동원하여 직접 그 상황 속으로 한 발 가까이 가야하고, 그렇지 못하면 작품과 소통 할 수 없다는 점에서 고전 문학 작품을 읽는 일은 단순히 읽는 게 아니라, 상상하고 생각해야하는 다양한 정신적인 활동이 필요한 일이다. 그렇게 작품을 접하다 보면 당대 모습을 떠올릴 수 있으며, 현대와의 공통점과 차이점 등을 찾아내면서 그야말로 시대를 넘나드는 글읽기가 가능한 것이다. 현전하는 고전작품들 중에는 그 속에 내재된 다양한 사고방식과 더불어 작가의 철학으로 이미 그 가치를 발하고 있는 것들이 많다. 금오신화 역시 그러한 경우이고 이미 국문학 작품의 효시라는 그 고착화된 이미지로서 심층적이고도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져 왔던 것이 사실이다. 어설픈 생각과 지식으로 인해 금오신화에 대해 섣불리 쓰기 어려운 점도 있지만, 조금은 단순한 시각에서 금오신화(다섯 편 중 <만복사저포기>와 <용궁 부연록>을 제외한 나머지 세 편)에 내재된 다양한 모습들을 살펴보려고 한다.
<이생규장전>은 남녀간의 애정이 기본을 이루고 있는 이야기이다. 젊은 이생과 최랑이 서로에게 호감을 가져, 사랑을 시작한다. 비록 집안의 반대를 겪게 되지만 그런 현실에 대해 이생의 집안을 잘 설득시켜 혼인에 성공한다. 어려운 결혼을 겪고, 전쟁이라는 또 다른 갈등 상황에 당면한다. 왜적에게서 혼자 도망쳐 나온 이생에게 부인 최랑은 죽어 귀신의 몸으로 다가간다. 처음에 이생은 그저 아내가 돌아왔다는 사실에 기뻐서 다시 옛정을 나누지만 시간이 지난 후 그녀가 죽은 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생은 이미 부인과의 사랑이 깊은 터라, 그녀가 떠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러나 이생은 현실 속에 살고 있고, 최랑은 이미 죽은 자의 혼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사랑은 애초부터 불가했다. 그들은 그렇게 이별을 택하고 이생은 죽은 부인의 장례를 치른 후에 종적을 감추고 살아가게 된다.
소설을 대강 살피면 고난과 시련으로 점철된 비극적인 사랑이야기라고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소설이 가진 묘미는 그런 줄거리뿐만이 아니라, 인물들이 가진 성격을 파악하는 것이다. 주인공의 성격 특히 이생과 최랑의 성격은 현저히 다르고 그러한 성격 때문에 갈등이 발생하고 비극적인 분위기가 형성된다. 흔히 우리가 하나의 인습으로써 생각하는 남녀의 특성에 따른 성격차가 이 작품에서는 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한 성격차는 이를테면, 남자는 적극적이고, 상황 파악에 있어 현명하고, 의지가 강하고 믿음직스러운 이미지인 반면에 여자는 소극적이고 어떠한 상황에 있어 적극적으로 밀고 나가는 의지보다는 수긍하고 받아들이는 수동적인 존재로 인식한다는 점이다. 물론 이러한 것들이 잘못된 사회 통념이라는 사실이 현대에는 이미 잘 드러나 있으나, 과거 조선시대에는 그렇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렇기에 소설 속에 각 상황마다 드러나는 주인공의 성격이 조금은 생소하게 눈에 들어온다.
소설의 처음 부분에는 이생과 최랑이 몰래 사랑하고 후에 이 사실을 안 이생의 아버지로 인해 그들의 사랑에 시련이 닥치는 이야기가 등장한다. 이 장면에서 이생은 아버지의 명령에 절대적으로 복종하는 성격으로, 집안의 반대가 일자 마음은 아프지만 최랑과의 사랑을 과감히 포기한다. 반면에 최랑은 이생과의 사랑을 잊지 못해 부모님께 자신의 솔직한 심정을 토로하고 그 사랑을 이루려 한다. 결국 딸의 이런 굳은 의지를 꺾을 수 없음을 확인한 최랑의 부모는 이생의 부모를 설득시키고 그런 무수한 노력 끝에 혼인 허락을 받을 수 있었다. 작품 전반부에 나오는 이생이 최랑과 사랑을 나누면서도 장차 일에 대해 걱정을 할 때, 굳은 의지와 어조로 이생에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던 최랑의 적극적 모습은 신선하다. 이생의 소극적 성격이 글 속에서의 갈등을 유발시킨다면, 최랑의 적극적 성격은 그 갈등을 해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역할은 이어지는 줄거리에서도 계속 발견할 수 있다. 전쟁 통에 자신만 살고자 도망간 무력한 가장의 모습이 바로 이생이었다. 이생의 소극적이고도 무책임한 면은 계속해서 갈등을 일으킨다. 이러한 갈등은 무마시키기 위해 최랑은 죽은 몸이지만 혼으로써 다시 이생의 앞에 나타난다. 만약 최랑의 이런 적극적인 행동이 없었다면 이생은 자신의 무능력함에 자책감을 느끼며 살아나가는 즉 최고의 비극 상태의 인물로 변했겠지만 최랑의 등장에 의해 이생은 자신의 행동을 진심으로 뉘우칠 실마리를 건질 수 있었다. 이생이 끊임없이 벌여놓은 갈등은 이렇듯 다른 인물의 적극적인 행동으로 인해 극복될 수 있었다. 이러한 여성 주인공의 적극적 성격은 비단 금오신화의 이생규장전만이 아니라 다른 조선 후기에 등장한 여러 소설 등에서도 충분히 발견할 수 있는 내용이다. (김태자전에서의 여주인공 백운영은 거의 남자와 같은 역할을 충분히 소화해내어 정치적인 결정이나 개인적인 지식 소양의 면에서도 상당한 활약을 보인다.) 이는 당대 현실에서의 여성의 존재와 그 성격에 대해 작가들이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생각된다. 조선 사회에서의 여성의 대우는 정치면과 같은 분야에서는 거의 없었다. 당대 어지러운 정치 세태 속에서 오는 허무함과 희망 없음에 또 다른 쪽으로 관심을 돌렸을 수도 있을 일이다. 이생은 유생(儒生)으로 지식은 많았는지는 몰라도 현실에서의 대처 능력이나 그 의지는 박약(薄弱)하여 의존적이고 무책임한 인물로까지 느껴진다. 작품에 등장하는 여주인공은 글도 뛰어나 이생과 시를 주고 받고 하면서 사랑을 시작하는, 글도 상당히 뛰어난 여인임을 알 수 있다. 비록 명문가문의 귀한 딸로 태어나 곱게 자랐겠지만 의지는 강하기 때문에 이생과 같은 소극적인 사람을 잘 이끌어 주었다. 소설 속에서 당대 여성들에게 강요되었던 침묵의 원칙과 복종의 원칙을 풀고, 강하면서도 지혜로운 모습을 부각시켜 놓은 것처럼 보인다. 다른 한편으로는 적극적인 여성의 모습을 통해 상대적으로 이생의 성격을 비판하게 하는 하나의 기제로 작용하는 것일 수도 있다. 소설 속에서의 여성의 역할을 살펴보고 당대의 상황을 유추해 보는 일, 바로 작품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음과 동시에 그 특유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일이 아닌가 한다.
<취유부벽정기>에서도 역시 뛰어난 여성의 모습이 등장한다. 전체적인 줄거리로 <취유부벽정기>에서는 평양 어느 부호가의 아들 홍생이라 자는 자가 친구들과 잔치에 참석해 술을 마시게 된다. 그런 후에 어느 정도 기분 좋은 취기가 오자, 부벽정으로 향한 배를 타는데 홍생은 고국의 흥망을 시로 읊어 그 슬픔과 격세지감의 감정을 실감나게 표현한다. 밤이 깊어 돌아오려 했던 홍생에게 두 시비를 거느린 한 여인이 다가온다. 매우 아름답고 기품이 있는 듯한 그녀는 자신을 월궁에서 온 선녀라고 소개한다. 그녀는 은왕의 후예로 기자의 후예이기도 한 몸이었다. 그녀는 조상이 대대로 살아오던 땅을 잊지 못해 인간의 세상으로 내려오게 되었고 사라져버린 고국의 흔적 속에서 우연히 홍생의 옛 망한 나라의 슬픔을 읊은 시를 듣고 마음이 움직인 것이다. 밤새 내내 시를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즐거운 대화를 나누다가 때가 되자 여인은 다시 하늘로 올라가게 된다. 그날 밤에 있었던 사실을 홍생은 마음 깊이 묻어두고 여인을 잊지 못해 병까지 얻는다. 그러던 중 꿈 속에서 여인의 명령으로 견우성 막하의 종사 벼슬을 그에게 내렸다는 소식을 어느 소복한 여인으로부터 듣는다. 얼마 지나지 않아 홍생은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줄거리 전개상으로만 보면 또한 간단한 내용이다. 하지만 여기서도 여인은 비록 여성이지만 상당한 권력을 지니고 함부로 다룰 수 없는 기품을 가진 선인으로 등장한다. 여성을 단지 수동적이고 유순하기만한 모습으로 그리지 않고서 이같이 지적으로나, 그 태도상으로나 매력적인 모습으로 표현한 것은 당대 여성들의 의식이 어느 정도 성장해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실의 표현이라고 단지 상상해 볼 수도 있으나, 어쩌면 김시습이 바라는 여성상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앞서 얼핏 언급했듯이 남성이 권력을 잡고 있던 정치면에서의 혼탁한 갈등과 무능력함을 그의 작품 속에서 남성과 여성의 대비로 드러내고 있다. 이 작품 속에서도 홍생은 여인을 만났기에 자신이 평소에 경험해 보지 못한 선계(仙界)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마지막에 가서는 선계의 사람으로 될 수도 있었다. 여인 특히, 홍생보다 더 높은 위치에 있는 여인이었기에 그녀로 인해 그는 조금 더 나은 삶을 살아나갈 수 있는 일종의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또한 이 작품에서 살필 수 있는 생각으로, 고국(古國)에 대한 그리움을 들 수 있다. 실제로 홍생과 여인이 만나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는 홍생이 고국에 대한 슬픔을 기리는 시를 지었기 때문이다. 여인이 시의 내용에 공감했기 때문에 교감(交感)이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이다. 이때 고국(古國)이라는 것은 홍생에게는 평양이 옛 고구려의 수도였다는 점에서 고구려를 의미하는 것이고 여인에게는 선조의 삶이 묻어 있는 고조선를 뜻하는 것이다. 차이가 존재하지만, 두 나라 모두 한 때 굉장히 번성했던 나라였음은 부인할 수 없다. 고조선은 평화롭고 백성들이 살기 좋은 나라였고, 고구려 역시 막강한 힘을 지닌 중국과 대적할 만한 세력의 나라였던 것이다. 많은 시간이 흘러 옛 번성한 두 나라의 흔적이 이제는 사라진 조선의 평양 땅 아래에서 사무쳐오는 그 아쉬움과 구슬픔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이와 같이 주인공들의 옛 나라를 그리워하는 마음은 작가의 당시 마음의 반영이 아닌가 싶다. 평양 땅에 들러 이곳저곳을 둘러보니 옛 나라의 흔적이 조금씩 남아있고, 그로 인해 마음이 움직여,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끼며 세월의 무상함을, 온갖 번영하는 것에 대한 덧없음을 노래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리고 그러한 감정이 시간을 타고 거꾸로 올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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